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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을 움직이는 사람들]강종원 CFO, '신사업 실탄' 확보 일등공신⑤유상증자·자회사 매각 이끌어...올해부턴 재무혁신본부장 맡아 재무전략 수립

이호준 기자공개 2023-01-20 07:35:42

[편집자주]

롯데케미칼은 최근 연달아 대규모 자금을 소요했다.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에 이어 롯데건설에 대한 자금 지원까지, 진행 중인 투자와 계열사 지원을 위해서다. 일련의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신사업 투자는 계속될 것이고 경기 불황 속에 언제든 계열사 유동성 지원에 나서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의 경영 일선에 몸담고 있는 인물들은 누구일까. 회사의 성장과 경영 판단의 키를 쥔 주요 인물들을 더벨이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7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이 유동성 위기를 빠르게 벗어나는 모습이다. 롯데건설 대여금 5000억원을 최근 조기에 상환받았고 이달 중 자회사 매각, 유상증자 등을 통해 1조4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며 재무 안정성에 대한 업계 안팎의 우려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시킬 전망이다.

이러한 재무 활동의 중심에는 강종원 상무가 자리한다. 강 상무는 2020년 말 임원인사를 통해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선임된 인물이다. 회사의 사업 재편을 재무전략으로 뒷받침해 온 그는 올해부터 재무혁신본부장이란 새 직함으로 CFO직을 이어가게 됐다.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재무관리 '현재 진행형'

'보수적 기업'. 지금껏 롯데케미칼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이었다. 회사는 범용 화학제품부터 스페셜티 화학군까지, 전방위 화학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LG그룹(LG화학)이나 SK그룹(SK이노베이션) 등 경쟁사에 비해 신사업 진출이 유난히 늦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이런 롯데케미칼도 지금은 '투자 본능'을 꺼내 들고 미래 먹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년간 기존 화학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큰 수소·배터리소재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인수·합병(M&A)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실제 회사는 2021년 7월 친환경 수소 성장 로드맵 'Every Step for H₂'를 발표하고 4조4000억원 규모 중장기 경영 전략을 발표했다. 그로부터 다섯 달 뒤엔 컨퍼런스콜에서 1조2000억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라인(LINE) 프로젝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2030 비전&성장전략'을 발표, 전지소재에 4조원, 재활용·바이오 플라스틱에 1조원 투자를 예고했다. 이같은 투자 계획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등의 여러 변동사항을 거쳐 14조원(수소 6조원, 배터리소재 7조원, 친환경사업 1조원)까지 늘어났다.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해 온 롯데케미칼 입장에선 다소 파격적인 행보다. 특히 재무 건전성을 관리하는 강 상무의 입장에서 어깨가 무거워지는 지점이다. 다만 현금 유출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강 상무는 롯데케미칼의 재무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왔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롯데케미칼의 현금성자산은 4조4000억원이다. 강 상무 부임 이전인 2019년 말과 견줘 6000억원 늘었다. 부채비율은 2019년 42.6%를 기록한 후 지난해 3분기 약 53%까지 높아졌지만, 이 역시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와 롯데건설 자금 지원 등 가까운 시일 내에 조단위 현금이 연속적으로 나가 내부에서도 크게 놀라는 상황이 이어졌었다"고 전했다.


◇자금 조달 위해 금융기관들과 협의 계속

93년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한 강 상무는 20년 가까이 재무 관련 부서에서만 근무한 손꼽히는 재무통이다. 강 상무는 올해도 최고재무책임자(CFO) 직을 이어간다. 다만 강 상무가 속했던 CFO실은 최근 조직 개편을 거쳐 이름이 재무혁신본부로 바뀌었다. 김교현 부회장 직속 조직으로, 강 상무가 본부장 역할을 맡아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책임지게 된다.

현재 글로벌 석유화학 시황이 '다운사이클'에 들어서며 롯데케미칼의 현금창출력이 낮아진 상황이다. 우선 과제는 재무개선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롯데케미칼은 최근 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대여해 준 자금 5000억을 롯데건설로부터 조기상환 받았다.

여기에 유상증자를 통한 1조2000억원의 자본 확충이 이달 중 예정돼 있다. 16일에는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목적으로 1923억원 규모의 파키스탄 법인도 처분한 상황이다. 글로벌 시황 부진과 고금리 상환 속에 투자 속도 조절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다만 불안한 상황은 계속된다. 롯데케미칼은 올해도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크래커 사업 △롯데GS화학 △폐PET 재활용 사업 등 대규모 현금이 나가는 상황을 맞닥뜨린다. 그러면서 배당과 일진머티리얼즈의 유럽·미주 투자 재원까지 신경 써야한다.

강 상무는 일단 당장의 자금 조달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유상증자 컨퍼런스콜에서 "(일진 관련) 차입금에 대해서는 현재 금융기관들과 협의 중"이라며 "아직까지는 큰 무리 없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현금만큼은 회사가 재무적 강점을 지녔다고 생각했는데 대규모 자금 소요 이후엔 그마저도 잃은 느낌이었다"라며 "그래도 계열사 대여금을 조기 회수하는 등 돌아보면 모든 게 결국 내부적으로 필요했던 결단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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