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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 모니터]네이버파이낸셜, 계열사 숨통 틔워 준 대여 연장네이버클라우드·스노우에 네이버 출자·차입으로 부족한 유동성 지원

김형락 기자공개 2022-12-20 07:3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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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는 잘 쓰면 약이 되고, 잘못 쓰면 독이 된다. 캡티브 물량을 확대해 비용 절감을 도모할 수도 있고, 자산·자금 거래 등으로 난관에 봉착한 계열사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도 있다. 하지만 적절한 내부통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일감 몰아주기와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 논란 등과 같은 오점을 남길 수 있다. 치밀한 계산에 따라 움직여야 내부거래를 리스크가 아닌 기회로 만들 수 있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내부거래 현황과 전략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9일 13:4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계열사로 나간 대여금 만기를 연장하는 자금 운용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지배기업인 네이버가 집행한 현금출자, 대여로 부족한 계열사 유동성을 네이버파이낸셜이 보완해주고 있다. 캐시카우(현금 창출원)인 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를 기반으로 자체 현금흐름을 만들어 내며 계열사로 빌려준 자금을 급하게 거둬들이지 않고 유동성 온기를 나눠주고 있다.

네이버가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활용해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해주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2020년(800억원)에 이어 지난해(1500억원)에도 비금융사가 계열 금융사로부터 차입한 금액이 큰 대기업집단 중 세 손가락 안에 들었다.

매년 벼 매입 대행사업을 위해 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에서 자금을 차입하는 농협경제지주(지난해 2조8800억원)를 제외하면 쿠팡(지난해 4000억원) 다음으로 금융 계열사와 자금 내부거래가 많았다.


전자금융업을 영위하는 네이파이낸셜에서 다른 계열사로 나간 대여금 1500억원이 내부거래로 잡혔다. 지난해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와 네이버클라우드, 손자회사인 크림이 네이버파이낸셜에서 운영자금 목적으로 차입한 금액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모회사 네이버에 버금가는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는 주력 계열사다. 기타유동부채로 분류되는 예수금(지난해 말 1조2638억원)이 유동성을 떠받치고 있다. 별도 기준(이하 별도 기준)으로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포함) 네이버파이낸셜이 1조7031억원(지난해 말), 네이버는 1조576억원(지난 3분기 말)이다.

순이익을 내며 현금창출력도 확보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매출 1조453억원을 올리고, 당기순이익으로 543억원을 벌었다. 그해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는 1998억원이 유입됐다. 2019년 네이버에서 네이버페이 서비스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할 당시 7443억원이었던 자산총계는 지난해 2조7476억원으로 불어났다.


2020년부터는 현금 사정이 여의찮은 계열사 지원에 힘을 보태고 있다. 네이버는 자회사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본을 보강해주고, 네이버파이낸셜은 단기 대여로 계열사 가용 현금을 늘려주는 형태다.

계열사로 나간 대여금은 상환보다 만기 연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단기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계열사는 아니다. 유보금을 금융자산에 투자하면서 현금흐름을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단기금융상품은 2015억원, 단기손익-공정가치금융자산은 4112억원 순증했다. 여유자금으로는 계열사를 늘리는 지분 투자보다 이자수익, 평가·처분 이익을 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에서 차입한 금액이 가장 큰 계열사는 네이버클라우드다. 운영자금 500억원을 단기로 차입하고 있다. 2020년 5월 차입 거래를 트고, 지난해 5월과 지난 5월에도 만기를 재차 연장했다. 차입금 이자율만 2.5%에서 3.3%로 높였다.

스노우로도 나간 대여금도 회수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2020년 10월 운영자금 300억원을 스노우에 빌려주면서 대출 계약을 맺었다. 신규 대여와 기존 대여금 일부 상환, 만기 연장 등을 거쳐 현재 대여금 총잔액은 250억원이다. 지난 2일 250억원 대여 만기를 1년 연장하면서 3.772%였던 이자율만 6.45%로 조정했다.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달리 계열사로 나간 대여금을 회수하고 있다. 2019년 네이버클라우드에 대여했던 120억원을 지난 3분기까지 매년 33억~34억원씩 회수했다. 스노우에는 현금출자로 운영자금을 내려주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매출 규모를 키우며 이익을 내는 계열사다. 네이버와 매출 거래를 기반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지난해 4546억원)도 창출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8603억원, 당기순이익은 17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네이버, 라인, 스노우 등 계열사 서비스 이용자와 파트너에게 클라우드와 정보기술(IT) 서비스 전반을 지원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데이터센터 건립 등 자본적 지출(CAPEX)에 우선순위를 두고 자금을 집행하고 있다. 2020년과 지난해 각각 유형자산 취득에 3187억원, 3332억원을 썼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이 대부분이 투자활동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해 말 현금성 자산은 571억원이다. 지난 5월 만기가 도래했던 네이버파이낸셜 차입금 500억원을 상환했다면 여유자금이 줄게 된다.


스노우는 네이버클라우드와 달리 2016년 설립 이후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사진·동영상 촬영·편집 애플리케이션 개발·운영사업에 들어가는 운전자본과 투자활동은 네이버 출자금과 네이버파이낸셜 차입금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86억원, 당기순손실은 611억원을 기록했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218억원이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여유자금을 보유한 네이버파이낸셜이 자금 운용 차원에서 현금이 필요한 법인에 대여해줬다"며 "경영상 판단에 따라 대여금 만기를 연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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