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는 왜 차에게 '게 걸음'을 가르칠까 'e-코너 시스템' 아이오닉5, 일반도로 주행 성공…글로벌 최초
허인혜 기자공개 2023-04-24 08:36:36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3일 13: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운전자에게 난제를 꼽으라면 주차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가 많다. 한정된 주차공간 안에서 전진과 후진의 적절한 조화를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라서다.이렇게 주차가 어려운 이유는 네 바퀴가 기계식으로 조작되기 때문이다. 네 바퀴의 움직임이 연동되는 만큼 자유로운 주행에 한계가 생기고, 그만큼 주차가 쉽지 않다.
현대모비스가 찾은 해법은 '게 걸음'이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e-코너 시스템을 탑재한 아이오닉5가 일반도로 주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 서산 주행시험장과 인근 도로를 달렸다.
e-코너 시스템은 각각의 코너에 설치된 바퀴가 전자동화 됐다는 뜻을 담았다. 구동 모터와 조향 기능, 전자식 브레이크 시스템을 통합 모듈화한 뒤 각각의 바퀴에 탑재했다. 바퀴마다 독립적인 움직임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전기 신호로 바퀴 각각을 조향하고 제동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현대모비스의 e-코너 모듈 업력은 짧지 않다. 2017년 e-코너 모듈이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2018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바퀴로 구현된 e-코너 모듈을 보여줬다. 5년이 지난 2023년 e-코너 모듈이 장착된 완성차가 도로를 달렸다.
e-코너 시스템의 핵심인 인휠 기술 개발은 그보다 훨씬 앞선 2010년부터 시작됐다. 인휠시스템은 차량의 각 바퀴를 모터가 직접 제어하는 기술로 구동모터와 제어기 기술 모두 현대모비스가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시현에 나선 e-코너 시스템 실증차는 크게 네 가지 기술을 선보였다. 바퀴를 90도로 접어 게처럼 옆으로 움직이는 '크랩 주행'과 네 바퀴를 각각 다른 각도로 틀어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제로턴' 등이다.
45도 각도로 달리는 '사선 주행'과 운전자가 지정한 차량 내외부 임의의 위치를 중심축 삼아 원하는 각도만큼 차량을 회전시키는 '피봇턴'도 구현했다. 이 기술들을 활용하면 평행주차와 막다른 골목을 빠져나오는 어려움이 바로 해소된다. 앞차 추월과 전면주차에도 도움을 준다.
e-코너 시스템 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자율성 확대 때문이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본래 바퀴를 제어하던 파워트레인이나 엔진 등의 사용이 불필요해지기 때문에 내부 디자인에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크게 넓어진다. 굳이 운전석을 전면부 좌측에 둘 필요도 없어지는 셈이다.
자율주행에도 e-코너 시스템은 필수 요소다. 운전자의 개입이 줄어드는 만큼 차량의 독립적인 제어 기술이 중요해져서다. 현대모비스가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선보인 자율주행 콘셉트카 엠비전 TO에도 e-코너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완성차가 e-코너 시스템을 활용해 일반 도로를 주행한 것은 세계 최초다. 현대모비스는 앞으로 5년 안에 e-코너 시스템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이르면 2027년 상용화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경남제약 품는 휴마시스, 유통네트워크·진단키트 '시너지'
- [Company Watch]글로벌텍스프리, 프랑스 자회사 '적자 전환'
- [Red & Blue]'주목도 높아지는 폐배터리' 새빗켐, 침묵 깨고 반등
- [HLB '리보세라닙' 미국 진출기]시장 우려 불식 나선 진양곤, 갑자기 마련된 기자회견
-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경영권 지분 매각'으로 선회
- 한양, 만기도래 회사채 '사모채'로 차환한다
- 동인기연, 'GS 출신' 30년 베테랑 전호철 상무 영입 '성장 방점'
- 에스트래픽, 적자 '일시적 현상'... 2분기 수익개선 기대
- [Company Watch]'자회사 회생신청' 투비소프트, 성과 없는 신사업
- '크라우드 펀딩' 와디즈, '테슬라 요건' 상장 추진
허인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중견해운사 사이클 점검]고려해운, '40년만의 적자' 실망할 필요 없는 이유
- [중견해운사 사이클 점검]짧은 호황, 긴 불황…중견해운사의 '큰 파도' 대응책은
- 방산기업의 'Mr. Right'
- [2024 공시대상기업집단]1년 만에 바뀐 해운사 운명…주요 그룹 순위 하락
- [방산기업 국산화율 톺아보기]'K2' 산실 SNT모티브, 기관총으로 수출 정조준
- [Earning & Consensus]"땡큐 직구" 택배·CL·글로벌 모두 키운 CJ대한통운
- [방산기업 국산화율 톺아보기]'K방산 터줏대감' 풍산, 탄약 넘어 드론까지
- [방산기업 국산화율 톺아보기]"엑설런스 인 UAV" 대한항공, 무인기 선두된 사연
- [방산기업 국산화율 톺아보기]LIG넥스원, 첨단기술·국산화율 90%의 '양립'
- 실적 호조 금호타이어, 해외법인 줄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