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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막차 CB 점검] 엔시트론, 리픽싱 상향 없는 13회차 '풋옵션' 눈길④초록뱀그룹 70억 행사, '시세차익' 11회차와 반대 행보…증발공 개정 규정 미적용

신상윤 기자공개 2022-12-21 07:42:16

[편집자주]

지난해 하반기 코스닥기업의 전환사채(CB) 발행이 잇따랐다. 메자닌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하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이 적용되기 이전에 CB를 발행하려는 기업의 수요가 넘쳐났다. 다수 상장사들은 유동성 확보부터 지배력 강화, 개인자산 증식과 같은 과실을 누리기 위해 저마다 CB를 찍었다. 더벨은 약 1년 전 CB 막차를 탔던 기업들의 현 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9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디오 앰프 칩 전문기업 '엔시트론'이 최근 들어 전환사채(CB) 상환 압박을 받고 있다. 최근 2년간 CB로 250억원을 조달했으나 주가가 부진해지자 투자자들의 원금 회수 요구가 늘어났다는 해석이다. 주가와 연동돼 전환가액 상향 조정 조건이 없는 CB들이지만 투자자들은 시세차익보단 원금 회수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엔시트론은 이달 초 70억원 규모의 13회차 CB를 만기 전 취득했다. 올해 1월 발행된 13회차 CB는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 기간이 지난달 28일부터 한달 단위로 2년간 도래한다.

풋옵션은 초록뱀그룹의 초록뱀미디어와 초록뱀컴퍼니, 오너가의 원성준 씨 등이 주요 출자자인 '던밀 투자조합'이 행사했다. 당초 13회차 CB는 송정우 엔시트론 부사장(사내이사)의 100% 개인회사 '에이티지그라운드'가 120억원에 인수했다. 그러나 발행 당일 13회차 CB는 '던밀 투자조합'과 '㈜휴곤' 등 다수 투자자에게 재매각된 것으로 파악된다.

던밀 투자조합의 풋옵션 행사는 초록뱀그룹이 앞서 엔시트론 11회차 CB로 시세차익을 거뒀던 행보와 비교하면 상반된다. CB를 보통주로 전환해 차익을 거두는 것보다 원금 회수에 방점을 뒀다는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13회차 CB 투자자가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었던 지난달 28일 엔시트론 종가는 633원이다. 13회차 CB 전환가액 628원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다. 13회차 CB 최초 전환가액은 1348원이었다. 다만 엔시트론의 주가가 내림세를 이어온 탓에 현재 전환가액은 절반 넘게 조정됐다.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결정됐던 13회차 CB는 올해 1월 발행됐지만 강화된 메자닌 발행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즉, 주가 상승으로 인한 전환가액 상향 조정 의무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투자자가 풋옵션을 행사했을 땐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현재 초록뱀그룹은 10억원 규모의 엔시트론 13회차 CB를 더 보유 중인 만큼 추가 원금 회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13회차 CB뿐 아니라 엔시트론은 최근까지 11회차 CB도 상환 압박을 받았다. 지난해 2월 130억원 규모로 발행된 CB다. 올해 2월 6억원에 그쳤으나, 7~11월엔 37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중순까진 보통주 전환으로 시세차익 실현이 가능했지만, 전환가액(817원)이 주가를 웃돌자 상환 요구로 이어진 것이다.

다만 엔시트론은 11회차 CB는 일부 재매각을 통해 자금을 다시 확보하기도 했다. 주가 하락으로 인한 전환가액 조정이 없는 11회차 CB는 향후 엔시트론 주가 상승 시 시세차익 실현도 가능하다.

올해 3분기 말 엔시트론의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0.232로 1보다 낮다. 통상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낮다는 것은 갚아야 할 이자보다 영업이익이 더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엔시트론이 단기금융상품 등에 232억원이 넘는 자금을 넣어둔 만큼 재무적 부담은 덜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CB 투자자들의 원금 상환 압박은 엔시트론 경영 환경에 부정적인 이미지로 남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엔시트론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 167억원, 영업손실 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33.1%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적자 전환했다.

엔시트론 관계자는 "사채권자와 협의해서 만기 전에 취득한 것"이라며 "취득한 CB는 소각하거나 재매각 등을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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