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LH, 조직 운명 '남의 손'에 맡긴다 경찰·공정위·감사원 수사 의뢰, 이한준 사장 "자정 노력 어려움, 외부 조직에 의해 해야"
신상윤 기자공개 2023-08-14 09:48:55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1일 15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조직의 운명을 외부에 넘긴다. 이한준 사장은 LH가 통합 출범한 지 14년 가까이 됐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대립이 이번 철근 누락과 같은 사태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일련의 사태가 비대해진 조직 내부에서 비롯한 만큼 '외부의 힘'에 의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이 사장은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LH 서울지역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임 후) 9개월 동안 내부 힘에 의한 자정을 노력했으나 혁신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LH를 혁신하기 위해 스스로가 아닌 외부 조직에 의해서 해야 한다는 데 처참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CEO로 있는 한 변함없이 인적 쇄신과 함께 조직 혁신을 강력히 밀고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은 LH가 지난달 31일 15개 단지의 무량판 지하주차장에서 철근 누락 문제가 있었다고 발표한 지 10여일만이다. 이와 관련 LH는 이날 무량판 지하주차장이 도입된 102개 발주 사업장 가운데 철근이 누락된 곳이 20곳이라고 정정 발표했다. 누락된 5개 단지는 LH 내부에서 경미하거나 혹은 자체 보강 조치를 마쳐 제외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이 사장이 제3자를 통해 뒤늦게 파악했다는 점이다. 그는 "5개 단지가 누락됐다는 사실을 보고받는 과정에서 제3자를 통해 관련 내용을 듣게 됐다"며 "사장에게 보고하는 자료에도 임의로 빠진 상황에 대해 실망을 금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LH가 본인의 통제를 벗어났다고 보고 외부의 손을 빌리겠단 계획이다. 무엇보다 현재 드러난 무량판 지하주차장의 철근 누락 사업장에 대해선 경찰과 공정거래위원회, 감사원 등에 수사 또는 감사를 의뢰한 만큼 결과를 토대로 인적 혹은 조직 쇄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사장의 자구 노력 흔적도 보인다. 취임 후인 올해 2월 LH는 감사실장을 외부 공모로 돌려 기존 내부에서 선발로 불거질 수도 있는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려고 했다. 여기에 곧 임기가 마무리될 예정인 준법감시관도 외부 공모로 돌려 바깥의 힘을 통한 자정 노력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LH는 2009년 10월 한국토지주택공사법에 의해 출범했다. 현재 사장 아래 △공정경영혁신본부 △국민주거복지본부 △국토도시개발본부 △공공주택사업본부 △지역균형발전본부 △건설안전기술본부를 비롯해 서울 및 전국 12개 지역본부 등을 거느리고 있다.
임원을 포함해 9000명에 이르는 인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사장은 LH가 주택공사(주공)와 토지공사(토공)로 합병된 후에도 내부에선 조직이 분열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사장은 "LH 통합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조직이 비대해지면서 출신별로 칸막이가 심해 정상적인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며 "택지개발과 주택건설, 임대주택 등 핵심 기능만 놔두고 주거급여 같은 많은 권한을 지방자치단체나 외부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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