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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b & Lab]"제이오 CNT의 원가경쟁력과 생산성은 세계 최고"②장동식 기술총괄(CTO) 사장 인터뷰

안산(경기)=김혜란 기자공개 2023-03-31 09:5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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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이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든, 출발점은 Fab(공장)과 Lab(연구소)다. 여기에서 얼마나 고도화된 공정 개발이, 기술 연구가 이뤄지느냐가 최종 제품의 질을 좌우한다. 더벨이 기업의 산실인 제조 공장과 연구·개발(R&D) 센터 현장을 찾았다. 또 Fab과 Lab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와 연구소장, 엔지니어 등을 직접 만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8일 10: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탄소나노튜브(CNT)는 2차전지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로 CNT 특성을 구현하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원가경쟁력과 생산성이 중요합니다. 제이오는 (국내·외 경쟁사와) 공정과 재료가 전혀 다르고 가격경쟁력이 월등하다는 점이 차별화된 경쟁력입니다."

2차전지 배터리 분야에서만 30년 넘게 일한 전문가 장동식 제이오 기술총괄(CTO) 사장(사진)은 "제이오는 경쟁사에 비해 압도적인 원가경쟁력과 생산성을 갖추고 있어 투자비도 30% 적게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회사의 앞으로 성장성은 더 밝다"고 힘주어 말했다.

장 사장은 1983년부터 삼성SDI에서 30여년을 몸담으며 연구소장까지 지낸 뒤 반도체·2차전지 전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BNW인베스트먼트, 양극재 기업으로 유명한 에코프로비엠 등기이사 등을 지낸 인물이다. 작년 9월부터는 CTO로 제이오에 합류해 기술연구소를 총괄하고 있다.

장 사장은 더벨과의 첫 인터뷰에서 "전 세계에서 단일벽(Single Wall), 소수벽(Thin Wall), 다중벽(Multi Wall) 탄소나노튜브(CNT)를 다 제조할 수 있는 회사는 제이오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제이오는 음극재용 단일벽 CNT(SWCNT) 개발을 마치고 양산도 준비 중이다.

2차전지 배터리 주요소재인 양극재나 음극재는 전기전도성이 떨어져 전기 흐름을 돕는 도전재가 꼭 필요하다. 도전재의 전기전도성이 높을수록 저항이 줄기 때문에 도전재 성능이 곧 배터리 성능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은 도전재로 카본블랙이 쓰였고 일본 기업이 시장을 주도했으나 차세대 소재인 CNT만큼은 제이오가 글로벌 시장을 선점했다는 게 장 사장의 설명이다.

장 사장과의 인터뷰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 제이오 안산사업장(제1공장)에서 이뤄졌다.

◇삼성SDI, BNW인베에서부터 이어진 제이오와의 인연

장 사장이 제이오에 합류한 지는 이제 7개월 정도됐지만 사실 제이오와의 인연은 꽤 오래됐다. BNW인베스트먼트 부사장으로 일하던 2014년, 제이오의 성장성을 알아보고 투자처로 일찌감치 점찍었다. 하지만 실제 투자는 그로부터 5년 뒤인 2019년에서야 이뤄졌다.

기업에 투자하려면 성장 포인트를 출자자(LP)들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당시엔 제이오 투자자를 모으기엔 역부족이었단 게 BNW인베스트먼트의 판단이었다. 장 사장은 "제이오의 연구·개발(R&D), 경영 전반을 도와 투자할 만한 회사로 성장시킨다면, 어느 시점이 되면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장 사장의 안목대로 제이오는 2차전지용 CNT 사업에 진출해 존재감을 점차 키워나갔다.

1994년 설립된 제이오는 출범 직후 CNT를 연구해왔으나 2차전지용 CNT를 검토하기 시작한 건 2013년부터다. CNT의 튜브형태가 만들어지려면 촉매가 반드시 필요하다. 당시만 해도 촉매로 철이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었는데, 철은 전압강하로 불량을 일으키는 치명적 약점이 있었다. 제이오는 세계 최초로 철 대신 코발트로 대체한 '비(非)철계 탄소나노튜브'를 개발하면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점차 벌려 나갔다.

장 사장은 "제이오는 양극재에 들어가는 코발트 촉매로 CNT를 양산화 한 최초의 회사"라며 "아직도 중국은 대부분 철계 촉매를 쓰고 이제 조금씩 따라오기 시작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2014년 말 비철계 탄소나노튜브 개발에 성공했으나 다음 문제는 낮은 양산성이었다. 당시 제이오의 CNT 생산능력(캐파·CAPA)은 송도 본사 공장의 30톤에 불과했다. 전지 회사에 공급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우선 회사가 보유한 현금으로 급하게 100톤을 증설한 다음 BNW인베스트먼트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2020년 100억원을 투자받아 안산 신공장을 지으며 캐파 300톤을 확보했다. 그 이듬해 300억원을 추가로 유치해 1000톤으로 증설을 완료했다. 이때는 고객사인 SK온(당시 SK이노베이션)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소수벽·다중벽 CNT 세계 최고 경쟁력…일본 시장 적극 공략
사진=제이오 홈페이지
CNT는 탄소원자가 육각형 구조로 연결돼 튜브형태를 띤다. '탄소벽(Wall)'이 적을수록 저항이 좋고 특성이 좋아지지만 양산이 까다롭고 가격이 비싸다. 다중벽(MWCNT)의 경우 탄소벽 수가 8~15개다, 소수벽(TWCNT)은 3~5개다. 탄소 벽이 하나면 단일벽이다.

양극재 도전재로는 MWCNT가 주로 쓰인다. 물론 SWCNT도 쓰일 수 있으나 가격이 너무 비싸 경제성이 없다. 음극재의 경우 양극재와 달리 TWCNT SWCNT만 쓰이는데, SWCNT는 러시아의 옥시알(OCSiAL)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단일벽의 경우 공정 난도가 높아 비싸다는 게 단점이다. 제이오는 TWCNT로 대응하고 있는데, 옥시알의 단일벽 가격의 10%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음극재 CNT의 경우도 단일벽으로 가는 게 방향이다. 장 사장은 "올해 음극재 단일벽 CNT 양산 라인을 깔 것"이라며 "개발이 완료됐기 때문에 양산해서 팔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옥시알의 경우 러시아 제재를 받고 있다"며 "단일벽 CNT 시장에서 (제이오에)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제이오의 주요 고객사는 SK온, 스웨덴 노스볼트, 중국 닝더스다이(CATL), 비야디(BYD) 등이다. 경쟁사로는 LG화학과 금호석유화학이 있다. 앞으로 과제는 국내와 일본 배터리사들과의 거래관계를 넓히는 것이다. 특히 파나소닉 등 일본 배터리사는 여전히 기존 카본블랙을 도전재로 쓰고 있는데, 앞으로 CNT로 대체할 것인 만큼 제이오 입장에선 노려볼만한 큰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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