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차기 리더는]관치금융 재현 우려, 임추위 운영에 평가 달렸다외풍 막고 최적 인재 선발해야…내부 출신 선임한 신한·BNK 사례 재조명
고설봉 기자공개 2023-01-20 07:11:29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9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기 회장 선임을 진행 중인 우리금융그룹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연이은 압박에 의해 연임을 포기한데 이어 외부 인사들이 대거 유력 후보군에 등장하면서다.우리금융지주 이사회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후보자 면접 등 평가 과정의 투명성을 더 높여햐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외압 등으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은 두 달에 걸친 장고 끝에 연임 도전을 포기했다. 손 회장은 막판까지 연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된 금융 당국의 압박과 이사회의 부정적 기류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백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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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임추위는 지난 18일 롱리스트를 선정했다. 임추위는 롱리스트 규모와 내용을 외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우리금융 내부(현직) 인사와 외부 인사가 고르게 롱리스트에 승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출신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헤드헌터회사가 추천한 외부 인사 가운데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위원장이 후보군에 포함되면서 관치금융 우려는 더 높아지고 있다.
임추위의 독립성에 대한 문제의식도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압박으로 현직 회장이 용퇴한 가운데 전 금융당국 수장이 롱리스트에 승선했기 때문이다. 자칫 금융당국이 우리금융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 영향을 끼치는 모습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최근까지 금융 당국 등의 영향력 아래에 있었다. 과거 공적자금을 수혈받은 우리금융은 예금보험공사가 최대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2021년 말 예보가 일부 지분을 매각하며 민영화를 시작했고 지난해 잔여 지분을 매각하며 완전 민영화했다.
과거 당국의 영향력 아래 놓여있던 우리금융은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보장 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국내 대형은행 가운데 가장 늦은 2019년 금융지주사를 출범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각종 제약에 따라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등이 가로 막혔다. 국내 대형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2021년부터 민영화가 진행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일부 강화하고 본질적 경쟁력인 우리은행도 경영혁신을 통해 순이익 기준 4위 은행에서 3위로 한단계 경쟁력을 높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CEO 교체기를 맞은 만큼 이번 임추위 과정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미 금융 당국의 압박으로 현직 CEO가 연임을 포기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임추위마저 흔들린다면 불안감은 더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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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내부에선 임추위가 외풍을 차단할 수 있는 후보를 숏리스트에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초 이사회에선 우리금융이 민영화에 성공한 만큼 내부 출신을 낙점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CEO 교체가 이뤄진 신한금융그룹과 BNK금융그룹의 사례가 우리금융 임추위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지주사 모두 현직 회장의 용퇴와 새로운 CEO 선임이란 과정을 겪는 등 우리금융이 현재 처한 상황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특히 BNK금융의 경우 김지완 전 회장이 일찌감치 중도 낙마하며 차기 회장을 뽑는 과정이 초창기 혼전양상으로 흘렀다. 그러나 정부의 입김을 차단하고 회추위 일정 등을 공개적으로 운영하면서 공정성 시비를 차단했다. 철저한 내부 검증을 통해 실력과 능력을 인정받는 내부출신이 차기 회장에 선임됐다.
손 회장은 입장문에서 “회장 연임에 나서지 않고 최근 금융권의 세대교체 흐름에 동참하겠다”며 “임추위에서 완전 민영화의 가치를 바탕으로 그룹의 발전을 이뤄갈 능력 있는 후임 회장을 선임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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