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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재무라인의 자질 [thebell note]

문누리 기자공개 2023-04-27 08:12:49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5일 08:1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회사 재무부서는 지원금이 넉넉한데도 대부분 밖에서 안 먹고 구내식당에서 해결할 정도로 회사 돈을 본인 돈처럼 아낀다." 지난주에 만난 SK주식회사 관계자는 재무실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고금리, 물가인상으로 판매관리비 등 비용 이슈가 대두되는 가운데 재무라인부터 진정성있게 곳간을 알뜰히 꾸려나간다는 의미였다. 각 사업부에 비용을 줄이자고 말만 하지 않고 행동까지 일치시키는 언행일치, 솔선수범의 사례다.

이 관계자가 화두에 올린 진정성은 SK그룹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가치 중 하나다. '인테그리티(Integrity)'라는 단어로 주로 언급된다. 다른 성분이 섞이지 않고 안과 밖이 같은 순전함, 인격적 통합성, 무결성, 성실성, 일관성 등을 뜻한다.

최근 SK이노베이션 등 일부 주요 계열사가 주가, 탄소배출량 등 ESG 목표 달성 여부에 성과급을 연동시키기로 결정한 배경에도 인테그리티가 숨어있다. 임직원 성과급 금액을 결정하는 핵심성과지표(KPI)를 SK에선 크게 사회적가치(SV)와 경제적가치(EV)로 나누고 있다. 관련 지표 중 주가의 비중이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이는 이윤을 추구하는 동시에 사회적 인정까지 받는 인테그리티의 표본이 주가라고 봤기 때문이다.

인테그리티는 승진 평가 시에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1991년부터 SK맨으로 줄곧 그룹에 몸담아온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성형 사장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가치다. 특히 재무를 책임지고 있는 만큼 본인뿐 아니라 부서원 모두가 이 같은 기조를 새기는 분위기다.

이 사장 뒤를 잇는 대표적인 재무라인이 2019년부터 재무1실장을 역임한 채준식 부문장이다. 그는 최근 인사에서 재무부문장에 선임됐다. 자금관리 업무를 총괄해온 성과를 인정받아 직책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권병돈 재무전략실장도 비슷한 이유로 같은 시기 신규 승진했다.

SK주식회사 관계자는 "CFO뿐 아니라 주요 재무라인 리더 등 부서 전체가 본인부터 회사 비용을 절감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같은 기조의 최대 수혜자는 이 사장, CFO 본인이다. 지난해 최태원 회장이 '파이낸셜 스토리'를 강조하자마자 가장 먼저 승진시킨 인물이다. 경영 불확실성에 대비해 CFO에 힘을 실어주는 차원이기도 했지만 이 사장 스스로가 조직 내 인테그리티를 발현하는 인물로 평가된 영향도 있다.

"모든 최고경영자는 직접 스토리텔러가 되어야 한다"는 최 회장의 발언처럼 이 사장은 CFO로서 직접 곳간의 스토리를 쓰고 있다. 승진과 함께 사업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PM) 부문장까지 겸직하면서 어깨가 무거워졌지만 훈훈한 대내외 평가처럼 앞으로도 진정성있는 기조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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