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6월 01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부터 국내 펀드레이징 시장 내 혹한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속적인 금리인상 기조로 기관투자자(LP)들의 투심이 냉랭해진 탓이다. 올해 들어 훈풍이 부는 듯 보이지만 본격적인 해빙기까지는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특히 신생PE에게 닥친 어려움은 더욱 매섭다. 가장 큰 원인은 루키리그의 부재다. 루키리그는 업력이 짧은 신생 하우스를 한데 모아 출자사업 중 일정 부분을 따로 경합해 출자하는 방식이다. 루키리그는 그간 프로젝트 펀드로 트랙레코드를 쌓은 신생PE가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었다.
이러한 루키리그가 소멸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중소기업중앙회 산하 노란우산공제(노란우산)가 신생 PEF 운용사를 대상으로 루키 부문의 출자사업을 진행했지만 적격 하우스가 없다는 이유로 루키리그에서 최종 GP를 선정하지 않았다.
올해 진행된 출자사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군인공제회는 올해 초 PE분야의 출자사업을 공고할 당시 루키리그로 2개 하우스를 선정키로 했다. 하지만 최종 결과에는 뽑힌 하우스가 없었다. 군인공제회가 정한 기준에 맞는 신생PE가 없었다는 게 이유였다.
현재 진행 중인 성장금융의 출자사업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간 루키리그를 두고 신생 하우스에 기회를 부여했지만 이번 출자사업에서는 이를 배제했다. 그렇다보니 신생PE와 중대형 하우스가 함께 경쟁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안정성을 택한 LP의 입장도 일면 이해한다. 자금이 마른 시장 환경 속에선 기한 내에 펀딩을 마무리 지을 수 있는 하우스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펀딩 역량이 높은 대형 운용사를 택하는 분위기가 짙다.
하지만 운용사 풀을 확대해야 하는 것도 LP의 과제 중 하나다. 루키리그의 부재가 고착화되면 역량 있는 신생 하우스도 발굴할 수 없다. 신생PE는 연륜은 있지만 매너리즘에 빠져 있기 쉬운 대형 하우스에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내 주요 플레이어다. PEF 시장 생태계의 선순환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루키리그의 부활이 절실한 때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인기가 식을 줄을 모르고 일본 애니메이션 최고 관객 기록을 갈아치웠다. 많은 이들이 루키 강백호의 성장을 지켜보며 카타르시스를 즐기고 있는 셈이다. 3040세대에게 슬램덩크는 단순한 만화가 아닌 그리웠던 시절에 대한 집단 기억이다. 슬램덩크를 모르던 1020 세대의 유입이 증가한 데다 여성의 비중도 남성을 추월하며 인기가 여전히 뜨겁다.
강백호의 성장 스토리는 경험 많은 안선생의 통찰과 안목, 루키를 향한 배려가 있기에 가능했다. 실패 확률을 낮추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경험만큼이나 미증유의 불확실성 시대에서는 새로운 관점과 민감성, 도전 정신을 가진 루키가 필요하다. 자본이 움직이는 PEF 시장은 더욱 그렇다. 시장을 뜨겁게 달굴 제2의 강백호를 기다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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