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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b & Lab]"자율주행차의 '눈' 이미지센서 기술 진화 이끈다"픽셀플러스 R&D의 핵심, 기술연구소 김영웅 연구소장 인터뷰

김혜란 기자공개 2023-05-08 13:5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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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이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든, 출발점은 Fab(공장)과 Lab(연구소)다. 여기에서 얼마나 고도화된 공정 개발이, 기술 연구가 이뤄지느냐가 최종 제품의 질을 좌우한다. 더벨이 기업의 산실인 제조 공장과 연구·개발(R&D) 센터 현장을 찾았다. 또 Fab과 Lab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와 연구소장, 엔지니어 등을 직접 만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3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시스템 반도체 중 하나인 '이미지센서'가 더 많은 곳에, 더 많이 필요해진다. 로봇과 자율주행자동차, 페쇄회로(CCTV) 등에서 AI가 구현되려면 일단 외부 시각 정보를 받아들이는 이미지센서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미지센서는 쉽게 말해 카메라에서 사람 눈의 망막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토종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가운데 2000년부터 20년 넘게 이미지센서 개발에 집중해 온 기업이 있다. 바로 픽셀플러스다. 회사는 특히 자동차전자장비(전장)용 '씨모스 이미지센서(CMOS Image Sensor·CIS)'에 특화돼 있다. 주력 제품은 블랙박스와 전·후방 카메라, 서라운드뷰(SVM, Surround View Monitor)카메라 등에 들어가는 자동차용 CIS다. 자율주행자동차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들이다.

픽셀플러스의 연구개발(R&D)를 책임지는 기업부설연구소를 찾아 김영웅 연구소장(사진)과 만났다. 연구소는 AI 기능을 탑재한 이미지센서를 새롭게 개발하는 등 4차산업 고도화에 맞춰 제품의 진화를 이뤄내고 있었다.

◇픽셀플러스의 경쟁력은

팹리스의 경쟁력은 R&D 역량에 달렸다. 픽셀플러스의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인원 112명 중 60%가량인 65여명이 배치됐을 정도로 연구소는 회사 내에서 크고 중요한 조직이다.

연구소의 지속적인 R&D 덕에 해외 시장에서 통하는 기술력을 갖추게 됐다. 픽셀플러스는 수출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 69%에 달할 정도로 높다. 주력 제품 중 하나인 블랙박스용 CIS는 국내 외에 대만과 중국 시장에 수출하고 있고, SVM에 들어가는 CIS는 일본 완성차 기업에 공급한다.

지난해에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본 전장 시장을 처음으로 뚫었다. 전 세계 이미지센서 1위 기업인 소니가 지키고 있는 데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시장에 토종 팹리스가 진출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김 소장은 "고사양 제품에 주력하는 소니가 보지 않는 시장을 타깃으로 했다"며 "가성비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노렸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픽셀플러스의 경쟁력 중 하나로 이미지시그널프로세서(ISP·Image Signal Processor)까지 턴키(일괄수주)로 생산한다는 점을 꼽았다. 이미지센서와 ISP는 한 세트다. 이미지센서가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 에너지를 디지털 신호로 전환하면 ISP는 이를 영상 신호로 변환해 잡음을 제거하고 화질을 개선해 주는 역할을 한다.

김 소장은 "예를 들어 SVM이 작동하려면 센서와 ISP, SVM 컨트롤러 칩셋까지 일련의 조합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보통 다른 이미지센서 회사들 가운데 ISP, SVM칩까지 턴키로 하는 회사는 픽셀플러스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CIS 설계를 하고 있으나 모바일 카메라용 비중이 높다. 자율주행차 시대 개화와 함께 차량용 이미지센서가 중요해지면서 점차 대기업들도 이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장 시장 진입에 먼저 성공한 픽셀플러스는 사업다각화와 끊임없는 기술 진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연구소가 최근 집중하고 있는 연구 분야는 AI를 탑재한 ISP다. ISP에 AI 기술이 접목되면 이미지센서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김 소장은 "카메라의 센서는 다양한 노이즈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노이즈를 줄여주거나 어두운 환경에서도 밝게 해주는 등의 기능을 실시간으로 (이미지센서가 탑재된) 카메라가 알아서 처리할 수 있도록 딥러닝(스스로 학습)을 이용해 구현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구현을 위한 신경처리망장치(NPU)까지 직접 설계할지, 외주를 줄지에 대해선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외형 성장 노린다

픽셀플러스는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힘쓰고 있다. 올해부터는 국내 대기업의 가전 안에 픽셀플러스의 CIS가 들어간다. 그동안 전장용 CIS에 집중했다면 올해부터는 가전 쪽에서도 매출이 발생할 것이란 얘기다. 김 소장은 "가전 쪽에 진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가전 제품에 AI를 탑재하는 등 우리나라가 외국에 비해 혁신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기회가 생겼다"고 말했다.

4차산업 시대에는 에어컨, 의류관리기, 세탁기, 오븐 등 가전에도 CIS가 들어가는 등 활용처가 무궁무진하다. 예를 들어 오븐에 CIS가 설치되면 이미지센서가 색깔을 감지해 음식이 익었는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CIS가 고사양이 될수록 인간은 진화된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또 최근엔 이미지센서를 활용해 자동으로 수질을 검사하는 수질측정기도 국내 벤처기업과 공동 개발했다.

픽셀플러스의 R&D를 책임지는 기업부설연구소

김 소장은 픽셀플러스의 미래 성장 키워드로 '머신비전'을 꼽았다. 머신비전이란 카메라를 이용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조합, 인간의 시각과 판단 능력을 대체하는 기술을 말한다. 예를 들어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을 실현하려면 머신비전이 꼭 필요하다.

픽셀플러스는 ADAS를 가능하게 하는 탑승자 모니터링 시스템(Occupant Monitoring System, OMS)과 운전자모니터링시스템(Driver Monitoring System, DMS) 시장을 타깃으로 여기에 들어가는 이미지센서를 개발 중이다. DMS란 운전자가 졸고 있는지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지 등을 카메라가 계속 모니터링하고 경고음을 띄워주는 시스템을 말한다.

김 소장은 "유럽에서는 DMS 의무화 규제가 시작됐다"며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가 유럽에 차를 수출한다면 DMS 시스템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얘기다. 픽셀플러스도 이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DMS용 CIS 개발을 한창 진행 중이다. 이 밖에 연구소가 집중하고 있는 연구 분야는 밝고 어두운 부분 차이를 명확하게 해주는 'HDR(High Dynamic Range)' 기술이다. 자동차가 터널 등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나갔을 때 바로 볼 수 있게 하거나, 반대 상황을 가능하게 하려면 HDR이 고도화돼야 한다. 또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흔들림 없이 포착하는 글로벌 셔터 등 자동차 센서에 필요한 핵심 기술 등을 자체 개발하는 데 역량을 쏟고 있다.

김 소장은 "팹리스가 세트업체로부터 필요한 스펙을 2~3년 전부터 공유받고 거기에 맞춤형 반도체를 설계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이라며 "국내 팹리스를 육성하려면, 정부가 국내 세트업체들이 (반도체를) 국산 (팹리스의) 제품으로 대체할 만한 혜택을 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픽셀플러스 연구소 내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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