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CEO 인사 코드]현대차 대표이사 남은 한자리, 영업·재무통 그 이후는?②당면 과제 따라 유동적...외부 출신도 대표 자리 오른 전례 있어
조은아 기자공개 2022-12-29 10:41:35
[편집자주]
현대차그룹 인사가 최근 모두 마무리됐다. 현대글로비스를 제외한 대부분 주력 계열사 대표이사가 자리를 지켰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인사는 과거 특정 경향성이 매우 짙었으나 최근 들어 점차 옅어지는 추세다. 과거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범위에서 인사가 이뤄졌다면 최근 공식이 깨지면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더벨이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CEO 인사 코드를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2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 대표이사 세 자리 가운데 2개는 오너와 울산공장장 몫이었다. 나머지 하나는 어떨까.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에는 영업을 총괄하는 인물이 나머지 한 자리를 차지했지만 정의선 회장 체제로 접어들면서 달라지고 있다.재무통으로 오랜 기간 현대차 대표이사를 지낸 이원희 전 사장이 물러난 자리는 장재훈 사장이 물려받았다. 장재훈 사장은 흔히 말하는 영업통이나 재무통은 아니다. 굳이 정하자면 전략이나 기획 전문가로 분류가 가능하다.
이는 현대차의 현안과도 맞닿아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바뀌는 상황에서 현대차의 관심 역시 지배구조가 아닌 전동화 전환 등 미래에 쏠려 있다. 특정 분야 전문가보다는 유연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0년 대표이사였던 양승석 전 사장은 영업 담당이었다. 뒤를 이어 자리를 물려받은 김충호 전 사장 역시 영업통이다. 변화가 감지된 건 2016년이다. 김 전 사장의 뒤를 이어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원희 전 사장은 재무통이다.
이 전 사장은 1984년 현대차에 입사한 뒤 재정팀장과 국제금융팀장, 미국법인 재경담당 이사, 재경본부 본부장 등을 거쳤다. 특히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 사내이사로 처음 선임된 2010년부터 2016년 초까지 재경본부장을 지낸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이다.
당시 이 전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은 현대차의 무게중심이 영업에서 재무로 넘어가는 결정적 계기로 해석됐다. 특히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이나 경영권 승계와도 연관짓는 시선이 많았다. 당시만 해도 현대차의 당면과제 가운데 하나로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정 회장의 지배력 강화가 꼽혔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2018년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을 포함한 지배구조 재편에 나섰다. 그러나 해당 개편안이 무산됐고 이후 현대차그룹이 다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적은 없다.
2020년 말에는 장재훈 사장이 이원희 전 사장의 뒤를 이어 새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장 사장의 이력을 살펴보면 재무나 영업 등 특정 전문가로 분류하기 어렵다. 전략이나 기획 관련 부서뿐만 아니라 고객 관련 부서, 인사 관련 부서 등을 두루 거쳤다.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건 2011년 초다. 현대글로비스로 입사해 이듬해 말 현대차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차에서는 생산개발기획사업부장과 고객가치담당, 고객채널서비스사업부장, HR사업부장 등을 지냈다.
장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으로 '대표이사=내부 출신'이라는 공식도 깨졌다. 김충호 전 사장과 이원희 전 사장은 모두 1980년대에 입사해 회사에 30년 이상 몸담은 인물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 양승석 전 사장은 현대그룹 출신이다. 1977년 당시 현대그룹이던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현대건설과 현대종합상사를 거쳐 1997년 현대차로 자리를 옮겼다. 내부 출신을 선호해온 현대차 역사를 봤을 때 큰 변화라는 평가다.
자동차 전문가가 아닌 데다 영업이나 재무 등 특정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파지 않은 장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 역시 현대차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 현대차는 현재 단순 자동차 제조회사를 벗어나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등 자동차 범주에 속한 사업뿐만 아니라 도심형 항공모빌리티 (UAM)와 로봇 등 자동차와 거리가 있어 보이는 사업으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래 신사업과 관련한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포함해 다양한 기업에 지분 투자도 늘리고 있다. 자동차라는 한계에 얽매이지 않은 장 사장이 정 회장의 파트너로 낙점된 이유다.
장 사장은 '혁신'을 강조하는 정 회장의 철학을 현실화하며 두터운 신임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현대차·기아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자율복장제도나 직급체계 개편을 주도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현대차증권, 후순위채 증액 성공…1200억 자본 확충
- SK텔레콤, 신종자본증권 2배 수요 모았다
- '2차전지 뜨겁네' 동화일렉트로라이트, 1200억 프리IPO 성료
- [넘버원 K-가전 기술]경동나비엔, 'OK or NG' 검사로봇의 품질관리
- 시프트업, 밸류업 무기는 '콘솔 신작'
- [모빌리티 플랫폼은 지금]곳간 비어가는 타다, 토스·쏘카 '추가 출자'는 언제
- 일본 반도체 거점 늘리는 삼성전자, 세 가지 쟁점 보니
- [글로벌 빅테크와 기울어진 운동장]최초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 규제 우회에 '유명무실'
- [모빌리티 플랫폼은 지금]우티, 유한회사 한계…우버 의지에 달린 생존 가능성
- "베트남 IT 교육 선점…이제는 B2B로 눈 돌린다"
조은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년만에 컴백한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EV 명가답다
- [현대그룹은 지금]현대무벡스와 현대아산에 거는 기대
- [현대그룹은 지금]현대엘리베이터, 10년 넘게 이어진 '오티스' 사랑 끝났다
- [현대그룹은 지금]어깨 무거운 현대엘리베이터, 안정적 매출 속 수익성 유지 과제
- [현대그룹은 지금]소송 분쟁 마무리, 추가 '쉰들러 리스크' 가능성은
- 월트디즈니 입사한 동국제강 4세, '콘텐츠' 한우물
- 중국 재공략 나선 현대차 '새 술은 새 부대에'
- 현대차 고객경험본부장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 5년만에 퇴사
- [이사회 분석]현대차 반도체전략실장, 보스반도체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
- 양기원 ㈜한화 글로벌부문 부사장, 모멘텀부문 대표이사 겸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