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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알에프텍, 4년 만에 메자닌 찍어 '실탄 장착'①부동산·금융상품 담보로 투자자 확보, 사업 확장 자금 선 비축 차원

정유현 기자공개 2023-06-28 08:33:04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6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알에프텍이 4년 만에 메자닌을 찍어 현금 비축에 나선다. 최근 신사옥 투자와 기업 인수 등으로 지출이 있었던 만큼 다시 현금 곳간을 채우기 위한 행보다. 다만 현금성 자산이 넉넉한 상황에서 이자 비용을 지출하면서 조달에 나서는 점이 눈길을 끈다. 미리 손에 현금을 쥔 상태에서 사업 확장의 밑그림을 그리는 전략을 취하고자 이같은 결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알에프텍은 지난 23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300억원 규모 3회차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 쿠폰 금리는 2%, 만기 금리는 4%이며 만기는 5년 후인 2028년 7월 4일이다. ‘시너지 아이비 소부장 3호 신기술투자조합’이 참여해 CB를 인수할 계획이다.


전반적인 발행 조건을 보면 투자자 우위로 설정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재무 안정성이 적정하거나 사업 확장을 위해 메자닌을 찍는 기업들은 쿠폰 금리는 없이 만기 1~2% 정도를 제시해 조달을 하고 있다. 다수의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참여해 CB를 인수해 가는 방식이다.

투자 업계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알에프텍은 리테일 자금으로 운영되는 헤지펀드 운용사보다 굵직한 기관이 출자자(LP)로 참여한 신기술투자조합을 통해 조달하는 것을 우선시에 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투자자에 유리한 조건이 설정된 것으로 보인다.

알에프텍은 1분기 말 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이 700억원이 넘는다. 유동비율이 203%, 부채비율이 56% 수준으로 재무 상태도 양호한 편이지만 투자자에게 서울시 강동구 서울 사옥과 알에프텍 용인공장 등을 담보로 제공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50억원 규모 금융상품에도 근질권을 설정했다. 전환가 상·하향 조항을 넣으며 리픽싱 주기도 투자자에 유리한 매 7개월마다 조정으로 설정했다.

1995년 설립된 알에프텍은 현재 IT사업, 바이오사업 및 장비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이다. 모바일 기기 주변기기와 5G 기지국 장비 등을 개발해 삼성전자에 자체개발주문자상표부착(ODM)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자회사 알에프바이오를 통해 HA필러(의료기기)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알에프텍이 오랜만에 조달에 나선 것은 향후 사업 전개를 위한 예비비 차원으로 알려졌다. 공시에는 운영자금 100억원, 타법인 취득 자금으로 200억원으로 명시했지만 당장 신사업을 또 추가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라는 것이 투자 업계의 설명이다. 그동안 현금을 쌓아두는 보수적인 재무 전략을 취해온 만큼 돈이 나간만큼 곳간을 채워두고자 하는 것이다.

알에프텍은 최근 몇 년 간 신사옥 투자뿐 아니라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한주반도체 지분 인수 등을 진행했다. 최소 300억원 정도의 현금이 사용됐는데 보유 자금을 활용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2019년부터 강동 고덕비즈밸리에 지하 4층~지상 15층 규모로 신사옥을 건립했다. 관련 부지를 취득하는데 120억원을 투입했다. 사옥 건축이 완료된 것으로 보이며 최근 강동구와 손잡고 사옥에 사회 경제적 기업 입주를 받고 있는 등 ESG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작년 12월에는 한주반도체 지분 49.3%를 취득하는데 130억원을 투자했다. 2010년 설립된 한주반도체는 국내 대기업의 디스플레이 공정에 투입되는 코터(COATER) 장비 및 모듈 공정 장비와 반도체 감광도료 도포 장비를 공급하는 곳이다. 2차전지 관련 장비 사업도 준비 중이다. 모바일 제조기기와 5G 장비 등의 IT 사업 포트폴리오를 디스플레이와 반도체를 넘어 2차전지까지 확장시키기 위한 준비로 해석됐다.

앞서 기관 투자자들은 알에프텍의 자회사인 알에프바이오의 외부 조달 과정에서 회사의 상황을 한번 들여다 본 상황이었다. 비상장사인 알에프바이오는 작년 11월 말 130억원 규모 2회차 사모 CB를 발행했고 투자자들은 이 과정에서 모회사의 재무 상태나 전반적인 지배구조 등을 검토했고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알에프바이오는 지난해 매출 130억4495만원, 영업이익 23억2183만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바이오 사업이 순항을 하고 있고 IT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따라 외형과 수익성 모두 성장할 수 있는 점이 이번 CB 투자 매력을 높인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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