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홀딩스, 브랜드·임대수익 '제로'…계열사 배당 확대할까 5개사와 '무상' 상표권 계약 체결…배당이 유일한 수입원, 작년 1000억 확보
유수진 기자공개 2022-10-14 07:30:59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2일 09: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X그룹 지주사 LX홀딩스가 최근 계열사들과 '무상' 상표권 사용계약을 체결했다. 계열사들이 'LX' 브랜드를 쓰되 한시적으로 사용료를 내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의미다. 그룹이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정확한 가치 산정이 불가하다는 이유 등으로 알려진다.이에 일각에서는 계열사들이 올해 연말 배당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순수지주사로 별도 사업을 하지 않는 LX홀딩스의 유일한 수입원이 바로 배당이기 때문이다. 앞서 LX홀딩스는 지난해 배당으로 1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바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LX홀딩스는 올 3분기 중 각 계열사들과 LX 상표권 사용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별로 계약일이 다르지만 현재 5개사 모두 완료한 상태다.
지난 5월 말 이사회를 열고 'LX 상표권 사용계약 체결 승인의 건'을 결의한데 따른 후속 조치다. 해당 안건은 출석 이사 전원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LX그룹이 작년 5월 공식 출범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1년여 만에 브랜드 사용 관련 내용을 정리한 셈이다.
눈에 띄는 건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무상' 계약이라는 점이다. 계약서를 쓰긴 했지만 당장 이전과 달라지는 게 없다. LX홀딩스 입장에선 향후 유상으로 전환해 브랜드 사용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 의의를 둘 수 있다.
무상 계약을 체결한 건 LX 브랜드가 사용료를 지불하고 쓸 만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추가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가치 책정을 위한 컨설팅도 의뢰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LX홀딩스는 그룹 출범 이후 인지도 제고를 위해 다양한 작업을 진행해왔지만 계열사 입장에선 아직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상표권 계약을 추진한 데에는 올해 LG그룹으로부터의 계열분리 작업이 마무리됐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인연을 정리한 만큼 LX그룹으로서 본격 지주사 체제를 꾸려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재 그룹에서 LX 브랜드를 사용하는 곳은 모두 5개사(LX홀딩스 제외)다. LX홀딩스는 △LX인터내셔널(24.69%) △LX하우시스(30.07%) △LX세미콘(33.08%) △LX MMA(50%) 등 4개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LX인터내셔널 밑에 손자회사인 LX판토스도 있다.
통상 기업들은 1년 단위로 상표권 계약을 갱신한다. 이를 고려하면 내년 3분기 중 변동사항이 생길 가능성이 점쳐진다. LX홀딩스 관계자는 "계열사들과 무상으로 상표 계약을 체결했다"면서도 "유상 전환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LX 계열사들이 올해 연말 배당을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LX홀딩스가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배당이어서다.
LX홀딩스 같은 순수지주사들은 보통 배당과 상표권 사용료(수수료), 임대료 등으로 수익을 올린다. 하지만 LX홀딩스는 현재 자사 명의로 된 건물 등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상표권 수수료와 임대료 모두 '제로'란 얘기다. 오히려 계열사들 모두 LG그룹 소유의 건물을 사용하고 있어 임대료를 내고 있다.
실제로 LX홀딩스는 지난해 1030억원의 배당수익을 거둬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LX하우시스를 제외한 자회사들이 예년 대비 배당금을 크게 늘린 영향이다.
구체적으로 LX인터내셔널은 2020년 주당 400원에서 지난해 2300원으로 6배 가까이 배당을 키웠고 LX세미콘은 4배(1350원→5400원) 늘렸다. 비상장사인 LX MMA는 2020년 2만원보다 2배 이상 많은 4만2500원으로 책정했다.
재계 관계자는 "LX그룹이 아직 출범한 지 1년 여 밖에 되지 않아 계열사들이 상표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는 걸로 안다"며 "LX홀딩스가 현재 배당 외 수입이 없는 만큼 연말에 계열사들이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있어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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