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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사 재무분석]자본력 앞세운 더본, 합병으로 자회사 부실 통제③자본잠식 푸드인큐·부실징후 제주더본 흡수합병…순익 유입에 부실 희석

이민호 기자공개 2023-06-09 07:36:52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1일 09:2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더본코리아는 탄탄한 자본력을 앞세워 국내 자회사의 재무건전성 악화에 따른 충격을 상쇄하고 있다. 지난해 자회사 푸드인큐 흡수합병으로 반영한 손실을 이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당기순이익으로 희석시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앞서 2018년에는 제주더본을 흡수합병해 부실 위험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도 했다.

◇국내 자회사 지분가치 32억…육류도매·주류도매·영상제작 다양

더본코리아는 앞서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중국을 중심으로 법인을 공격적으로 늘렸다. 하지만 코로나19 국면을 거치면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익성이 양호한 일부 법인만 남기고 다수 법인을 처분하는 작업을 거쳤다. 현재 해외 자회사는 중국, 일본, 미국에서 가동 중이다.


한 차례 구조조정을 거친 해외 자회사와 달리 더본코리아는 국내 자회사를 공격적으로 운영하지는 않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국내 종속기업은 육류도매업체 성림쓰리에이통상, 주류도매업체 푸드인큐(옛 동방유통상사), 기계장치 설치업체 디에스아이시스템, 영상제작업체 티엠씨엔터가 있다. 이들 종속기업은 모두 100% 자회사다. 국내 관계기업은 지분 22%를 보유한 주류 제조업체 시트러스가 있다.

더본코리아의 지난해말 별도 기준 전체 국내외 종속·관계기업 지분가치는 78억원으로 1년 전인 62억원에 비해 확대됐다. 종속·관계기업 지분가치(종속기업 및 관계기업 투자 )는 유형자산, 무형자산과 함께 비유동자산에 포함된다. 이중 해외 자회사를 제외한 국내 자회사 지분가치 비중은 41.2%(32억원)다.

지난해 유튜브 등 채널 콘텐츠 강화를 목적으로 더본코리아에서 콘텐츠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티엠씨엔터를 신설하면서 전체 종속·관계기업 지분가치에 9억원을 추가했다. 여기에 감귤주 생산 농업법인 시트러스 지분을 신규취득하면서 8억원을 추가했다.

국내 자회사 중 지분가치가 가장 높은 곳은 성림쓰리에이통상으로 15억원이다. 자본총계 27억원에 부채비율이 41.3%로 재무건전성이 우수하다. 당기순이익이 2021년 4억원, 지난해 7억원으로 현금창출력도 양호하다. 디에스아이시스템에는 2020년 7000만원, 2021년 5314만원을 잇따라 투자했다. 지분가치가 1억원 남짓으로 크지 않다.


◇자본잠식 자회사 푸드인큐 흡수합병…현금창출력으로 자회사 부실 희석

더본코리아는 완전자회사였던 간이음식 포장 판매업체 푸드인큐를 지난해 흡수합병했다. 푸드인큐는 그동안 당기순손실과 자본잠식이 지속돼왔다. 흡수합병 직전인 2021년말 부채총계가 32억원인 반면 자본총계는 이미 마이너스(-) 18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도 2020년 흑자를 제외하면 최근 수년간 매년 적자에 머물렀다.

더본코리아는 흡수합병 직전까지 푸드인큐에 28억원의 대여금도 제공하고 있었다. 푸드인큐 부채총계의 상당 부분이 모회사 더본코리아로부터 제공받은 대여금이었던 셈이다.

다만 더본코리아는 푸드인큐 대여금에 대해 22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했다. 애초 상당 부분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한 셈이다. 더본코리아가 최근 수년간 푸드인큐 지분가치를 꾸준히 '제로(0원)'로 평가해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푸드인큐 흡수합병으로 합병차손 19억원을 자본변동표상 기타자본에 반영했다. 합병차손은 자본총계를 감소시키는 요인이다. 다만 이익잉여금에 포함되는 당기순이익이 143억원에 이른 덕분에 자본총계는 확대됐다. 현금창출력으로 자회사 부실을 희석시킨 셈이다. 이어 더본코리아는 기존에 주류도매업을 담당하던 완전자회사 동방유통상사 사명을 푸드인큐로 바꿨다.


앞서 더본코리아는 재무건전성 악화가 우려되는 자회사를 흡수합병한 사례가 있다. 2018년 호텔식당 운영업체 제주더본 흡수합병이 여기에 해당한다. 제주더본은 더본코리아가 2016년 30억원, 2017년 34억원의 총액 64억원을 출자해 완전자회사로 설립했다.

하지만 2017년 2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자 경영합리화와 원가절감을 이유로 2018년 9월 제주더본을 흡수합병했다. 더본코리아는 당시 제주더본 흡수합병으로 부채가 8억원, 자산이 42억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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