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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를 움직이는 사람들]미래 그림 그리는 천재승 FTCI 담당 상무③현재 아닌 미래 기술에 방점...정통 엔지니어 출신에 글로벌 감각도 갖춰

조은아 기자공개 2023-03-15 07:39:17

[편집자주]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에서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하면 가장 큰 회사다. 갈 길이 가장 바쁜 회사이기도 하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모빌리티 플랫폼 공급자'로 전환하기 위해 2025년까지 3년간 전동화·자율주행 등에 최대 1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기술 확보에서 누구보다 앞서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그 어느 때보다 어깨가 무거운 현대모비스의 핵심인물 면면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3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FTCI가 뭐하는 곳인가요?" 올해 초 현대모비스 FTCI에서 직원 채용 공고가 올라오자 블라인드에 해당 질문이 올라왔다. 답변 중에 눈길을 끈 게 있다. '그림만 그리는 곳.'

FTCI. Future Technology Convergence Institute. 해석하면 '미래기술융합'을 의미하는 이 낯선 조합은 올해 초 현대모비스에 처음 생긴 조직의 이름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말그대로 미래 기술을 연구한다. 그림만 그린다는 건 당장 상용화되기 어려운 기술을 밑그림부터 그린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존 R&D부문장을 맡고 있던 천재승 상무가 이끌고 있다.

◇전시회마다 참석해 신기술 소개...부쩍 커진 존재감

현대모비스 임직원 수는 1만명을 훌쩍 넘는다. 현대차, 기아를 빼면 현대차그룹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한국을 비롯해 21개국에 생산거점, 연구거점, 물류거점을 두고 있는 글로벌 6위 부품사이기도 하다.

회사의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CEO(최고경영자)부터 이를 뒷받침하는 CFO(최고재무책임자), 구매를 이끄는 구매부문장 등 어느 자리의 그 누구도 중요성에선 뒤처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현대모비스 안팎에서 현대모비스의 미래를 보여주는 상징적 인물로 천재승 상무를 꼽곤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현대모비스는 각종 박람회나 전시회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이 자리마다 천 상무는 조성환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빠지지 않고 등장해 직접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올해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 참석했다. 글로벌 전자회사, 자동차회사, 부품회사가 제각각 신기술을 뽐내는 장에서 천 상무가 얼굴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FTCI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R&D부문장이었으나 올해 초 현대모비스가 연구개발 조직을 일부 개편하면서 R&D부문이 없어지고 FTCI가 새로 만들어졌다. 현대모비스는 전통적인 자동차부품 연구개발 외에도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새로운 분야를 융합하는 다양한 선행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데 바로 그 역할을 FTCI가 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시도하지 않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쉽게 말하면 영화에나 나올 법한 기술들을 개발하는 곳이다. 기존 R&D부문도 비슷한 역할을 했으나 이름에서는 맡은 역할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판단 아래 간판을 교체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으로는 2021년 처음 공개돼 화제를 모았던 이른바 '크랩 주행'이 있다. 네 바퀴가 180도까지 회전이 가능해 마치 게가 움직이듯 차를 옆으로도 움직이게 하는 기술이다.

조성환 사장은 자동차의 미래를 로봇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이를 구현하는 역할을 FTCI가 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대격변기를 맞아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있는 현대모비스에서 천 상무의 존재감이 높아진 이유 역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전통 엔지니어 출신, 글로벌 감각도 갖춰

천 상무는 1972년생으로 서울 용산고를 졸업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정밀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기계공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이후 2004년 바로 현대모비스로 입사해 20년 가까이 회사에 몸담고 있다.

전공에서 알 수 있듯 전통 엔지니어다. 현대모비스에 입사한 뒤에서 책임연구원을 맡으며 브레이크를 비롯해 전통 자동차부품 관련 연구에도 오랜 기간 몸담았다. 해당 경험이 구현 가능한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뒷받침이 됐다.

임원에 오르기 직전인 2017년까지는 EPB(전자제어식 파킹 브레이크)설계팀장을 지낸 경험도 있다. 현대모비스는 2011년 독자개발한 EPB를 기아 K7에 처음 적용하기 시작해 다양한 차종에 확대 적용하면서 점차 기능을 개선하고 있는데 해당 팀을 1년 반가량 이글었다.

이후 3년 동안 유럽연구소장도 지냈다. 이때부터 미래 기술에 역량을 쏟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연구소는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등 신기술 연구개발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곳이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기초선행랩장을 지낸 뒤 R&D부문장에 선임됐다. 처음 임원에 이름을 올린 건 2018년 이사대우로 승진하면서다. 2019년 이사대우와 이사, 상무 직급이 통합돼 상무가 됐다.

전통 엔지니어지만 그 역시 조성환 대표이사 사장과 마찬가지로 현대모비스의 미래는 소프트웨어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지난해 CES에서 "자동차 산업 자체에서 기존 제조기반이 점점 전자화되고, 소프트웨어가 중요시되고 있다"며 "테크 기업을 포함해 어디든 경쟁사가 될 수 있고 특히 소프트웨어 기업이 현대모비스의 경쟁사로 느껴진다"라고 말한 바 있다.

평소 후배 직원들과 격의 없이 지내며 친화력을 갖춘 유쾌한 성격으로 전해진다. 각종 전시회 등에서 직접 발표를 맡고 사내 방송에도 직접 참가할 정도로 대외 활동에도 활발하다. 영어에도 능통하고 글로벌 감각 역시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시각으로 2023년 1월 5일 열린 CES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발표자로 나선 (오른쪽부터)조성환 사장, 천재승 FTCI(미래기술융합) 담당, Jeffrey Helner 북미연구소 기술팀장이 '엠비전TO'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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