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먹거리 찾는 페인트업]기지개 켜는 노루페인트 '디자인 경영'밀라노 법인, 코로나 거쳐 재개 움직임…오너 3세의 컬러경영 주목
김동현 기자공개 2022-12-14 08:59:54
[편집자주]
국내 페인트 업계는 1970~1980년대 경제성장기와 맞물린 건설업 호황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뤄왔다. 그러나 최근 경제 복합위기와 함께 건설업황이 꺾이며 페인트 업계의 수익성에도 경고등이 들어왔다. 이에 페인트 '외길'을 걷던 기업들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더벨이 페인트 업계의 신사업 확장 배경과 그 현황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2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노루페인트는 모기업인 노루홀딩스에서 인적분할돼 2006년 6월 설립된 도료(페인트)업체다. 노루홀딩스가 1945년부터 이어온 도료 제조·판매 사업을 받아 건축·공업용 도료 등의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노루그룹의 모태인 페인트 사업을 담당하는 만큼 노루페인트의 종속회사들은 도료 제조·판매업 및 무역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 중이다. 이 가운데 가장 최근인 2019년에 설립된 '노루 밀란 디자인 스튜디오(Noroo Milan Design Studio·NMDS)'는 다른 계열사들과 달리 건축, 인테리어, 디자인 등을 담당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첫 MDW 참가 호평에도 피하지 못한 코로나19 변수
노루페인트가 매년 4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MDW)'에 참가한 시기는 2019년이다. 국내 페인트 업계 중 처음으로 참가한 이 전시회에서 노루페인트는 밀물과 썰물의 바닷물 흐름인 조류(Tide)에서 영감을 받아 공간 디자인을 전시했다.
그동안 본업인 페인트에서 파생한 컬러(Color) 트렌드 연구·컨설팅 등으로 사업 확장 기회를 엿보던 노루페인트는 타이드라는 작품을 통해 해외에서 먼저 호평을 받았다. 해외 건축·인테리어 잡지 등이 '밀라노 탑10 전시', '놓쳐서는 안 될 전시 15' 등으로 선정했고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는 '브랜드 앤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다.
이러한 해외에서의 반응에 고무된 노루페인트 경영진은 디자인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이탈리아 밀라노에 현지 법인을 세워 전시·디자인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기로 결정한다. 그결과가 2019년 9월 설립된 NMDS다.
NMDS의 주요 사업은 건축, 도시설계, 인테리어부터 공간 디자인 및 컬러, 소재, 조명 디자인, 디자인 리서치 및 컨설팅까지 컬러와 디자인 전반에 걸쳐있다. 설립 당시 노루페인트의 출자금액은 5억원으로, NMDS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의 공격적인 사업 확대 의지에도 2020년 터진 코로나19 변수는 피할 수 없었다. 전세계적으로 대면 행사를 전면 축소·중단하는 분위기 속에서 MDW도 2020년 오프라인 개최 취소를 결정했고 자연스럽게 NMDS의 사업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NMDS의 당기순손익은 △2019년 -1억원 △2020년 -3억원 △2021년 -1억7000만원 등으로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엔데믹 시대, 다시 뛰는 NMDS
코로나19 기간 문화·전시 사업의 위축은 불가피했지만 NMDS는 도시 디자인, 도시재생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며 사업을 이어왔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시대가 열리며 전시 사업도 재개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온라인 전시에 이어 올해 다시 오프라인 전시를 개최한 MDW에 참여한 LG전자는 전시 프로젝트 조직·자문 사업자로 NMDS를 선정했다. 노루페인트가 직접 전시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NMDS가 현지 전시 대행이나 협업 아티스트 등을 중개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외에도 제품, 인테리어 등의 디자인 사업을 확대 중이다.
세계 디자인 사업의 중심지인 밀라노 현지에 진출한 국내 법인이 많지 않은 만큼 노루페인트는 향후 국내 기업과 현지 전시·디자인 사업을 중개하는 사업을 키울 계획이다. 여기에 내년에 열릴 MDW 참여도 검토할 예정이다.
NMDS를 이끄는 인물은 현지에서 활동하는 건축가 출신의 최지혜 대표다. 이탈리아에 거주 중인 최 대표는 NMDS 프로젝트 사업의 최종 의사결정권자로 활동하며 전시·디자인 중개 사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노루그룹 오너 3세인 한원석 부사장이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며 NMDS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노루홀딩스와 노루페인트에서 업무부총괄을 맡고 있는 한 부사장은 노루그룹의 국내 컬러·디자인 세미나인 'NCTS(노루 인터내셔널 컬러트렌드쇼)' 개최를 주도하는 등 컬러 사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노루페인트는 NMDS를 통해 NCTS 콘텐츠의 해외 진출도 염두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또다른 오너 3세인 한경원 실장(상무보) 역시 국내 노루서울디자인스튜디오(NSDS)를 이끌며 컬러 트렌드 연구·컨설팅, 프로젝트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실장은 1983년생으로 1986년생인 한 부사장보다 3살 많다. 한 실장은 국내 스튜디오인 NSDS에서 디자인, 브랜드마케팅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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