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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 “2~3년 후 공직사회처럼 인사안정될 것” 수시인사 내홍, 수습보단 인사체계 개선 시사…공채 중심 기수문화 정착 유도

고설봉 기자공개 2022-09-16 06:55:25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5일 1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수시인사 뒤 깊어진 내홍에 대해 입을 열었다. 조직 내 인사 관련한 불만이 팽배해 있는 것을 알고 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실력과 능력 위주로 정해진 규정 내에서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원장은 이번 내홍은 인사제도가 정착되고 기존권역에서 공채들로 조직의 리더십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나타난 현상으로 보고 있다. 향후 공채들로 리더십이 완전히 넘어가는 2~3년 후면 조직의 인사체계가 확립되고 안정화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 원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사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달 25일 수시인사 이후 내부 갈등이 커지는 데 대한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향후 금감원 인사체계 개선 등 구상하고 있는 비전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설명했다.

이 원장은 “저희 뿐만 아니라 대부분 금융사와 공공기관 등에선 퇴직 및 후선업무 배정 등을 염두에 두고 특정 나이 때와 직급에 따라 인사 순번이 정해지는 현상이 관행화 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감원 어느 분이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조직이 활력 있게 가려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금융시장의 자율화 및 효율화를 진행하자고 하면서도 우리 스스로도 결국은 인사 등에서 한계가 노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내부의 건강한 경쟁, 능력을 발휘해 인정 받는 분들이 나이가 중심이 되지 않는 기준으로 발탁돼야 한다”며 “어느 정도 연배가 돼야 후배들을 지도하겠지만 꼭 그게 지금처럼 기계적으로 몇 년생부터 몇 년생까지 승진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수시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이 원장장은 실력과 경력 등을 기준으로 인재를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정해진 절차와 인사고과 원칙에 따라 인사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공채 외에 나머지 승진자들에 대해선 어느 정도 풀 내에서 계속했던 고과나 세평 등을 기준으로 했다”며 “나이 뿐 아니라 조직 내에서 필요로 하는 인화력과 팀워크 등을 고려해 최대한 공정하게 인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정 업무를 맡아야 하는 분들이 승진을 해야 하는데, 그러면 거꾸로 다른 분들은 기회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조직의 안정을 위해 인사를 한 것”이라며 “어느 누가 보더라도 저 분이라면 무리가 없다는 분을 최우선으로 승진시켰다”며 다시 한번 인사가 공정하게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지난 수시인사에서 발탁되지 못한 기존권역 부국장 및 2S팀장 등에 대한 구제책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 원장은 “피라미드 조직이니까 능력도 있고 좋은 기회가 돼서 승진한 사람도 있고, 반면 못 한 사람도 있다”며 “승진하지 못한 분들도 우리의 훌륭한 자산이기 때문에 그분들을 어떻게 활용 할거냐 하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라고 밝혔다.

오히려 이 원장은 향후 금감원의 인사체계가 공채 위주로 안정화돼야 한다는 소신도 밝혔다. 검찰과 공공기관 등 공직사회의 인사체계가 수년 후 금감원에도 안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전했다.

대부분 공직사회는 공채와 기수 문화가 있다. 특정 시기 특정 기수 가운데 선두주자들이 승진하는 현상이다. 이 원장은 공직사회 인사문화가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만들어 내고, 이러한 현상이 예측 가능성을 높여 조직 안정화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내렸다.

이 원장은 “이전에는 다른 이전기관 출신들이 섞여 있어 인사를 하는데 애로가 있었다”며 “기존 출신 기관별로 갈수 있는 자리도 나뉘어져 있어서 인사를 짜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1999년 은행감독원, 보험감독원, 증권감독원, 한국은행 등 여러에 나뉘어 있던 감독기능을 통합해 만들었다. 이에 따라 기존 출신에 따라 갈 수 있는 자리게 제한적이었다. 은행감독원 출신들은 주로 은행관련 업무에, 보험감독원 출신들은 주로 보험관련 업무에 투입하는 식이다.

그러나 2000년부터 공채를 시작한 금감원은 올해 초 처음 공채 1기들이 실국장으로 승진하면서 인사에 있어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폭이 커졌다. 공채들의 경우 입사 후 여러 조직을 순환보직하며 금감원 내 거의 모든 업무를 경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국장 승진 등에서 갈수 있는 자리가 제한되지 않는다.

이 원장은 “2~3년 정도 지나면 아마도 공채 기수들이 거의 모든 실국장 자리에 계실 것”이라며 “인위적인 세대교체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기존기관 출신들이 은퇴하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채시기에 어떻게 인력을 운영을 할 것에 대한 고민을 안 할수 없다”며 “공직에서는 중장기적 인사에 대한 매커니즘이 있는데 한 기수당 100명이라고 하면 그 중에 몇 명이 승진하고 몇 명이 조직에 남을 지 등에 대한 전망이 나온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 원장은 “이러한 기수별 승진 등 인사문화의 특징은 인사가 예측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제가 임기 중에 이런 인사체계를 잡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달 25일 수시인사 후 내홍을 겪고 있다. 기존권역 출신 부국장들을 제치고 공채 2S팀장들이 대거 실국장으로 승진하면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인사 원칙과 제도가 무너졌다는 부정평가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인적쇄신과 맞물려 세대교체가 단행됐다는 긍정평가도 나왔다. 발단은 인사지만 기저에 세대와 출신, 직급 등 그동안 누적돼 있던 다양한 요소들이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원장이 조직쇄신을 기치로 뇌관을 건드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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