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1월 03일 17:1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거 디스플레이 위주였던 포트폴리오를 2차전지 등으로 다양화한 SFA는 지난해 전극 공정 장비 기업 인수를 진행하며 마침내 풀-턴키 역량을 갖추는데 성공했다. 2차전지는 글로벌 경영환경 악화 속에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몇 안되는 산업이다. 고객사의 공정 장비 턴키 수요도 늘어나는 만큼, 최근 횡보 중인 SFA의 실적과 성장을 책임질 전망이다.

지난해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후공정(OSAT)의 주목도 상승으로 호황을 누렸던 핵심 계열사 SFA반도체도 경쟁력 유지에 분주하다. 올해 예정된 반도체 한파로 인한 OSAT 수요 감소 우려에 대응해, 비교적 여파가 적은 시스템 반도체 영역 확대 카드를 만지고 있다. 특히, 고객사의 시스템 반도체 투자에 대응해 신속히 캐파(생산능력, CAPA) 확대를 꾀하며 일회성 성장에 그치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2차전지 턴키 공정 완성, 글로벌 신규 배터리사 공략 준비 완료

SFA는 지난해 2차전지 공정 장비 업체인 씨아이에스를 1723억원에 인수했다. 씨아이에스의 주력 제품은 전극 공정 장비다. 전극 공정은 2차전지 제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진다. 전체에서 비중이 30%에 육박하는데다 매우 얇고 민감한 특성 탓에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씨아이에스처럼 전극 공정 장비를 주력으로 하며 기술력을 갖춘 기업은 글로벌 기준에서도 많지 않다. 전극 품질이 2차전지 성능에 미치는 영향이 커 고객사 요구 수준도 높고, 요구되는 기술적 난이도도 상당해서다.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고객사와 기존 수주사 간 신뢰성으로 인해, 신규 기업이 쉽사리 뛰어들기도 어렵다.


SFA 역시 씨아이에스 인수 이전까지는 전극을 제외한 조립, 화성 공정만을 갖추고 있었다. 2차전지 산업에서 공정 장비 턴키 수요가 증가하지만, 포트폴리오에 전극이 없던 만큼 완전한 의미의 턴키 수주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SFA는 이번 씨아이에스 인수로 풀-턴키 포트폴리오를 마침내 완성하면서, 공격적인 사업 수주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풀-턴키 수주 비중이 증가할 경우 실적은 물론 마진율 개선도 기대된다.

SFA 역시 이번 씨아이에스 인수에 대해 "풀-턴키 역량 확보 및 고객선 다변화, 전고체 배터리 시장 경쟁우위 확보 등 성장가능성을 기대한다"며 "기존 물류설비, 검사장비와 조립·화성 등 다수 공정 장비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에 전극 공정을 추가해, 배터리 타입과 무관하게 2차전지 제조라인 전 영역을 커버할 역량을 보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OSAT 호황 누린 SFA반도체, 반도체 겨울 속 첨단 패키징 주목

SFA의 핵심 계열사인 SFA반도체는 지난해 반도체 OSAT 분야 호황에 힘입어 괄목할 실적을 기록했다. 전공정의 반도체 소형화가 한계에 봉착하면서, 이를 후공정에서 해결하려는 시도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SFA 반도체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543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매출인 4600억원보다 18.1% 늘었다.

다만 최근 모바일·IT기기의 수요 둔화로 반도체 사업 역시 타격을 입게 되면서, 지난해 호황을 누렸던 OAST에도 전운이 감돌고 있다. 외형 성장과 투자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던 만큼 과거 수준으로 회귀하지는 않겠으나, 주요 고객인 반도체 산업의 부진과 감산은 OSAT 수요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OSAT 분야는 고객사 사업장 근처에 위치해, 고객사 포트폴리오와 사업 영역이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 국내 핵심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는 특히 이번 수요 부진으로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AI·차량용 등 시스템 반도체 투자에 나서고 있는데, OSAT 기업 역시 이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행히 SFA반도체는 지난해부터 시스템 반도체 강화 의지를 보이면서, 이미지센서(CIS)·전력반도체 등으로의 영역 및 캐파 확대를 꾀하고 있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웨이퍼 범핑 등을 책임지는 천안 2공장의 확대 및 신규 물량 증가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