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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자원확보 경쟁]SK온, 호주 찍고 인니 공략 시동...최태원 회장도 지원사격②작년부터 리튬 확보 성과 본격화...고 최종건 선대회장 자원 자립의지 이어져

정명섭 기자공개 2023-01-26 07:40:08

[편집자주]

글로벌 완성차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성장 모멘텀이 확대되고 있다. 폭스바겐과 제너럴모터스(GM), 르노 닛산, 스텔란티스 등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테슬라마저 K배터리를 찾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의 2025년까지 수주 잔고는 중국 CATL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문제는 니켈, 리튬, 코발트 등 원자재의 높은 해외 의존도다. 배터리는 소재 비중이 높은 제품으로, 안정적인 원자재 수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벨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자원 확보 전략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0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경제올림픽’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 올해도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이 강조됐다. 온실가스 감축은 전기차 시장 확대를 부추긴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원자재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의미이기도 하다.

2025년이면 원자재 가격 상승을 넘어 공급 부족 현상까지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배터리 업계에서 원자재 확보를 위해 물밑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이유다. 생산 거점을 확대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SK온도 배터리 핵심 원재료 확보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호주서 원재료 공급망 강화 박차

첫 시작은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분사하기 전인 2019년이다. 당시 SK이노베이션은 스위스 광산업체 글렌코어와 2020년부터 6년간 코발트 3만톤을 공급받는 협약을 맺었다. 이는 전기차 약 300만대에 들어가는 배터리 생산이 가능한 양이다. 코발트는 전기차 성능을 결정하는 양극재에 들어가는 물질로, 양극재 부식과 폭발 위험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구리, 니켈 광산의 부산물로 얻어지는 희소 소재여서 니켈 대비 가격이 높다.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독립한 2021년 10월 이후에는 리튬 확보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리튬은 배터리 양극재 원가의 60~7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로, 전기를 생산하고 충전하는 역할을 한다. 리튬 광산은 개발하는 데 8년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 신규 개발된 리튬 광산이 없는 데다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 등 배터리에 쓰이는 화합물로 가공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투입된다. 이에 수년 내에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리튬 수요는 2022년 대비 2배가량 증가한 104만3000톤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SK온이 리튬 확보를 위해 집중적으로 공략한 국가는 호주다. 호주는 2021년 기준 전 세계 1위 리튬 생산·수출국이다. 전 세계 리튬 생산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생산량 2위인 칠레(26%)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매장량 기준으로는 세계 2위(점유율 26%)다.

리튬 확보 성과는 작년 9월 가시화됐다. 호주 ‘글로벌 리튬’과 리튬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회사는 현지 2개 광산에서 대규모 리튬 정광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SK온은 양극재 회사와 손잡고 글로벌 리튬으로부터 공급받은 리튬 정광을 수산화리튬으로 가공할 계획이다.


SK온은 같은 해 10월에 호주 레이크소스로부터 2024년부터 10년간 리튬 23만톤을 공급받는 계약도 체결했다. 이는 전기차 49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레이크소스는 1997년에 설립된 광산 업체로 현재 아르헨티나 내 4개의 리튬 염호 자산과 리튬 광산 1개를 보유하고 있다. SK온은 올해 상반기 중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레이크소스의 지분 10%를 확보해 파트너십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SK온은 이밖에 칠레, 인도네시아로 배터리 원재료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작년 11월 칠레 SQM과 5년간 5만7000톤의 리튬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도네시아에선 니켈 공급망 강화를 위해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 에코프로, 중국 전구체 생산기업 거린메이(GEM)와 니켈 중간재 생산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SK온은 이 법인을 통해 니켈과 코발트 수산화혼합물(MHP)을 생산할 예정이다. SK온은 향후에도 여러 소재 기업과 협력해 원재료 공급망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직접 뛰는 최태원 회장,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 의지 이어받아

배터리 원재료 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까지 발로 뛰고 있다. 최 회장은 작년 9월 미국 뉴욕에서 하카인데 히칠레마 잠비아 대통령을 만났다. 전 세계 구리 생산량 7위인 잠비아에 공급망 협력 모델을 제안하기 위해서다. 구리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동박에 쓰인다. 최 회장은 히칠레마 대통령을 만나려고 각국 정상이 모이는 유엔총회 현장을 찾았고, 총회 참석 전인 아침 시간에 면담했다.

최 회장은 해외자원 확보를 위해 직접 현장을 찾아다니는 총수로 유명하다.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유공을 인수할 당시부터 정유에 국한된 사업을 종합 에너지 분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최 선대회장은 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자체 자원을 확보하지 않으면 국가든 기업이든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SK그룹이 ‘무자원 산유국’을 꿈꾼 건 이때부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18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만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 의지를 이어받아 해외 자원개발 사업과 관련해선 항상 선두에서 사업을 지휘했다. 2004년부터 본격적인 투자에 돌입한 최 회장은 2007년 베트남서 광구 3개, 2008년 콜롬비아서 광구 3개를 확보했다. 2010년엔 페루 LNG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2011년 브라질 광구 매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특히 브라질 광구 매각은 매각 대금이 24억 달러(약 2조9000억원)로, 당시 국내 민간기업이 거둔 자원개발 계약 중 가장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SK그룹은 그해 처음으로 자원개발 부문에서 1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최 회장은 2014년에 석유개발 기업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광구 2개를 인수하는 성과도 거뒀다.

최 회장은 이번 다보스포럼에서도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을 만나 양국 간 전기차, 배터리 등과 관련한 글로벌 공급망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회장에 오른 1998년부터 꾸준히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글로벌 경영 흐름을 파악하고, 정·재계 인사들과 자원 협력에 대한 의견을 교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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