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프렌드십 포커스]HMM, 소액주주 ‘배당 확대’ 목소리 부응할까②올해 이익 급증으로 배당 확대 가능성 높아... 중간배당 실시 가능성도 솔솔
강용규 기자공개 2022-09-20 07:33:00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5일 15:08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MM은 장기간 배당을 실시하지 않다가 지난해 조 단위 이익을 내며 배당을 재개했다. 그러나 낮은 배당성향 탓에 ‘주주환원에 미온적'이라는 투자자들의 비판을 모두 해소하지는 못했다. 7월 김경배 대표이사 사장의 전략발표회에서도 주주환원과 관련해서는 뾰족한 방침이 발표되지 않았다.주가 침체기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HMM에 배당정책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져가고 있다.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HMM은 지난해를 웃도는 수준의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호실적으로 현금 곳간도 충분히 차올라 있다.
HMM은 2021년 결산배당으로 올해 4월 보통주 1주당 600원, 총액 2934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이 배당을 놓고 해운업계와 투자자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업계에서는 이번 배당이 2010년 결산배당 이후 11년만의 배당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HMM은 2010년 순이익 5764억원을 거둔 뒤 2011~2019년 사이에 2014년 순이익 218억원을 거둔 것을 제외하면 순손실만을 봐 왔다. 2010년 말 7941억원의 이익잉여금은 2020년 말 4조4439억원의 결손금으로 바뀌어 있었다.
HMM은 지난해 순이익 5조3372억원을 내며 부활했다. 그동안 쌓아 온 결손금을 단번에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배당을 재개할 수 있을 정도로 재무상황이 호전된 만큼 앞으로도 배당 실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업계는 바라봤다.
반면 주주들은 낮은 배당성향에 불만을 표출했다. 2021년 HMM 결산배당의 연결기준 현금배당성향은 5.5%로 그 해 코스피 상장사 평균인 35%에 크게 못 미쳤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주주환원정책의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올해 7월 열린 HMM의 전략발표회를 놓고서도 주주들은 대체로 실망감을 표출했다. HMM은 올해도 상반기에만 순이익 6조648억원을 거두며 말 그대로 현금을 ‘긁어모으고’ 있었다. 그러나 김경배 대표이사 사장은 “펀더멘털이 좋아지면 주주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고 본다”며 주주환원에 대해 원론적으로 언급했을 뿐이었다.
전략발표회에서의 미온적 태도와는 별개로 업계에서는 올해 HMM의 배당 규모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HMM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지난해의 2배 수준인 10조6224억원이다. 이미 상반기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을 45.7%까지 낮춰 뒀으며 유동부채는 2조5247억원으로 예상 이익수준 대비 당면한 채무 부담이 가볍다.
물론 HMM이 2026년까지 5년 동안 1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선대 확장전략을 추진 중인 만큼 배당성향을 단번에 코스피 평균 수준으로까지 높이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다만 5.5%의 낮은 배당성향을 유지하더라도 올해 HMM의 예상 배당금 총액은 5842억원으로 지난해의 2배 수준까지 높아진다. 낮아진 주가를 고려하면 배당수익률은 2배 이상이 된다.
일각에서는 HMM이 중간배당이나 분기배당 등을 통해 예측 가능한 배당의 편의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주주가치를 높이려 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실제 HMM의 정관을 살펴보면 분기배당에 대한 내용은 없으나 중간배당에 대한 내용은 존재한다. 다만 반기 결산일의 45일 이내에 이사회 결의를 통해 확정해야 하는 만큼 올해는 중간배당을 시행할 수 없다.
HMM은 상반기 말 기준으로 11조4269억원에 이르는 현금성 자산(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기타유동금융자산의 합계)을 보유하고 있다. 곳간이 풍족해진 만큼 배당 확대뿐만 아니라 자사주 매입을 통해 더욱 공격적으로 주주환원에 나서주길 바라는 주주들도 있다.
다만 HMM이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해진공) 두 공적기관의 지배를 받는 만큼 자사주 매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산업은행은 HMM 지분 20.69%를 보유한 최대주주, 해진공은 19.96%를 보유한 2대주주다.
HMM 관계자는 “이익잉여금을 활용해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들을 현재 검토 중”이라면서도 “아직 확정된 것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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