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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차기 리더는]구현모 대표 도전 포기, 소유분산기업 예외 없다유력 후보 사라져 혼전 전망, 외풍 영향에 외부 인사 입길

이장준 기자공개 2023-02-24 12:47:13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3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결국 CEO 경선을 포기했다. 불확실성이 길어질수록 회사에 부담이 커진다고 판단해 용퇴한 것으로 보인다. 정권 교체 이후 금융권에 이어 소유분산기업 CEO는 예외 없이 연임에 실패하는 양상이다.

KT로서는 유력 후보가 사라지면서 차기 CEO 자리를 놓고 혼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투명한 선발 절차를 내세웠지만 외풍 영향으로 구 대표가 물러난 만큼 '윤심'이 결국 좌우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구현모 대표, 외풍에 결국 용퇴…금융권 이어 KT도 연임 무산

구현모 KT 대표는 23일 이사회에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군에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날 이사회는 구 대표 결정을 수용해 차기 CEO 사내 후보자군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현재 진행중인 차기 CEO 선임 절차는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구 대표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KT 대표이사직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아울러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 행사에도 예정대로 참석해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이사회와 기조연설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구 대표가 재임하는 지난 3년간 KT는 디지털 플랫폼 회사(디지코, DIGICO)로 전환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해에는 KT가 1998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매출 25조원을 돌파했다. 시장에서도 KT의 변화를 받아들여 한때 시가총액 1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해 연임 적격 심사와 경선에서 7차례에 걸친 심사 끝에 그는 KT 최종 후보자로 낙점됐다. 하지만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과 정치권에서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면서 KT는 CEO 선임 절차를 리셋하게 됐다.

구 대표 역시 후보로 돌아가 공개 경쟁에 참여했으나 이내 포기했다. 지배구조 이슈가 지속될수록 회사에 부담이 커진다고 판단해 용퇴한 것으로 관측된다. 설령 이번에 다시 최종 후보자로 오르더라도 외부에서 지배구조 흔들기를 멈춘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소유분산기업 CEO는 줄줄이 교체되는 양상이다. 김지완 BNK금융 회장이 임기를 남기고 조기 사퇴해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이 회장으로 내정한 게 시작이었다. 신한금융그룹에서는 조용병 회장의 3연임이 무산되면서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회장으로 올라섰다.

외부 인사가 부임한 경우도 허다하다. 농협금융그룹에서는 손병환 회장 연임이 무산되고 국무조정실장 출신인 이석준 회장이 내정됐다.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손태승 회장 3연임이 무산되고 기획재정부 출신의 임종룡 회장이 부임한다. 이번 구 대표 연임 포기를 통해 금융권에 이어 소유분산기업 CEO 연임 불가에 '예외'가 없음을 다시금 보여줬다.

◇KT "지속성장 적임자 찾는다"…외풍 영향 정말 피할 수 있나

KT 이사회는 이날 구 대표를 제외한 사내외 후보자군을 대상으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후보자들을 심사해 KT의 지속성장을 이끌어나갈 적임자를 선임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회사 외부에서 공개 경쟁에 뛰어든 인사는 18명에 달한다. 내부에서는 구 대표를 제외하고 KT 부사장 이상 임원과 계열사 5곳의 사장 등 15명이 후보군에 올랐다. 유력 후보가 사라진 데다 남은 후보군이 33명에 달하는 만큼 혼전이 예상된다.

KT 외부 인사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은 다음 주까지 사내·외 후보 검증 및 압축 작업을 진행한다. 이에 따라 이달 28일 압축후보군(숏리스트)을 꾸려 공개할 계획이다.

하지만 구 대표가 경선을 끝까지 완주하지 않은 점이 변수가 됐다. 내부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였음에도 결국 외풍에 부딪혀 연임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아직 경선이 진행되지도 않았지만 일부에서는 이미 '윤심'에 따라 외부 인사가 내정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는 실정이다. 실제 상당수 외부 후보군이 여권 소속이거나 현 정권과 인연이 닿은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KT 내부에서도 일부 외부 인사들의 이름이 입길에 오르는 실정이다. 지난 대선에 도움을 준 데 따른 보은 인사 가능성이나 검사 출신 인사가 선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대표적이다. 다만 ICT 부문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거나 업계를 떠난 지 오래된 인물들이 많아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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