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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트는 K-순환경제]'나프타 양산 초읽기' 도시유전, 게임체인저 등극할까세계 최초 저온분해 신기술 기반 9월 시험생산 돌입, 올해 말 정유고객사 공급 가시화

조영갑 기자공개 2023-08-10 13:03:27

[편집자주]

순환경제(Cirucular Economy) 시대가 오고 있다. 자원투입→생산→사용→폐기에서 종결되는 선형경제를 탈피하고, 영속가능한 경제 모델이 글로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 역시 'RE100(100% 전력대체)' 행렬에 동참하고, 코스닥·비상장사들은 폐자원으로 다양한 소재를 뽑아내는 등 K-순환경제가 태동하고 있다. 더벨은 K-순환경제의 가능성과 과제를 동시에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8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폐플라스틱에서 재생유(Naptha)를 뽑아내는 리싸이클링 테크 '도시유전'이 재생유 기술실증 단계를 마무리하고, 양산 진입을 앞두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고열로 플라스틱을 녹이는 열분해유가 아닌 저온분해 기술을 토대로 한 재생유가 양산, 시장에 유통되면 정유시장의 지형도가 뒤바뀔 전망이다. 수입 나프타를 대체하는 효과는 물론 향후 탄소배출권 및 크레딧 시장을 활성화하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프타는 원유를 증류할 때 LPG와 등유 유분 사이에 유출되는 원료로, 석유화학의 원료(경질)나 휘발유 제조(중질)에 쓰인다. 대부분 러시아에서 수입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도시유전은 올 9월 광양공장을 통해 도시유전의 'R.G.O'(Regenerated Green Oil)의 시험 생산에 돌입한다. 광양공장은 현지 기업인 '전영R.G.O'가 도시유전의 관련 설비를 도입해 R.G.O 재생유를 생산하는 곳으로 도시유전의 지분이 일부 녹아 있는 관계사다. 직영 체제는 아니지만, 인천 송도에서 수년 간 실증사업을 거친 도시유전의 R.G.O 제품이 검증을 마치고, 양산 전 도약대에 섰다는 의미가 있다.

도시유전 관계자는 "광양공장의 캐파는 폐기물 처리량 기준으로 일 24t(톤) 수준으로, 9월 양산을 위한 시험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이라면서 "올해 연말 주요 고객사향 R.G.O 납품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 6t 분량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저온분해 탱크설비 4기가 완공돼 최종 점검을 앞두고 있다.

도시유전은 2015년 설립된 리싸이클링 벤처 테크(tech)다. 현 정영훈 대표의 선친인 故 정흥제 박사가 1990년대 설립한 국토생명과학연구소가 모태다. 지난해 작고한 정 박사는 세라믹볼의 파동 에너지를 활용, 중질유를 경질유로 전환하는 독보적 기술을 보유한 환경공학자였다. 아들 정 대표는 2006년 부친의 부름을 받아 회사에 합류했고, 2015년 관련 기술을 이어받아 도시유전을 설립했다.

도시유전의 주력제품인 R.G.O는 세라믹볼의 파동에너지를 동력으로 폐플라스틱의 분자고리를 끊어 재생유를 만드는 신기술이다. 미세한 세라믹볼이 파장을 일으켜 화합물을 분해(크래킹)해 순수에 가까운 나프타 원료를 뽑아내는 원리다. 전기를 활용, 300도 이하의 저온 분해이기 때문에 제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환경호르몬이 발생하지 않는다.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저온분해기술'로 신기술인증(NET)도 획득했다. 현재까지 유일무이한 기술이다.

도시유전은 시험 생산을 앞두고 있는 광양공장과 더불어 현재 공사가 한창 이어지고 있는 정읍공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읍공장은 국내 주요 재생에너지 제어시스템 전문기업과 함께 공동 설비투자(JV)를 진행한 곳으로 도시유전이 지분 55%를 보유, 직영하는 설비다. 일일 처리 규모 약 50t 규모로, 도시유전이 장기간 실증사업을 거치면서 축적한 오퍼레이팅 노하우를 유감없이 뽐낼 수 있는 사이트로 꼽힌다. 내년 1월 말 완공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시험생산을 거친 후 고객사 양산 공급이 예상된다.

▲R.G.O 제품 생산 프로세스(출처=도시유전 홈페이지)

도시유전 관계자는 "약 13년 간 기술 검증 기간을 거치면서 우리만의 온도, 압력 등 오퍼레이션 레시피를 확보했기 때문에 직영 공장에서 생산되는 R.G.O의 품질이 시장파괴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시유전은 양산 진입의 핵심인 R.G.O 수율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미 지난해 초 실증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한 한국환경관리공단은 도시유전의 나프타 수율에 대해 △순수 PE, PP 등은 80% 수준 △오염 혼합폐기물은 50% 수준을 공인했다. 순수 폴리프로필렌 100kg을 재생처리하면 80kg, 혼합폐기물을 처리하면 50kg의 R.G.O를 추출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미 실증사업을 거치면서 국내 주요 정유사들과 테스트를 거쳤고, 이중 주요 국내외 정유사들과는 R.G.O 양산 공급 협의도 구체화된 상황이다. 광양, 정읍공장에서 생산되는 R.G.O 제품이 고객사 양산 퀄(품질인증) 허들을 넘으면 내년께 대량 공급될 전망이다.

도시유전은 이와 더불어 내년 제주, 포항, 해남, 여수, 김제 등 8곳의 지자체 사이트에 약 50t 규모의 공장을 추가로 짓는다. 해당 사업은 친환경 폐기물 처리 관련 국가주도사업으로, 국비 및 시비 예산 약 120억원이 투입된다. 도시유전이 기술이전 등 설비셋팅을 주도하고, 발생하는 R.G.O 관련 수익을 지자체와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부지 확보가 완료됐고, 내년 설비가 본격 셋팅된다.

도시유전 관계자는 "폐기물의 지자체 간 이동은 매우 예민한 문제"라면서 "일부 대기업 사업자들은 대형 거점을 구축하고, 폐기물을 한 곳에 모아 처리한다는 전략이지만 우리는 각 지방 거점에 설비를 분산 구축, 처리해 재생유를 생산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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