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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펀드 수탁 신사업' 연내 출격 채비 인프라 구축 10월 완료 목표…NH증권과 경쟁 구도

양정우 기자공개 2023-02-08 07:47:49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2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이 신규 비즈니스로 낙점한 펀드 수탁 서비스를 연내 론칭할 방침이다. NH투자증권이 시중은행의 텃밭인 수탁 시장에 먼저 뛰어든 가운데 증권사 간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2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최근 수탁 사업을 벌이기 위한 정보기술(IT) 인프라 구축을 오는 10월 말 마무리할 계획이다. 향후 개발 계획에 차질이 생기지 않으면 시스템 완비와 함께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WM업계 관계자는 "일단 수탁 시스템이 구축되면 몇몇 펀드를 운영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시작한다"며 "이후 오류가 발견되지 않으면 본격적으로 영업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증권은 원화뿐 아니라 외화 서비스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은 그간 펀드 수탁을 놓고 꾸준히 사업성과 리스크를 검토해왔다. NH증권이 수탁 업무를 신사업으로 공식화한 뒤로 증권업계가 동시다발적으로 참전을 선언하고 있다. 무엇보다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 부서를 가진 증권사가 신규 비즈니스로 눈독을 들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IT 인프라 구축에 한창이다.

아직까지는 증권사 가운데 NH증권만 정식으로 수탁 서비스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올해 말부터는 삼성증권과 직접적 경쟁이 불가피하다. 국내 수탁 시장은 이미 은행권이 장악하고 있는 만큼 NH증권은 증권사만의 리스크 관리를 내세우면서 서비스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삼성증권 역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색깔내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사가 하나둘씩 수탁 시장에 뛰어들자 시중은행의 스탠스도 변화하고 있다. 그간 신규 헤지펀드(일반 사모펀드)를 수임하는 데 부정적이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업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등이 새로운 증권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업계의 수탁 경쟁은 앞으로 PBS 시장의 점유율 판도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증권사마다 직접 수탁을 맡은 펀드의 경우 PBS 계약까지 체결하는 방향으로 영업 전략을 짜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탁 서비스의 리스크 관리 역량이 시장에서 인정을 받으면 PBS 사업의 영업 경쟁력도 함께 강화될 공산이 크다.

국내 PBS 시장의 볼륨은 지난해 말 기준(헤지펀드 계약고) 40조704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 점유율 순위는 KB증권(27.89%), NH투자증권(24.53%), 삼성증권(21.47%)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12.76%), 미래에셋증권(12.53%), 신한투자증권(0.81%) 등이 뒤를 이었다.

국내 헤지펀드 생태계는 판매사, 운용사, 수탁사 등 세 축으로 구성돼 있다. 헤지펀드 운용사가 신규 펀드를 론칭하려면 판매사(증권사, 은행 등)를 거쳐 고객을 유치한다. 여기에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펀드 자산은 운용사가 직접 보유하지 않고 수탁사를 통해 보관되는 구조다. 법적 수탁기관의 자격이 부여돼 있는 건 증권사의 PBS 파트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 PBS 파트는 오랜 기간 단순 수탁 업무를 직접 수행하지 않았다. PBS 고유의 △체결, 결제 △대차 △스왑 등 서비스는 내부 부서에서 다루지만 보관, 관리 업무는 수탁은행에 재위탁했다. 수익성이 낮아 효율을 꾀했다기보다 기능 측면에서 은행에 더 적합한 업무로 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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