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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인사 풍향계]손태승 회장, 시무식 없이 조용한 신년사로 비전 선포⑩비은행 강화 등 비전 발표…내부통제 시스템 개선 약속, 용퇴 등 연임 관련 입장은 없어

고설봉 기자공개 2023-01-03 08:18:16

[편집자주]

우리금융그룹이 흔들리고 있다. 손태승 회장을 중심으로 쌓아올린 지배구조에 금융 당국이 메스를 들이대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이사회는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손 회장이 상황을 어떻게 수습하는지 지켜보고 있다. 이와 맞물려 우리금융 경영진 및 계열사 CEO 인사는 무기한 연기되는 모습이다. 손 회장의 연임 여부가 우리금융 지배구조 안정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 경영진과 CEO 인사를 좌우할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더벨은 2023년 우리금융 인사를 조망하고 그룹을 이끌어갈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2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이 조용한 신년사 발표로 2023년을 시작했다. 지난해와 똑같이 신년사만 발표하기로 했다. 안팎의 여러 지배구조 이슈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경영현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2일 신년사를 발표하며 올해 경영전략을 공개했다. 손 회장은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 확대로 종합금융 경쟁력 제고에 힘쓰자”고 밝혔다. 이를 위해 최우선 경영 전략으로 '사업 핵심역량 밸류업'과 '차별적 미래성장 추진'을 제시했다.

우리금융은 별도 시무식 등은 개최하지 않았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출범 첫해인 2019년 1월 시무식을 개최한 뒤 2020년과 2021년, 지난해까지 최근 3년 동안 시무식 없이 신년사로 한 해를 시작했다.

최근 몇년간 시무식을 갖지 않은 것은 코로나 팬데믹 사태와 각종 구설에 올랐던 영향 탓이다. 2020년엔 DLF 사태 등 사모펀드 부실 이슈 로 금감원의 검사와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 등으로 어수선한 연말연시를 맞았다.

지난해에도 11월 라임펀드 중징계라는 리스크가 불거지며 손 회장은 최대한 몸을 낮추며 경영현안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꼭 필요한 행사 등에만 참석하며 대내외 메시지를 내지 않고 경영현안에 집중해 왔다.

최근 금융권을 강타한 지배구조 변화 압박에 대해서도 비슷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공개적으로 대규모 행사를 열기 보다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만 손 회장은 경영현안 및 비전 등에 대해선 확실한 메시지를 내놓으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우리금융그룹 회장으로서 2019년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온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키워드에 대해선 올해 더 분명하게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손 회장이 올해 경영 최우선 전략으로 내놓은 것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다. 그는 "'사업 핵심역량 밸류업(Value-up)'과 '차별적 미래성장 추진'을 통한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손 회장은 "'경쟁우위 확보, 기업가치 제고'라는 경영목표를 새로운 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7가지 전략과 21가지 세부 과제들을 통해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키워드는 그동안 손 회장이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꾸준히 제시해온 비전과 일맥상통한다.

그는 "시장 환경이 어려울수록 자회사들의 핵심사업 시장 지위를 제고해 수익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며 "증권·보험·벤처캐피탈(VC) 등 지난해 시장이 불안정해 보류해온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 확대는 올해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룹의 미래성장 동력이자 이미 치열한 경쟁시장인 자산운용 및 관리, 연금시장, 기업투자금융(CIB), 글로벌 분야는 2023년 중요한 승부처"라며 "자산운용 본원 경쟁력을 확보하고 연금시장 역시 고객주도형 자산관리 트렌드에 맞춰 질적·양적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이어 "CIB 분야는 우량자산 비중을 높이면서 비이자수익은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은 동남아시아 법인들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등 효율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고객 접점이 풍부한 은행과 카드는 디지털 플랫폼의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 연계성을 확대하는 등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그 기능을 대폭 확장해 비대면 고객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올해에는 '고객 중심 디지털 플랫폼 확장' 전략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신년사를 통해 손 회장이 내놓은 키워드는 결국 지속가능 성장이다. 이는 곧 지속가능 경영과 연계된다. 이번에 제시한 경영전략은 그가 첫 취임 당시부터 꾸준히 제시했던 키워드들이다. 그만큼 연임 이슈 등에 대한 속내를 비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더불어 손 회장은 당국에 대한 메시지도 내놨다. 그는 "금융당국에서 추진하는 내부통제 개선안들을 선제적으로 수용해 금융사고 예방 업무는 고도화하고 금융소비자의 편의와 권익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들도 적극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손 회장은 마지막으로 "모든 임직원들이 위기를 두려워하기보다 '한 번 날면 반드시 하늘 높이 올라간다'는 '비필충천'의 기세로 우리가 가진 저력을 믿고 강력히 돌파해 나가는 한 해로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자신을 둘러싼 금융당국의 제재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혀진다. 당국의 중징계를 수용해 내부적으로 시스템 등을 개선하고 선진화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동시에 ‘다시 날기’를 소망하는 키워드도 함께 읽힌다.

우리금융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경영전략의 연속성과 경영진 등 지배구조 연속성이 일치해야 목표가 이뤄진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며 “손 회장과 이사회는 연임 등에 대한 장고를 거듭하고 있고, 1월 중순경 공식적으로 입장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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