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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먹거리 찾는 페인트업]70년 도료업계의 이유있는 '변신'전방산업에 좌우되는 업황, 가격인상으로 실적 방어…포트폴리오 다각화 시도

김동현 기자공개 2022-12-12 07:23:48

[편집자주]

국내 페인트 업계는 1970~1980년대 경제성장기와 맞물린 건설업 호황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뤄왔다. 그러나 최근 경제 복합위기와 함께 건설업황이 꺾이며 페인트 업계의 수익성에도 경고등이 들어왔다. 이에 페인트 '외길'을 걷던 기업들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더벨이 페인트 업계의 신사업 확장 배경과 그 현황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7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페인트(도료)업계는 5개 업체가 시장 내 공고한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과점 형태를 이루고 있다. 해방 이후 국가 재건 과정에서 도료 업체들이 난립했지만 자동차, 조선, 전자산업 등 고부가 전방산업의 성장에 따라 브랜드 파워를 확보한 상위 업체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됐다.

노루페인트, 삼화페인트, 조광페인트 등 업체들의 사명에서부터 페인트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지만 이들 기업은 전방산업에 의존하는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화학부터 농생명까지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고환율 등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되며 신사업 성과가 더욱 절실해졌다.

◇전방산업 흥망에 움직인 페인트업

1945~1950년 사이 설립된 국내 주요 페인트업체들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들어선 시기는 국가 경제개발 시기와 맞물린다. 해방 이후 강남제비스코·노루페인트(1945년), 삼화페인트(1946년), 조광페인트(1947년) 등이 창업했고 1974년 KCC가 현 도료사업의 전신인 고려화학을 설립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들 5개사는 1970년대 건설경기 호황기와 전방산업 육성 정책에 따라 함께 성장했다. 도료가 건설, 철강, 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마감재로 활용되는 만큼 제품 역시 주로 건축용과 공업용으로 나뉘어 있다.

이러한 산업 특성상 페인트업의 한계 또한 명확하다. 경기 변동에 따라 전방산업이 위축되면 그만큼 도료 수요도 줄어 페인트 산업 전반이 침체하는 상황을 피할 수 없다. 페인트의 원료 특성상 유가와 환율 변동성에도 노출돼 있다.

출처=국토교통부(내부행정자료)


이 가운데 올해는 대외 환경 변수가 어느 때보다 심한 시기였다. 지난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고, 하반기에는 환율이 급격히 상승했다. 지난해 ㎏당 1400~1500원 수준이던 주요 원재료(안료, 용제 등) 가격은 올해 3분기 기준 ㎏당 1600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페인트의 주요 전방산업인 건설업 경기가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점도 악재 중 하나다. 건설경기 선행 지표 중 하나인 건축허가면적의 경우 올해 10월까지 1~2월, 6월, 9월을 제외하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실제 공사가 착수된 면적을 집계하는 지표인 건축착공면적의 경우 3월, 8~9월을 제외하고 모두 전월 대비 줄었다. 건축착공면적은 건설경기의 동행지표로, 당장의 건설경기를 반영한다.

올해 10월 건축허가 면적은 지난해 10월 대비 3.7% 증가한 1445만㎡였다. 그러나 건축착공 면적의 경우 전월 대비 26.1% 감소한 757만㎡로 나타났다. 4분기가 계절적 원인으로 착공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지만 지난해 12월의 경우에는 착공면적(1422만㎡)이 전월 대비 23%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최근 건설경기가 급속도로 침체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가격 인상으로 버틴 3분기, 신사업 기회 모색

이러한 대외 환경 불확실성 속에서도 페인트 업계는 실적면에서는 선방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올해 진행한 제품 가격 인상에 따른 효과다.

KCC 도료 사업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802억원과 228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배 이상 늘었다. 삼화페인트도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 13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강남제비스코는 올 3분기 영업손실 21억원을 기록하며 손실폭을 줄였다.

KCC의 경우 건축·공업·선박·자동차 등 제품별 도료 평균가격이 리터당 최대 2000원까지 올랐고, 삼화페인트도 올해 3분기 기준 공업용 도료의 평균가격이 지난해보다 리터당 1000원가량 오른 5149원이었다. 다른 업체들의 리터당 평균가격도 지난해 대비 올라가는 흐름을 보였다.

가격 인상 효과로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거뒀지만 업계 입장에서는 대외 환경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다변화한 사업 포트폴리오가 필요한 상황이다.

KCC는 기존 도료·기자재 사업에 실리콘 사업을 추가했고 노루페인트는 도시설계·인테리어, 디자인 리서치 해외 법인을 두고 있다. 삼화페인트(전자재료), 조광페인트(2차전지 소재) 등도 신사업을 구체화하는 한편 스타트업과의 협업 기회도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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