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 재무분석]한국지엠, 매출 13조 돌파…'북미' 수출이 효자GMNA 등 북미 관계사 매출 증가 영향, 국내 시장 점유율↑ 과제
양도웅 기자공개 2024-05-08 08:16:37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6일 15:5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지엠이 지난해 매출 13조원을 돌파했다. 2014년 이후 9년 만이다. 2년 연속 매출이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회복해가는 모습이다. 이러한 변화 배경에는 북미 수출 확대가 자리잡고 있다. 특히 북미 지역에 있는 지엠 관계사들에 대한 특수관계자 매출이 증가했다. 내수가 아닌 수출에 집중하는 전략이 계속 유효할지 주목된다.최근 공시한 한국지엠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3조7339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52%(4조7237억원) 증가했다. 2021년 6조9738억원으로 떨어진 매출을 2년 연속 끌어올렸다. 2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 증가율은 97%(6조7601억원)에 달한다. 2014년 이후 9년 만의 매출 13조원을 돌파하기도 하다.
매출 급증 원인은 '특수관계자 거래'다. 매출이 늘어난 지난 2년간 특수관계자 거래 규모가 증가했고 비중도 확대됐다. 특수관계자란 쉽게 말해 같은 그룹에 있는 다른 계열사나 지배주주가 출자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다른 기업을 말한다. 한국지엠 지분 구조는 보통주 기준으로 GM 계열사 3곳이 총 76.96%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지배주주는 GM이다.
한국지엠이 특수관계자와 거래로 올린 매출은 2021년 4조2303억원에서 2022년 6조2753억원, 2023년 11조5047억원으로 2년간 172%(7조2743억원)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특수관계자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61%에서 2022년 70%, 2023년 84%로 상승했다. 84%는 2002년 한국지엠 설립 이후 최고치다.
구체적으로 특수관계자 가운데 'GM North America(GMNA)'와 'GM of Canada Company'향 매출이 늘었다. 지난해 한국지엠이 두 곳과 거래로 올린 매출은 각각 10조740억원, 83496억원이었다. 전년대비 증가율은 각각 92%(4조8329억원), 113%(4436억원)였다. 한국지엠의 매출 13조원 돌파는 두 곳과의 거래 증가 때문이다.
GMNA와 GM of Canada Company는 법인명에서 보이듯이 미국과 캐나다 시장에 자동차를 판매하는 GM 계열사다. 지난해 북미 시장의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2501만대로 전년 대비 11%(257만대) 증가했다. 2019년(2733만대) 이후 최대 호황이었다. GM의 두 법인과 두 법인에 차량을 수출하는 한국지엠도 수혜를 입었다.
그간 한국지엠은 수출 판매를 통한 매출 반등 전략을 추진했다. 2013년 18조원을 넘긴 매출이 계속 떨어져 2021년 6조원대로 내려앉아 한국지엠은 그간 집중한 내수 시장이 아닌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이 전략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찾아온 북미 자동차 시장의 호황과 맞물려 효과를 냈다.
주목되는 점 역시 현재 성장세의 지속가능성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한국지엠의 매출 성장을 이끈 북미 시장의 성장세가 올해는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일단 올해 1분기 한국지엠 매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GMNA의 성적표는 준수하다. 최근 GM의 공시에 따르면 GMNA 매출액은 361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9.7%(32억달러) 늘었다.
한국지엠 측은 "올해 1분기 미국 소형 SUV 시장에서 GM의 시장 점유율은 40%에 육박한다"며 "쉐보레의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의 활약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두 소형 SUV는 한국지엠이 국내에서 생산해 GMNA 등에 수출 판매하는 상품이다. 한국지엠의 실적 증가세가 올해도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가운 소식이 계속되고 있지만 과제가 없는 건 아니다. 바로 내수 시장이다. 해외에 있는 특수관계자 매출 의존도가 증가했다는 건 반대로 내수 시장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다. 2016년 9.9%였던 한국지엠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2%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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