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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 탈탄소 드라이브]HMM의 선택은 '메탄올', 선대 개편 2050년 대비 시작①스크러버→LNG→메탄올 지속투자…현금예금 15조 앞세워 5개년 투자 순항 전망

강용규 기자공개 2023-04-19 15:18:21

[편집자주]

해상 환경규제가 강력해지며 해운사들은 차세대 선박연료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아직 규제에 대응할 솔루션들의 검증은 부족하지만 2050년의 규제도 해운사들에게는 가시권이다. 해운시황이 가라앉는 상황에서 선대 친환경화를 위한 투자 역시 부담스럽다. 더벨은 국내 해운사들의 친환경 선박 투자전략 및 각 사별 재무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7일 1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MM은 선대의 친환경 전환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해운사로 평가된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에 맞춰 스크러버(황산화물 세정장치) 설치 선박이나 LNG 추진선을 꾸준히 확보해 왔으며 최근에는 메탄올 추진선을 발주하는 등 2050년의 환경규제에 대한 대비에도 나서기 시작했다.

HMM의 투자 기반은 15조원에 이르는 보유 현금이다. 여기에 부채 부담도 한껏 줄여 둔 상태다. 최근 컨테이너 해운시황이 침체기로 접어들고 있으나 친환경 투자를 통해 환경규제 대응 능력을 지속 강화하는 만큼 새 사업기회 확보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국제해사기구의 현존선박 에너지효율 설계지수 규제(EEXI)가 발효됐다. 총톤수 400톤 이상의 선박은 탄소 배출량을 2008년 평균 대비 20% 감축해야 한다. 사실상 대부분의 상선이 규제를 피해갈 수 없다.

EEXI 규제의 탄소 감축 기준은 2025년 30%, 2030년 40%, 2050년 70%로 갈수록 강력해진다. 다만 물동량이 많은 컨테이너선에 대해서는 2025년의 규제가 2022년부터 시행됐다.

이보다 앞서 국제해사기구는 2020년 선박연료유의 황산화물 함량을 기존 3.5%에서 0.5%로 제한하는 규제도 실시했다. HMM은 2020년의 규제가 발효될 때부터 해상 환경규제의 강화에 대응해 왔다.

HMM은 2020년 2만4000TEU(20피트 컨테이너 적재량단위)급 컨테이너선 12척, 2021년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각각 인도받았다. 2024년에도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인도받을 예정이다. 이들은 모두 스크러버(황산화물 세정장치)가 설치된 선박이다.

선박연료유 황산화물 함량규제와 탄소배출량 감축규제는 별개의 규제다. 스크러버는 전자에 대응할 수 있으나 후자에는 대응할 수 없다. 다만 HMM은 미래를 내다봤다. 2020~2024년 인도 일정의 컨테이너선 32척은 모두 LNG 레디선(LNG 추진선으로 개조할 수 있는 선박)이다. LNG추진선은 ESD(에너지저감장치)와 병용하면 2030년의 탄소배출량 40% 감축 규제에까지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HMM은 지난해 7월 2026년까지 5년 동안 15조원을 투자해 선대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컨테이너선 선단을 당시 82만TEU에서 120만TEU로, 벌크선 선대를 19척에서 30척으로, 탱커 선대를 10척에서 25척으로 각각 늘리는 것이 투자계획의 골자다.

눈길이 가는 것은 새로 확보할 선박들 중 사선(직접 소유한 선박)의 경우 2050년의 규제에 맞춘 저탄소 선박으로 발주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LNG 이후의 탈탄소 선박연료로 여겨지는 수소, 암모니아, 메탄올 중 HMM은 '일단' 메탄올을 선택했다. 수소와 암모니아가 아직 검증되지 않은 반면 메탄올은 국내 조선사 HD한국조선해양이 선박 건조이력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2월 HMM은 9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9척을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 현대삼호중공업에 7척, HJ중공업에 2척씩 나눠 맡겼다. 총 발주 규모는 1조4000억원에 이른다. 앞으로 탈탄소 선박연료시장의 변화에 맞춰 선박 추진연료를 변경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뒀다.

해상 환경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선박의 확보는 해운사들에게 중요한 과제다.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선박 운항속도를 낮추지 않고서도 선대를 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규제 대응이 부족한 해운사 대비 더 많은 사업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말이다.

HMM이 5개년 투자를 지속할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HMM은 2022년 말 연결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량이 4조9802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당기손익인식 금융자산과 기타 유동금융자산, 기타 비유동금융자산 등 금융자산을 더하면 HMM의 현금여력은 2022년 말 기준 14조6871억원이다. 보유 현금만으로도 잔여 4년치 투자가 가능한 수준이다.

막대한 현금의 원천은 영업수익이다. HMM은 2020년 당시로서는 신기록에 해당하는 980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2011년부터 이어 온 9년 연속 적자행진을 끊었다. 다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2021년 7조3775억원, 2022년 9조9516억원으로 영업이익의 '연타석 홈런'을 쳤다. 이익 창출능력을 바탕으로 2019년 556.7%에 이르렀던 부채비율도 2022년 말 25.6%까지 낮췄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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