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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카드사 비용 리스크]현대카드 전병구 부사장, 악화된 실질 수익창출력④충전이익 뒷걸음질, 대손비용 줄여 이익 내…1등공신은 '연체관리'

원충희 기자공개 2023-09-19 07:23:35

[편집자주]

신용카드사에게 자금조달은 '앞문', 충당금 영역은 '뒷문'으로 표현할 수 있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앞문에서 조달 코스트를 줄이고 중간에선 판관비를 통제하며 뒷문으로 충당금 정책을 통해 대손비용 절감을 꾀한다. 이는 전반적인 수익성 제고로 이어진다. 하지만 경기 불안과 코로나 이후 대출 연장·유예 조치, 글로벌 금리상승세가 이런 기조가 깨졌다. 앞문과 뒷문의 코스트 방어가 어려운 실정이다. 사업 분야가 다른 BC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의 비용관리 실태를 통해 CFO가 처한 상황을 가늠해 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3일 14:3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드업계 연봉 1등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병구 현대카드 부사장(사진)의 앞에는 어떤 환경이 놓여 있을까. 현대카드는 여타 카드사들의 이익이 뒷걸음질 치는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일회성 이익이나 충당금 요소를 제외한 경상적인 수익 창출력을 뜻하는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충전이익)을 보면 외려 감소세로 전환됐다. 충당금 부담을 덜어서 낸 이익이다.

그 이면에는 현대카드의 연체관리 비결이 숨어있다. 그간 계열사 현대캐피탈에 연체채권을 매각했지만 금융당국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으로 인해 이 같은 방식이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올 들어 장기연체채권 등 부실관리에 전력을 집중, 건전성 제고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린 사례를 만들었다.

◇현대카드, '조달환경 악화·경기불안'에 움츠러들어

현대카드 CFO 역할을 하고 있는 전병구 경영관리부문 대표(부사장) 앞에 놓인 첫번째 난관은 같은 기업계 카드사라 해도 삼성카드보다 불리한 조달환경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임에도 모회사 후광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에서 현대카드는 AA, 삼성카드는 AA+로 1노치 차이가 난다. 삼성카드는 모회사(삼성생명)의 지원가능성이 내재돼 있는데 현대카드는 현대·기아차가 대주주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후광을 받지 못하고 있다. 모그룹과의 사업 연계성이 현대캐피탈보다 약하다는 이유다.


이달 초 발행에 들어간 5년물 여신전문금융사채(여전채)의 경우 현대카드의 금리는 4.769%, 삼성카드는 4.518%로 차이를 보인다. 조달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여느 카드사들이 그렇듯 현대카드도 장기 기업어음(CP)와 단기채 발행 비중을 늘렸다. 회사채는 올 6월 말 기준 60% 이상이지만 2021년(67%) 대비로는 크게 줄었다. 그 와중에 기업어음, 유동화차입금 등의 비중이 상승했다. CP 잔액 중 90%가 발행만기 1년 이상의 장기조달로 구성돼 있어 단기화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은 아니다.

리스크관리 강화로 수익창출 근간인 여신자산이 축소되면서 차입부채도 16조7000억원으로 전년 말(18조2000억원)보다 대폭 줄었다. 금리상승과 경기침체로 경영 환경이 악화되면서 아예 영업 사이즈를 줄이고 움츠러들었다. 앞단의 영업확장보다 뒷문 걸어 잠그기를 통한 내실 다지기가 중요한 시점이란 판단이다.

이로 인해 순수 영업력과 수익창출력을 보여주는 충전이익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6월 말 별도기준 3769억원으로 전년 동기(4058억원)대비 7% 줄었다. 충전이익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합계에 일반관리비를 제외한 수치로 일회성 매각익이나 충당금 환입 같은 요소를 제외, 경상적인 수익 창출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대부분 카드사들의 충전이익을 늘어난 것과 반대 양상이다.

◇앞단 영업보다 '뒷문 걸어잠그기'로 이익 냈다

충전이익은 뒷걸음질 쳤음에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72억원에서 2025억원으로 늘었다. 대다수 카드사들의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과는 반대 추세다. 원인은 충당금이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대손상각비(신용손실충당금)는 164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015억원)대비 19.3% 감소했다.

금융회사는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5단계로 자산건전성을 분류하고 이에 적정한 비율로 충당금을 쌓는다. 현대카드의 경우 정상여신에는 1.66%, 요주의에 19.69%, 회수의문에 63.79%, 추정손실에는 99.85%를 적립했다. 연체·부실채권이 적으면 충당금을 덜 쌓아도 되는 만큼 이익으로 남길 수 있다.


현대카드는 예전부터 독특한 연체관리 전략을 펼쳤다. 원리금 연체가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무수익채권(NPL)으로 상각 또는 매각에 들어가는 여타 카드사들과 달리 2~3개월만 연체된 채권도 곧바로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에 매각했다. 통상 3개월 이상 연체가 지속되면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하는데 아예 여기에 포함되기 전에 처분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당국이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과도한 추심 피해를 막기 위해 채권 매각이 필요할 경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매각하도록 지도했다. 현대카드로선 현대캐피탈에 넘기는 이전 방식이 힘들어진 셈이다.

현대카드는 자체적인 연체관리 시스템을 가동했다. 안 그래도 0%대의 낮은 연체율을 유지했다. 올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0.71%로 전년 말(0.89%)대비 개선됐다. 카드사 전반의 연체율이 치솟는 것과 반대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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