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프렌드십 포커스]기업가치 상향 핵심, 구본준 회장의 '오너십'②M&A 시장 단골손님 부상했지만 아쉬운 성과, 결단력에 기대
김위수 기자공개 2023-02-07 08:19:44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2일 17:1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주사의 한계상 단기적인 주가상승 여력은 제한적인 것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주주환원에서 기업가치 향상을 빼놓을 수는 없다.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해 그룹의 규모를 키우고 미래 성장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 결국 긴 호흡에서의 주주환원 정책이 되는 셈이다. 결국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오너십'이 LX홀딩스 주주가치 제고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다.◇인오가닉 전략으로 확장하는 LX
LX그룹 출범 이후의 행보를 토대로 살펴본 구본준 회장(사진)의 의지는 명확하다. 인수합병(M&A)을 통한 인오가닉 전략을 구사해 LX그룹 자체의 규모를 키우겠다는 의중이 읽힌다.
실제 LX그룹은 지난 2021년 출범 이후 M&A 시장의 단골솔님으로 등장했다. 6000억원 규모의 한국유리공업 인수가 LX그룹이 성사시킨 대표적인 M&A 사례다. 인수주체는 상사 계열사 LX인터내셔널이다. 상사업의 실적 변동성 보완 및 계열사 LX하우시스와의 시너지 등을 고려한 인수로 이해된다.
이밖에도 LX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바이오매스 발전소 운영사인 포승그린파워를 950억원에 인수했다. 지분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의 자회사는 북미 지역 물류회사 트래픽스에 311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고, LX세미콘은 차량용 전력 반도체 업체 텔레칩스의 지분 10.93%를 인수하는데 267억원을 투입했다.
◇그룹 규모 키워줄 M&A 언제쯤
LX그룹이 출범 이후 바쁘게 움직이기는 했지만 사실 그룹의 체질을 바꾸거나 미래 성장 청사진을 제시하는 수준의 M&A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특히 시장의 주목도가 높았던 대형 M&A의 경우 성사되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
LX그룹이 출범 직후 뛰어들었던 한샘 인수전이 대표적이다. 당시 인수주체인 LX하우시스는 한샘 인수를 위해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설립하는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PEF)에 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선제적으로 공시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IMM이 최종적인 인수 파트너로 롯데쇼핑을 낙점하며 계획이 무산됐다. 당시 IMM은 롯데그룹의 자금력 등을 배경으로 롯데쇼핑을 인수 파트너로 선정했다고 알려졌다.
이후 LX그룹이 M&A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매그나칩 반도체 인수전때였다. LX그룹의 팹리스 계열사 LX세미콘을 통해 매그나칩 반도체 인수에 나설 예정이었다. 다만 인수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물론 한샘 인수나 매그나칩 반도체 인수가 LX그룹에 반드시 득이 됐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인수 성공이 '승자의 저주'로 돌아왔을 수도 있다. 실제 올들어 주식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며 한샘, 매그나칩의 기업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단순 기업가치 등락으로만 인수의 성공여부를 가릴 수는 없다. LX그룹이 장기적으로 M&A를 통해 득을 볼 수도 있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인수가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승부사 구본준 결단에 주목
LX그룹의 인오가닉 전략은 아직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최근 매각작업이 공식화된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의 유력한 인수후보 중 하나로 LX그룹을 지목하고 있다. HMM 인수로 LX그룹의 물류 계열사 LX판토스가 종합물류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LX그룹은 HMM 인수전 참여 여부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HMM이 아니더라도 LX그룹이 M&A 시장의 문을 계속 두드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X그룹을 이끄는 구본준 회장이 보여온 경영 스타일 때문이다. 구 회장은 LG그룹에 몸 담았을 때부터 '승부사'로 불렸다. 그만큼 공격적이고 과감한 태도를 바탕으로 경영에 임해왔다는 뜻이다. 구 본준의 성향상 LX그룹이 '한 방'을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아직 유효한 배경이다.
재계 관계자는 "LX그룹은 이제 막 출범 만 2년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룹에서도 대표적인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고민이 큰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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