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12월 08일 17:4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 당시 고평가 논란을 겪었던 크래프톤이 아직 증시에서 고전 중이다. 지난해 차지했던 ‘게임 대장주’ 자리를 이달 다시 엔씨소프트에 내줬다. 기대작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예상에 못미치는 성적을 내면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크래프톤이 최근 IR 인력 확충에 나선 것 역시 주가에 대한 고민과 무관치 않아보인다.

7일 종가 기준으로 크래프톤의 시총은 8조7594억원이다. 연초만 해도 22조5000억원 수준이었는데 61.11%나 주가가 빠졌다. 크래프톤은 KRX300에 편입된 기업 가운데 올들어 주가 하락률이 12번째로 높다. KRX300은 한국거래소(KRX)가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기업 가운데 우량기업으로 구성한 벤치마크지수다.

엔씨소프트와의 격차도 점차 커지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8월 10일 상장한 뒤로 줄곧 게임 대장주 자리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달 2일 다시 엔씨소프트가 왕좌를 탈환했고 이제는 몸값 차이가 1조4000억원 수준까지 벌어진 상태다.

주가가 실적과는 다른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경영진의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다. 크래프톤은 2019년 이후 매년 외형이 성장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의 경우 3분기 기준 매출이 1조38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가량 줄었고 영업이익은 6145억원으로 약 3% 늘었다. 다소 주춤한 모습이지만 당기 순이익이 6656억원으로 29.6% 증가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달러 환산이익이 크게 발생한 덕분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 초에는 김창한 대표이사와 장병규 의장, 배동근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임원진들이 투자자 소통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전략 프리젠테이션테이션과 질의응답 등을 통해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되던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의 리포지셔닝 계획을 밝히고 주주환원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알렸다.

장병규 의장의 경우 주가부양을 위해 사재를 털어 지분매입도 감행했다. 올해 2월 21부터 3월 8일까지까지 장내매수 방식으로 크래프톤 주식 10만5686주를 매수했다. 총 매입액은 약 300억300만원에 달한다. 당시 취득단가는 주당 27만~30만원 수준이었는데 현재 주가는 17만8500원(7일 종가 기준)으로 떨어졌다.

크래프톤의 주가 부진에는 전반적인 시장 침체도 있지만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아직 배틀그라운드 외에 눈에 띄는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신규 IP를 활용한 첫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이달 출시해 분위기 반등을 노리고 있다. 배동근 CFO는 3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4분기에 연간 마케팅비의 절반을 쓸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칼리스톤 프로토콜은 출시 전날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사전예약만으로 판매순위 5위를 기록하는 등 기대를 모았고 출시 직후 2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현재 42위로 떨어져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가 역시 신작 출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11월 23만원대까지 오르며 회복세를 나타내는듯 했으나 이달에는 상승세를 모두 반납했다.

시장에선 성과를 더 지켜봐야한다는 반응도 있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출시 이후 PC버전 최적화에 문제가 있었지만 패치가 적용되면서 유저 피드백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주가가 시원치않은 만큼 크래프톤은 투자자 설득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서 14건, 이달에만 3건의 기업설명회를 진행했다. 진행 건마다 관련 문서 자료(PDF 형식)를 모두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있다.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의 경우 배동근 CFO가 직접 진행하며 사후 음성자료 역시 영어 통역과 함께 제공된다.

크래프톤은 현재 IR 담당인력도 추가적으로 물색하고 있다. 구체적 업무내용은 국내외 투자자 미팅 및 주주 대응과 IR 제반 업무, IR프레젠테이션과 전략자료 작성 등이다. 주주총회를 비롯한 주식 관련 사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속가능경영) 관련 업무도 맡을 계획이다. IR팀은 배동근 CFO가 총괄한다.

크래프톤 관계자는"회사의 모든 구성원이 신작 출시 및 후속 신작 개발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IR팀은 이러한 역량을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잘 알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