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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은 지금]아픈 손가락 중국사업, '문유' 성공에도 여전히 계륵④현지 플랫폼에 밀려 부진, 그룹 지원도 제대로 못 받아

원충희 기자공개 2023-04-17 08:52:02

[편집자주]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 한 축은 웹툰·웹소설 등 스토리 콘텐츠다.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을 거친 뒤 해외진출 첨병으로 삼았다. 이제는 스토리 콘텐츠의 영상화 등 원소스 멀티유즈를 통해 '마블' 성공 신화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네이버웹툰은 제2의 마블이 될 수 있을까. 이들의 현재 성과를 진단하고 미래 사업 방향을 가늠해 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2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웹툰의 중국사업을 담당하는 네이버웹툰컴퍼니는 계속된 적자에 시달리며 자생력이 의심되고 있다. 중국시장은 지식재산권(IP) 개념이 약한데다 현지 플랫폼이 강세를 띠고 있어 국내 웹툰업계의 볼모지로 꼽힌다.

다만 지난해 '문맨(원작명 문유)' 등 네이버웹툰 원작을 영상화한 작품이 중국시장에서 흥행하면서 숨통이 조금 열렸다. 네이버웹툰으로선 아직 수익성을 논하기 어렵지만 2차 창작물 성공 가능성이 있는 만큼 중국시장에는 적극적이지도, 놓지도 못하는 계륵이다.

◇미국·일본 휩쓴 네이버웹툰, 중국에선 부진

네이버는 2017년 5월 웹툰사업을 물적 분할해 '네이버웹툰컴퍼니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그러던 중 글로벌 진출 강화를 위한 웹툰 계열사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웹툰컴퍼니는 2020년 8월 중국 자회사 관리와 중국사업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을 인적 분할했다. 이 부문은 네이버웹툰 유한회사(옛 웹툰엔터테인먼트코리아)에 흡수 합병돼 지금의 네이버웹툰이 됐다.


현재 중국관련 사업만 남은 네이버웹툰컴퍼니는 웹툰 계열사 지배구조에서도 제외됐다. 웹툰사업이 모두 미국 웹툰엔터테인먼트 산하에 있는 반면 네이버웹툰컴퍼니는 네이버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2020년 영업손실 35억원, 당기순손실 756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2021년(영업손실 6억원, 당기손실 47억원)은 물론 작년에도 22억원 당기순손실을 냈다. 매출은 15억~21억원 수준이다.

그룹 차원의 지원도 네이버웹툰에 맞춰져 있다. 지난 2년간 네이버웹툰이 3800억원의 유상증자를 받는 동안 네이버웹툰 컴퍼니는 20억원 증자와 150억원 단기차입 지원을 받았다. 증자는 모회사인 네이버가, 단기차입은 네이버웹툰이 해줬다. 5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네이버웹툰에 지원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네이버웹툰컴퍼니가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중국시장이 그만큼 한국 웹툰업계 입장에서 볼모지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인터넷 규제가 강한데다 IP 의식이 약하다. 네이버의 메신저 서비스 '라인'이 중국에서 갑자기 서비스 중단된 적도 있고 불법 웹툰도 많이 나돈다.

또 콰이칸만화와 텐센트 애니메이션 및 웨이보 애니메이션, 샤오밍타이지 산하의 즈인만커, 만커잔, 만화타이, 아이사만화, 선만화, 아이요우만, 쿠만만화 등 현지 플랫폼이 웹툰시장을 쥐고 있다. 글로벌 만화시장의 메인스트림인 미국과 일본에서 1위를 차지한 네이버웹툰이 중국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문맨 성공에도 적자 지속, 아직은 '계륵'

그러던 중 '마음의 소리'로 유명한 조석 작가의 작품 '문유'가 지난해 중국에서 영화(작품명 문맨)로 만들어지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개봉 3일 만에 10억위안(약 2000억원) 매출을 달성하고 7000만 관객을 끌어모아 중국 박스오피스 2등에 오르는 등 초대박이 났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경계감이 강한 중국 미디어에서도 원작이 한국 만화라는 것을 빼놓지 않고 소개했다.

웹툰 원작이 영상화돼 해외시장에서 성공했다는 것은 네이버웹툰으로선 호재다. 다만 또 다른 숙제를 남겼다. 2차 창작물 수익에서 작가는 판권료 등을 받으나 영화 제작에 직접 투자하지 않은 네이버웹툰으로는 얻는 게 별로 없기 때문이다.

문맨 성공 이후 중국 내에서 한국 웹툰에 대해 애니메이션이나 영상화 움직임이 좀 있다는 게 다행스런 부분이다. 원작을 궁금해하는 중국 사용자들을 위해 중국어로 번역된 작품을 서비스할 필요성도 생겼다. 이러다보니 중국시장은 아직 손실만 있고 놓지 못하는 계륵이다.

네이버가 웹툰 계열사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중국사업 부문을 떼어내 따로 둔 것은 웹툰엔터테인먼트의 미국 상장을 염두에 둔 행보로 읽혀진다. 미국과 중국 간의 글로벌 패권을 둘러싼 갈등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미국 증시 상장을 준비하는 회사에 중국 계열사를 뒀다가 두 나라 사이에 끼일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아울러 흑자전환을 하지 못한 중국사업이 웹툰엔터테인먼트 밸류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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