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오너십 시프트]손오공 품었던 '마텔', 140억 중 28억 회수 그쳤다②한국 온라인 쇼핑몰 올 4월 철수, 작년 '초이락' 유통 연장 실패 기화 해석

신상윤 기자공개 2022-10-17 08:07:06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3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완구 유통 전문기업 '손오공'이 6년여 만에 글로벌 완구회사 '마텔(Mattel)'과 결별했다. 마텔은 한국에서 운영하던 온라인 공식 쇼핑몰도 지난 4월 철수하는 등 결별 수순을 밟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손오공 인수에 140억원을 쓴 마텔은 고작 28억원을 회수하는 데 그치는 등 사업적 시너지뿐 아니라 투자 관점에서도 쓴맛을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손오공의 최대주주는 이달 7일 김종완 대표로 변경됐다. 김 대표는 '마텔 마케팅 홀딩스(Mattel Marketing Holdings, Pte. Ltd.·이하 마텔)'의 지분 156만5619주를 28억원에 인수해 손오공 지분 6.27%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올랐다.

1996년 12월 설립된 손오공은 완구 및 게임 유통 전문기업이다. 창업주 최신규 전 회장이 2016년 12월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을 마텔에 매각하면서 주인이 바뀌었다. 바비 인형 등으로 잘 알려진 마텔은 아시아 시장 진출 과정에서 한국 내 파트너로 손오공을 낙점했고, 최 전 회장에게서 지분을 인수했다.

마텔이 손오공을 인수하는 데 쓴 비용은 140억원에 달한다. 주당 5316원을 평가해 지분을 인수했다. 주식 양수도 시점의 손오공 시총이 1200억원에 달했던 만큼 적정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졌던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이번에 마텔이 엑시트를 하면서 책정한 주당 가격이 1800원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투자 관점에선 사실상 실패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당 가격으론 3분의 1수준이다. 마텔이 이번 거래로 회수한 금액은 28억원에 그친다.

사업적 시너지도 크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마텔이 한국 시장 파트너로 손오공을 선택한 배경에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던 '터닝메카드' 등과 같은 유명 완구들에 있었다. 이는 마텔이 손오공 지분을 인수했던 시점에 배포했던 보도자료 등에서도 확인된다.

문제는 터닝메카드 등 마텔이 기대했던 유명 완구 IP를 손오공이 가지고 있지 않았던 데 있다. 손오공은 최 전 회장의 별도 회사인 '초이락컨텐츠팩토리'를 통해 생산된 완구를 유통만 하는 구조였다.

마텔로선 손오공이 초이락컨텐츠팩토리와 유통 계약을 유지하지 못하면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재평가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런 평가는 손오공이 2019년 9월 단행했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최대주주인 마텔이 참여하지 않았던 배경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지난해 8월 초이락컨텐츠팩토리가 손오공과의 유통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던 점은 마텔의 엑시트를 앞당긴 도화선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마텔이 운영하던 한국 공식 온라인 쇼핑몰 '마텔샵'은 올해 4월 손오공의 '오공몰'과 통합됐다. /출처:마텔샵

마텔은 올해 4월 한국에서 운영하던 온라인 공식 쇼핑몰 '마텔샵'도 손오공의 '오공몰'로 통합하면서 사실상 결별 수순을 밟고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쇼핑몰은 마텔이 손오공을 인수한 이듬해인 2017년 3월부터 공식 운영됐다.

이에 대해 손오공은 지난해 초 마텔과 '2+2'년의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연장함으로써 △피셔프라이스 △바비 △쥬라기월드 등 주요 완구 브랜드에 대한 권리를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해당 계약이 오는 2024년 말이면 종료될 예정으로 마텔이 엑시트한 이후에는 연장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오공 관계자는 "마텔은 단순 투자 목적이 아닌 전략적 파트너로서 이번 지분 거래도 김 대표가 책임 경영 의지를 보이기 위한 것"이라며 "마텔과의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