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1월 20일 07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시가 얼어붙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기업공개(IPO)에 도전장을 낸 기업 다수가 시장을 관망하기 시작했다. 시장상황을 살펴 적정한 시점에 공모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지도 벌써 수개월이 지났다.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벌써 데드라인이 다가왔다. 상장을 진행하는 기업은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뒤 6개월간 주어지는 효력기한 내에 수요예측과 청약 등 공모절차는 물론 납입까지 마쳐야 한다.
해외에서 주요 기관투자자를 모집하려는 ‘대어’들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더 짧다. 해외 투자 설명서(OC·Offering Circular)에 쓰이는 회계 결산자료의 유효기간이 135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도전자들에게 주어진 짧은 시간동안 시장의 회복은 더디기만 했다. IPO 시장이 살아나기만을 기다리던 기업들은 공모에 도전할 용기를 내지 못하고 증권신고서 제출 데드라인을 놓치기 시작했다.
예비상장사를 탓할 일은 아니다. 얼음장 같은 시장 속에서 공모를 추진할 결단을 내리긴 쉽지 않았을테다. IPO를 통해 사업상의 중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이라면 향후를 기약하는 게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일수도 있다.
그러나 데드라인을 마주한 일부 기업들이 보이는 태도에는 분명 아쉬움이 남는다. 주어진 기간 내 상장을 추진하지 못할 것이 자명한 상황임에도 IPO 계획의 변화나 경과에 대한 그 어떤 메시지도 남기지 않고 있어서다.
어떤 기업은 이번 윈도우에 IPO를 진행하지 못할 것이란 내부적 판단을 이미 내렸음에도 이를 외부에 공포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변경된 계획을 알리지 못하는 나름의 사정은 있을 테다. 그럼에도 예비상장기업이란 점에서 이런 태도는 분명히 문제가 있어 보인다. 투자금액이 소액이란 이유로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된 주주들의 신의를 저버리는 일이다. 시장에서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는 공모주 투자자들에게도 예의는 아니다.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의 경영진이 ‘상장사’의 본질을 다시 새겨봤으면 한다. 상장사로서 얻을 베네핏보다 상장사가 마땅히 지켜야할 의무와 자격에 대해 먼저 생각해보길 바란다. 법적인 공시의무를 떠나 주주와 시장에 기업의 주요 경영상황을 투명하게 알리는 게 상장사에게 주어진 책무이자 가져야 할 품격이다.
'철회'를 고백할 용기를 내지 못하는 도전자들이 지금이라도 “다음 기회를 도모하겠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내길 기대해본다. 시장과 주주는 솔직함에 더 큰 신뢰로 화답할 것이라고 믿는다. 쌓인 신뢰는 다음번 도전과 향후 상장사로서의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될거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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