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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는 지금]성장세 '주춤', 새 동력 안 보인다①10년 급성장기 저물고 쇠퇴기 진입, 임대주택 확대 시 '수익·재무 약화' 불가피

성상우 기자공개 2022-09-14 07:15:51

[편집자주]

SH는 서울 내 대형 개발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성장해왔다. 그동안 축적해 온 도시개발 사업 노하우가 지방 공기업 중에서 압도적이다. 다만 최근 몇 년 사이 다양한 부분에서 '부침'이 엿보인다. 10년간 이어졌던 급성장세가 주춤하다. 현 정권에선 주택 공급의 '공공성' 강화 기조가 이어져 수익성 약화가 보다 심화될 우려도 있다. SH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8일 10: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서울의 도시 개발 역사에 발맞춰 성장과 정체를 반복해왔다. 정부 및 서울특별시의 공급 정책 강화로 대형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는 최소 3~4년에 달하는 팽창기를 맞이했다. 반대 경우에는 물론 존재감이 작아지는 일종의 '강약' 사이클을 반복해왔다.

최근 몇년은 '약' 주기에 들어선 모양새다. 2020년대 들어 수익성 약화가 심화되고 있다. 김헌동 신임 사장은 취임 후 ESG경영 강화 및 공공사업 확대 등으로 수도권 주택공급 정책 측면에서 존재감은 많이 높였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사업성 위축 전망 탓에 내부적으론 고민이 많아 보이는 상황이다. 관건은 새 정부가 SH에 힘을 실어주는 공사를 얼마나 줄 것인지 여부다.

◇마곡·위례·문정 등 대형 개발 마무리, 연매출 '1조' 회귀

2010년대 SH의 성장기를 이끈 대형 개발사업들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마곡·위례·문정·고덕강일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대부분 올해 중 끝난다. 더 진행된다 해도 마무리 예상 시점이 향후 최대 1~2년에 불과하다. 십수년 단위로 진행해 온 대형 개발사업이 한꺼번에 종료되는 상황인 셈이다.

최근 10년간 대형 개발사업들을 동시에 수행한 덕분에 SH는 전성기를 누렸다. 최전성기는 2013년과 2014년이었다. 당시 3조~4조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설립 이래 최고 실적을 냈다. 이후 개발 사업 후반기로 접어들며 매출이 하향안정화 되는 기간에도 한동안 2조원대 매출은 유지해왔다.

올해 들어서는 외형 감소세가 확연해졌다. 지난해까지도 2조원 중반대를 유지했던 연매출이 올해 1조원대로 급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까지의 누적매출이 5600억원대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났다.


작년까지만 해도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외형은 물론이고 20%대의 에비타마진율(EBITDA Margin)을 기록하며 준수한 수익성을 이어왔다. 사업 막바지에 다다른 마곡, 위례, 고덕강일지구의 주택 및 택지 분양이 원활하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올해 실적 하락세는 위례지구 주택분양이 마무리된 영향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수익원을 대체할 다른 사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른 개발 지구 사업도 모두 순차적으로 마무리 중이다. 정작 현재 착공을 앞두고 있는 새로운 개발사업은 딱히 없다.

그나마 개포(구룡마을) 도시개발 사업을 기대해볼 수 있는데 앞선 대형 지구들에 비해 규모가 작다. 용산 역세권 개발이 남아있지만 SH가 어느 정도 규모로 참여하게 될 지 확실치 않고 본격 시작 시점도 몇 년 뒤다.

'영광의 시기'에 누렸던 3조원대 매출을 안정적으로 회복하려면 2025년 이후는 돼야할 것이란 게 신용평가사 등 업계 관측이다. 중기적으로는 어느 정도의 외형 축소를 감내해야되는 상황이 됐다.

◇3기 신도시 타고 GH·IH 급부상…임대주택 사업 확대 등 수익성 악화 '고민'

이에 따라 '지방공사 1위'란 타이틀을 조만간 뺏길 지도 모를 상황이다. 다른 지방 도시개발공사의 추격이 만만찮다. 왕좌에서 내려오는 건 생존과 직결된 문제는 아니지만 임직원의 사기와 직결될 수 있는 일이여서 단순하게만 볼 사안이 아니다. 직원 이탈과도 맞물릴 수 있는 사안이다.

우선 SH는 최근 수년간 자산 및 자본 규모에서 다른 지방 공사를 압도하고 있고 올해도 이는 마찬가지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자산총계는 28조5000억원대, 자본총계는 9조6000억원대로 어떤 지방공사보다도 자산 규모가 크다.

이를 뒤따르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와 인천도시공사(IH)의 성장세가 매섭다. 특히 이들 공사는 SH공사와 달리 대형 사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인천과 고양, 남양주 등지를 중심으로 조성되는 3기 신도시 개발 사업이 머지 않은 시점에 시작될 전망이다.

매출 실적으로 보면 IH는 최근 1조원대에 안착했고 GH는 2조원대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3기 신도시 사업이 진행되면 이들 공사의 매출 규모 확대는 더욱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반면 SH는 3기 신도시 개발 사업과 거리가 멀다.

실적 추이를 볼 때 SH공사의 재무적 측면에서 부담은 당분간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정부 들어 주택 공급의 공공성 기조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 SH공사에게는 부담이다. 임대주택 등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만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대주택 건설을 중심으로 연간 5조원 이상의 투자가 예정되어 있어 차입 부담도 증가 추세다.
SH공사 사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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