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메모리 반도체 불황 바라보는 세 가지 쟁점 내년 전망도 불확실…파운드리 판가 하락도 각오해야

김혜란 기자공개 2022-10-19 12:42:37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7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특징은 호황과 불황을 주기적으로 오간다는 점이다. 하지만 4차산업 고도화로 시스템 반도체는 물론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과거와 같은 등락 사이클은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장기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우상향'하고 있기 때문에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냐, 극심한 침체기냐를 따지는 게 큰 의미가 없다.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불어닥친 메모리 업황 침체도,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호황기 속에서 글로벌 경기침체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돌발 변수 탓에 생긴 일시적인 부침으로 봐야 한다고 대체로 입을 모은다.

다만 내년에도 에너지 위기, 식량난 등 글로벌 경기에 부정적인 이슈가 많아 지금의 메모리 수요침체가 언제 회복될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많다. 또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도 판가 하락 등의 한파가 곧 불어닥쳐 단기간 국내 반도체 업계가 1년 이상 어려운 시기를 보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황 언제까지 이어지나

17일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디램과 낸드 비트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 출하량이 각각 전 분기 대비 15%, 9% 하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평균판매가격(ASP)역시 디램과 낸드 모두 20% 하락한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올해 3분기 영업이익(잠정) 전년 동기 대비 23.4% 줄어든 19조8000억원이라고 발표했는데, 메모리 판가하락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주요 증권사와 반도체 업계에선 메모리 산업 자체는 크게 성장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대외 환경 변수 탓에 글로벌 경기둔화, 수요 감소로 부진한 국면이 일시적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회복돼 우상향 쪽으로 계속 갈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등락이 극심한 사이클은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지금은 메모리 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3사의 과점 체제가 확고해 이들이 수익성 하락을 감수하고 '치킨게임'을 벌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디램 시장의 경우 이들 세 기업이 전체 시장의 약 95%를 과점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3사 서로 눈치를 보면 조절하고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극심한 등락 사이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옴디아

지금의 침체가 언제 회복 국면으로 돌아설지가 관건인데, 불확실성이 크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메모리 시장이 굉장히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는데, 내년 하반기쯤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역사적으로 반복됐던 반도체 사이클로 보면 내년 하반기에는 회복돼야 하지만, 대외 변수가 많아 반등 시점은 불확실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가격이 떨어지면 다시 수요가 늘어나 호황으로 넘어가는 식으로 사이클이 있어왔고, 그 기간이 1년 이내였는데 이번엔 수요 회복이 아무래도 더뎌질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 에너지 위기 문제 등이 해소되기까지 소비심리 회복이 쉽지 않아 내년에도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생태계 영향은

디램 가격이 떨어지면 메모리 기업들이 재고를 조정하며 투자를 줄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협력사들도 이런 흐름에 따라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업황 부진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감산 계획을 발표하지 않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달 초 열린 '삼성 테크데이 2022'에서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게 (삼성전자의) 기조"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도 SK도 큰 감산 발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소부장 기업 등에도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선 관계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최대일 때가 내려가기 직전인 거고, 재고가 엄청 쌓이고 있을 때가 올라가기 직전"이라며 "메모리 기업들은 불황에 증설을 준비한다"고 분석했다.

◇파운드리는 호황 계속될까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 외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도 하고 있다. 최근 세계 1위 파운드리인 대만 TSMC는 파운드리 판가 상승에 따른 수혜로 삼성전자와 인텔을 제치고 전 세계 반도체 1위에 올라섰다. 파운드리 수요는 많은데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파운드리 수요도 침체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파운드리 가동률 하락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운드리는 수주 산업이라 가동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판가를 올릴 수 없다. 결국 TSMC의 1위 지위도 오래가긴 어렵고,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다하는 삼성전자의 경우 보다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