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VC 로드맵] 김종필 KB인베 대표 "flux의 시대, 기본에 충실이 답"① 드라이 파우더 1조 확보…해외 바이오 투자 강화, 미국 거점 설립
이효범 기자공개 2023-01-25 08:32:33
[편집자주]
지난해 하반기부터 단행된 금리 인상 기조 속에 벤처 캐피탈(VC) 업계가 혹한기에 접어들었다. 연초 모태펀드 예산마저 축소되면서 벤처·스타트업 기업도 한파를 걱정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VC 수장들의 올해 목표와 비전을 조명하고 각 하우스의 투자, 회수, 펀딩 전략 계획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8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의 머릿 속을 지배하는 단어는 'FLUX'다. 사전적 의미는 '끊임없는 변화'를 의미한다. 그의 집무실 데스크 바로 정면에 위치한 화이트 보드에 직접 그 단어를 써두고 이를 매일 곱씹고 있다. 앞서 그 자리에 적혀 있었던 단어는 '디폴트 서바이벌(default survival)'이었다. 새해 들어 'flux'로 단어를 교체했다.김 대표가 이 단어를 곱씹는건 직면해 있는 VC업계 상황과 무관치 않다. 특히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 속도는 20년 넘게 업계에서 몸담았던 그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현상'이었다. 예상을 뛰어넘는 금리 인상 속도 때문에 뚜렷한 대비 없이 시장 환경이 확 바뀌었다.
당분간 혹한기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모태펀드 축소를 비롯해 올해 VC업계에서 유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스타트업에 더욱 가혹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기업을 두고 '옥석 가리기'에 돌입하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급변한 시장 속 포트폴리오 관리 부각

지난해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 기조는 국내 금융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금리 인상에 따라 예금 금리가 상승하면서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수익률은 더욱 높아졌다. VC업계에 유입되는 자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KB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 비교적 발 빠르게 대처한 하우스다. 그는 펀딩 시장의 급격한 냉각을 우려해 지난해 펀드 레이징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조만간 결성할 신규 펀드를 포함해 드라이 파우더를 1조원 넘게 확보할 전망이다.
김 대표는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금리 수준은 아니지만 이처럼 가파른 속도로 금리가 인상된 건 거의 역대급"이라며 "빠른 속도의 금리인상 기조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쉽게 예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9월부터 선제적으로 펀드 레이징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다음 스텝이다. 두둑한 실탄을 확보했지만 업황 악화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모태펀드마저 출자금을 줄인 가운데 업계에서는 정부의 정책과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침체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대표 역시 시계 제로 상황 속에서 보유한 투자금을 적재적소에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 셈이다. 핵심적인 잣대는 투자기업의 성장성이다. 특히 계속기업으로서 생존에 무리가 없다고 하더라도 성장성이 떨어지는 포트폴리오 기업들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건이다. 김 대표는 "향후 방향성을 예측해 투자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벤처캐피탈로서 기본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해외 바이오 투자 본궤도, 글로벌 플랫폼 2호 결성 추진
김 대표는 올해 해외 바이오 투자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앞서 이스라엘, 미국 바이오펀드를 결성한 것이 워밍업이었다면 올해는 해외 바이오 투자를 본격화하는 단계"라며 "글로벌 플랫폼 2호를 결성하고 되도록 연내에 미국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6년차를 맞는 김 대표 체제에서 KB인베스트먼트는 해외 바이오 투자 역량을 키웠다. 이스라엘, 미국 현지 파트너와 각각 펀드를 결성해 현지 투자를 실시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이스라엘 바이오 인큐베이터인 ‘퓨처엑스(FutuRx)’의 펀드에 출자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또 2021년 공동운용(CO-GP) 형태로 'RMG-KB 바이오엑세스 펀드(BioAccess Fund)'를 조성했다.
미국 지사는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설립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몰리는 지역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클러스터가 형성돼 있다. 현지의 인력 채용도 검토 중인 만큼 양질의 인력을 확보하기에도 유리한 지역이다.
해외 투자를 이끌어 온 글로벌 플랫폼 1호 펀드에 이어 2호 펀드를 결성하는 것도 올해 핵심 과제다. 김 대표는 "2호 펀드는 2500억원 규모로 펀딩을 진행 중"이라며 "글로벌 플랫폼 펀드 1호를 글로벌투자그룹에서 운용해왔다면 2호 펀드는 바이오투자그룹도 함께 운용에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역외펀드를 신규로 결성하는 등 해외 LP를 통해 펀드 출자액의 상당부분을 유치할 계획이다. 또 인도네시아 센타우리 후속 펀드를 1500억 규모로 조성할 예정이다. 인도 현지 운용사와 700억 규모의 공동운용 펀드결성도 준비하고 있다. 이를 비롯해 올해 연간으로는 4000억원 이상의 펀딩을 목표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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