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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빠진 K-바이오백신펀드, 빈자리 메울 방안은 한국벤처투자, 향후 수시 출자사업 실시…2500억 쪼개 '복수 GP' 선정 가닥

이효범 기자공개 2023-07-20 08:33:39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8일 14: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벤처투자와 미래에셋캐피탈이 'K-바이오 백신 펀드' 위탁운용사(GP) 지위를 포기하면서 한국벤처투자가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굴지의 금융그룹 계열 VC 마저 펀딩에 어려움을 겪자 GP의 펀딩 부담을 줄이기 위해 2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쪼개서 복수의 GP를 선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는 백신펀드 GP로 선정됐다가 지위를 반납한 미래에셋벤처투자·미래에셋캐피탈을 대신한 새로운 GP를 뽑을 예정이다. 구체적인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향후 수시 출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벤처투자는 당초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하는데 2개 GP를 선정했다. 1개 GP가 2500억원 펀드 결성을 도맡는 구조였다. 다만 향후 수시 출자사업에서는 복수의 GP를 선정해 여러 펀드를 결성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총 2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쪼개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몇개의 펀드로 나눌지에 대해서는 확정된 사항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경우 2500억원 펀드를 1개 GP가 단독으로 결성할 때보다 복수의 펀드를 결성함에 따라 개별 GP들의 펀딩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래에셋벤처투자는 GP 지위를 반납한 것도 펀드레이징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모태펀드(보건계정) 2022년 8월 수시 출자사업 계획 공고 중 발췌

총 2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하는데 보건복지부와 국책은행(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이 총 1000억원을 출자한다. 출자비율은 40%다. 나머지 1500억원을 민간자금으로 채워야 한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당시 750억원을 그룹 계열사 자금으로 모집했다. 750억원만 추가로 모집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전체 펀드 결성액의 30%를 모집하지 못해 이번 출자사업을 포기한 셈이다. 걸림돌이 적지 않았다. 기관전용사모펀드(PEF)를 비히클로 써야 했는데 출자자(LP) 조건이 까다롭다. 벤처펀드에 비해 LP 풀(pool)이 줄어든 셈이다. 또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라는 점도 펀딩에 어려움을 겪은 요인 중 하나다. 이 경우 계열사들의 출자금이 PEF 결성액의 30%(750억원)를 넘어설 수 없다.

또다른 GP인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멀티클로징을 선택했다. 9월 내에 1750억원 규모로 펀드를 결성하고 올해 연말까지 2차 클로징을 통해 2500억원으로 펀드 결성액을 불린다는 계획이다. 당초 멀티클로징 계획은 없었지만 우회로로 선택한 방안이다.

바이오 투자를 두고 LP들의 시각도 여전히 보수적이라는게 VC들의 분석이다. 대형 VC 관계자는 "때때로 바이오펀드 결성을 제안하는 곳들이 있는데 이를 받아 들이지는 않고 있다"며 "LP들의 시각을 고려할 때 당분간 펀딩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펀딩 여건이 여의치 않은 만큼 상대적으로 펀딩 부담을 낮춰 출자사업을 추진할 경우 기존보다 관심을 갖는 VC들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바이오 전문 운용사들을 비롯해 일부 대형사들이 출자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바이오 기업이 상장 문턱을 거의 넘지 못하면서 밸류에이션이 떨어진 만큼 투자하기에 적절한 시기라는 판단 때문이다.

예컨데 프리미어파트너스는 한국성장금융이 주관하는 혁신산업펀드 출자사업 일반소형 분야에 지원했다가 탈락했다. 해당 분야는 총 5개 GP를 선정해 각각 1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토록 한다. 바이오 분야에 투자하는 펀드를 결성하겠다고 제안하면서 서류심사를 통과했으나 1차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다만 프리미어파트너스는 바이오 분야 출자사업에 지속적으로 도전해 나간다는 방침이라 향후 백신펀드 GP로 지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VC업계에서는 그러나 2500억원 규모의 백신펀드를 쪼개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후기 임상을 지원하는 펀드인 만큼 규모가 줄어들 경우 정책적 목적을 달성하는게 여의치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백신펀드의 결성 목적은 신약 개발 투자를 강화해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톱6에 올라서겠다는 보건복지부의 계획을 실현하는 마중물 성격이 짙다. 주로 후기임상에 들어가는 비용 탓에 신약 개발을 포기하는 바이오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펀드 규모를 쪼갤 경우 바이오기업의 후기 임상을 지원하기에는 실효성이 떨어지는게 아니냐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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