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의 '조용한' 골관절염 NDA 전략 노림수는 성분 등 정보 공개 제한→ 10년 넘게 닫힌 적응증 공략 위한 속도전 주력
최은수 기자공개 2023-04-13 10:48:53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1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케미칼이 골관절염 치료제 라인업 추가를 위한 'SKCPT(가칭)'의 신약품목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다. 메디포스트의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 이후 신약 출시 명맥이 끊겼던 골관절염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엿보려는 모습이다.회사 측이 개발 중인 신약에 대한 정보 공개를 제한하는 만큼 세부 성분명이나 타깃 시장 등은 추후 품목허가 절차를 거쳐야만 확인이 가능하다. 앞서 골관절염 시장이 줄기세포 이슈로 허가 사례 없이 혼탁해진 상황을 적기로 판단한 모습이다. 임상 속도를 기존 대비 대폭 높여 경쟁 문턱이 낮아진 시장을 빠르게 공략하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기존 목표 임상 기간 대폭 단축+유의성 확보하며 품목허가 속도전
SK케미칼은 10일 공시를 통해 자사의 골관절염 치료제 'SKCPT'의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SKCPT는 2021년 1월 28일부터 2022년 5월 19일까지 총 278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골관절염 환자에게 SKCPT 투여 후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이 결과를 식약처에 부쳐 약 10년 만의 골관절염 신약 출시를 노린다.
당초 SK케미칼이 제시했던 임상 수행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추적관찰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분석해 허가당국에 품목허가신청을 제출하기까지 약 반년 가량을 소요하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신약 출시 타임라인은 내년 하반기를 가리키고 있었다.
하지만 SK케미칼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부터 임상 속도를 올리며 목표 기간을 1년 반이나 단축시켰다. 목표시험대상자 수가 270명이 넘는 대규모 임상이었지만 서울아산병원·서울대학교병원·연세대학교세브란스병원 등을 포함한 총 14개의 임상실시기관을 확보하면서 모집 및 수행 속도 제고에 힘썼다.
임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도출된 것도 이번의 신약허가 전략의 마중물로 작용했다. 1차 유효성 평가에서 시험군과 대조군은 임상시험용의약품 투여 후 84일 시점에 베이스라인(Baseline)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관절기능 및 통증 지수(K-WOMAC pain subscale)가 감소했다. (시험군: p<0.0001, 대조군: p<0.0001, 군간: p=0.2918).
안전성 평가의 경우 이상 반응은 전체 모집환자 278명 중 64명(23.02%, 89건)에서 발생했다. 세부적으로 시험군이 26명(19.12%, 37건), 대조군이 38명(26.76%, 52건)으로, 대조군 대비 시험군의 발생 비율이 29%(7.64% 포인트) 낮았다.
◇스테디셀러 조인스정 뒷받침할 라인업 확장 전략에 무게
SK케미칼이 SKCPT의 품목허가를 따내면 약 10년 만에 골관절염을 적응증으로 하는 신약이 탄생하게 된다. 골관절염 치료제는 대세 치료기술(모달리티)이었던 줄기세포가 여러 임상 및 효능 이슈에 부딪히며 출시 답보 상태에 빠졌다. 마지막 출시 제품은 2012년 메디포스트의 카티스템으로 확인된다.
SK케미칼은 SKCPT의 성분 및 제원을 외부로 알리지 않는 전략을 택했다. 다만 업계에선 SKCPT의 성분은 SK케미칼이 약 20년 전에 출시한 천연물신약 조인스정과 같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같은 분석은 줄기세포 기반 치료제가 지속적으로 신약허가 문턱을 넘지 못했던 점, 해당 제품이 경구용(필름코팅정) 제제로 개발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조인스정의 성분명과 SK케미칼이 2021년 SKCPT 임상 3상에 앞서 출원한 약물 특허와 닮은 점도 이같은 사정을 뒷받침한다. SK케미칼의 조인스정은 국내에서 개발된 천연물 골관절염 치료제 중 처음으로 누적 매출 5000억을 돌파한 치료제다. 출시 후 20년 간 판매된 조인스정의 총 수량은 약 12억5000만정에 달한다.
당시 SK케미칼은 '관절염 등의 치료 또는 개선에 유용한 위령선, 괄루근 및 하고초의 생약 추출물을 고함량 포함하는 제제, 바람직하게는 정제에 관한 고함량의 천연물 유래 유효성분을 포함하는 약학 조성물' 특허를 따냈다. 해당 특허에는 유효 성분을 고함량 포함하면서도 크기가 작아 복약 편의성이 우수하다는 내용도 담겼다.
SK케미칼의 스테디셀러인 조인스정의 주요 성분 또한 천연물이다. 조인스정은 2002년 600여 가지의 천연물 성분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평가·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통증과 염증을 낮추는 3가지 유효성분인 위령선, 괄루근, 하고초를 주성분으로 선정해 개발한 골관절염 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았다.
SK케미칼 관계자는 "해당 파이프라인과 관련한 정보는 자사 사업화 전략상 대외적으로 알릴 수 있는 부분이 제한된다"면서도 "이번 품목허가 신청은 SK케미칼 골관절염 치료제의 라인 확장 측면에서 개발되는 품목에 대한 건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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