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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배터리 포트폴리오 점검]동박 확대하는 SKC, 실리콘 음극재 그룹내 시너지 가능할까③SK넥실리스 인수로 2차전지 소재 진출…차세대 음극재 2024년 상용화

김동현 기자공개 2022-09-13 07:37:37

[편집자주]

한국은 중국과 함께 2차전지 산업을 양분하는 국가다. 막대한 광물을 보유한 중국이 자국 점유율을 앞세우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의 경쟁력 역시 만만치 않다. 원자재 확보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기술개발에 몰두하는 이유다.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2차전지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SK그룹 역시 기술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 하고 있다. 더벨이 SK의 배터리 포트폴리오를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5일 1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학·필름 소재 사업을 주력으로 하던 SKC는 지난해 2차전지·반도체·친환경 등 3대 소재 사업을 신성장 사업으로 선정하고 새로운 '파이낸셜 스토리'를 만들어가겠다고 발표했다. 최태원 SK 회장이 '딥체인지'의 모범 사례로 꼽을 정도로 성공적인 사업 전환을 이어가던 회사가 재도약을 위한 두번째 딥체인지를 이루겠다는 포부였다.

SKC는 올해 연 1조원의 매출을 올리던 필름사업 매각을 결정하며 그 자리를 2차전지 소재 사업으로 채우겠다고 밝혔다. 1970년대부터 이어온 필름사업은 약 3조원 규모의 SKC 한해 매출의 30%를 차지할 만큼 회사의 한축을 담당하던 사업이다. 그러나 SKC는 성장 산업인 2차전지 소재에 회사의 미래를 걸고 정체성을 바꾸는 작업에 돌입했다.

◇단숨에 동박 1위 사업자로…실리콘 음극재까지 준비

SKC가 2차전지 소재 사업에 뛰어든 시기는 SK넥실리스를 인수한 2020년으로 오래되지 않았다. SK넥실리스는 2차전지 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업체로 지난해 시장점유율 22%로 글로벌 1위 업체로 평가받는다. 동박은 2차전지의 음극집전체로 전기화학반응에 필요한 전자를 모으고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SKC는 2차전지 시장 성장세에 맞춰 그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올해 예정했던 시설투자 금액 1조6000억원 가운데 동박에 투입하는 금액만 1조원이다.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SK넥실리스 인수를 계기로 단숨에 글로벌 1위 동박 업체로 떠오른 만큼 아낌없는 투자로 시장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다.

인수 당시 연 3만4000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2025년까지 25만톤까지 확대해 시장점유율을 3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증설계획 지역은 동남아시아·유럽·미국 등 3곳이다.

우선 지난해 7월 착공한 말레이시아 공장이 내년 3분기 양산을 목표로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두번째 글로벌 거점 지역인 폴란드 공장의 경우 올해 7월 착공식을 열고 2024년 4분기 양산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두 생산공장의 연 CAPA는 각 5만톤 규모다. 또다른 거점 지역으로 준비 중인 곳은 미국으로, SKC는 올해 안에 후보지를 선정해 연내 착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C는 시장 1위 사업자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동박 투자를 진행하는 동시에 차세대 2차전지 소재 양산도 준비 중이다.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확보한 영국 기업 '넥시온'과 합작사를 설립해 차세대 음극재를 상용화할 방침이다.



◇SK㈜와 '닮은꼴' 전략…차세대 소재서 경쟁

차세대 음극재인 실리콘 음극재는 현재 2차전지 소재로 활용되는 흑연 음극재보다 에너지 효율이 10배 높지만 부피팽창 이슈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다만 전체 음극재 시장에서 실리콘 음극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3%에서 2025년 11%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올 만큼 유망한 미래 소재로 여겨진다.

SKC의 차세대 음극재 진출 전략은 그룹 내 또다른 소재 계열사인 SK㈜ 머티리얼즈CIC와 비슷하다. 두 회사 모두 부피팽창 이슈를 해소하기 위해 실리콘 음극재 기술력을 가진 해외 사업자와 손을 잡았다.

SK㈜ 머티리얼즈CIC는 지난해 미국 기업인 그룹14테크놀로지스와 함께 SK머티리얼즈그룹14라는 합작사를 설립해 실리콘 음극재 양산을 위해 준비 중이다. SKC 역시 실리콘 음극재 관련 특허를 확보한 넥시온과 지난해 말 'NEX UK HOLDINGS LIMITED'를 설립한 상태다.

SK㈜ 머티리얼즈CIC와 SKC 모두 미래 성장을 2차전지 소재에 걸은 만큼 실리콘 음극재 분야에서의 그룹 내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머티리얼즈CIC는 배터리 소재 사업을 2025년까지 2조3000억원 규모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SKC는 차세대 2차전지 소재 분야의 매출을 2020년 4000억원에서 2025년 4조원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2020년 1월 SK넥실리스 인수로 모빌리티 소재 사업 진출(자료=SKC IR자료)


다만 상용화 시기는 SK㈜ 머티리얼즈CIC가 앞설 것으로다. SK머티리얼즈그룹14은 내년에 실리콘음극재를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경북 상주에 연 캐파 2000톤 규모의 공장 부지를 확보했다. 2025년까지 캐파를 1만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SKC의 경우 현재 올해 하반기 공장 착공이 목표로, 상용화 시기는 2024년으로 예상된다. SKC가 밝힌 초기 생산량은 1200톤 규모다.

신정환 SKC 소재솔루션센터장은 지난달 "유럽 고객을 중심으로 평가·인증 작업을 진행 중이고 하반기 중에 2~3군데 정도 부지를 확보해 공장을 착공하는 일정"이라며 "착공을 위한 설비, 주요 견적 등 작업을 마무리했고 부지를 위해 북미나 유럽 지역 중심으로 정부들과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사업 영역이 겹치는 그룹 전략에 대해 SK그룹 특유의 '따로 또 같이' 문화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일례로 SK㈜가 2018년 투자한 왓슨과 SKC의 SK넥실리스가 동박 분야에서 사업이 겹치지만 두 사업자가 독립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각 사가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대신 향후 겹치는 영역에 대해서는 사업 시너지를 모색할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실리콘 음극재는 초기 단계로 향후 시장 확대를 바라보고 각사가 준비하는 것"이라며 "두 사업자의 자기잠식(카니발라이제이션)이 없다면 그룹 차원의 시너지 방안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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