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카드사 비용 리스크]우리카드 이재일 상무 1년…'단기조달' 컨트롤 과제⑤상반기 충당금 영업익 2배 이상, 기업대출 위주 자산 확대
원충희 기자공개 2023-09-21 09:27:40
[편집자주]
신용카드사에게 자금조달은 '앞문', 충당금 영역은 '뒷문'으로 표현할 수 있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앞문에서 조달 코스트를 줄이고 중간에선 판관비를 통제하며 뒷문으로 충당금 정책을 통해 대손비용 절감을 꾀한다. 이는 전반적인 수익성 제고로 이어진다. 하지만 경기 불안과 코로나 이후 대출 연장·유예 조치, 글로벌 금리상승세가 이런 기조가 깨졌다. 앞문과 뒷문의 코스트 방어가 어려운 실정이다. 사업 분야가 다른 BC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의 비용관리 실태를 통해 CFO가 처한 상황을 가늠해 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5일 07시57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카드는 2013년 우리은행에서 분사해 탄생한 후발주자로 이미 고착화된 시장에서 점유율 10%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금리인상과 경기불안이 겹쳤다. 지난해 초 경영기획본부장(CFO)으로 승진한 이재일 상무(사진)는 조달비용 상승폭을 억제하고 대손충당금 부담을 줄여 안정석 수익성 확보에 기여할 책무를 안게 됐다.우리카드는 상위사 대비 열위에 있는 시장지위를 만회하기 위해 대출, 할부·리스 등의 금융사업을 늘리며 고수익 위험자산을 대거 편입했다. 덕분에 올 상반기 3000억원을 웃도는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충전이익)을 기록했지만 대손충당금이 영업이익의 2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이는 수익성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후발주자 만회 위해 여신성 자산 급격히 불려
우리카드의 CFO는 타 카드사보다 직급이 낮은 편에 속한다. 신한, 삼성, 현대는 부사장급이, KB국민은 전무급인데 비해 이 상무는 지난해 초 상무대우로 승진한 인사다. 전임자였던 조성락 전무도 경영기획본부장을 맡은 시기가 상무 때부터다. 다만 우리카드 CFO는 CEO 직속 라인에 있는 만큼 재무 관련 온전한 권한을 행사한다.

우리카드의 경우 은행계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카드시장 구도에도 조달경쟁력이 상위사에 비해 열위한 위치에 놓여있다. 우리은행을 뒷배로 두고 있음에도 시장 위상이나 영업기반이 아직 크지 못해 AA급에 머물러 있다. 시장점유율은 7.4%(작년 말 기준)로 업계 6위 정도의 위치에 있다. 사업구조가 다른 BC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 중에서 하위사에 속한다.
상위카드사들보다 조달경쟁력에서 밀리는 만큼 비용을 낮추기 위해 단기조달을 늘렸다. 2021년부터 조달구조 내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의 비중이 늘었다. 올 6월 말 기준 총 차입금은 12조원으로 조달자금 중 68%인 8조5000억원이 회사채, 나머지가 CP 및 단기사채다. 그 중 1년 내 만기도래 차입부채 비중은 35.5%로 업계 평균(33%) 대비 높다. 물론 가용 유동성이 풍부하고 뒷배가 든든한 만큼 조달구조 단기화가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후발주자의 불리함을 딛고 나가기 위해 빠른 속도로 자산을 늘리면서 자본여력도 빠르게 소진됐다. 6월 말 레버리지비율(총자산/총자본)은 6.8배로 규제 수준(8배)에 부합하긴 하나 업계 평균이 5.9배인 점과 비교해보면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인한 자본개선 효과를 제외할 경우 레버리지는 7.2배로 상승한다. 2020년 6월 발행한 1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의 금리가 3.44%로 낮은 편이라 유출되는 자본비용은 51억원 수준이라 큰 부담은 아니다. 다만 영업자산 증가 속도를 감안하면 자본적정성이 현 수준 대비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충전이익 3000억에 충당금만 2000억 넘어
조달비용 이슈보다 더 크게 보이는 부분은 대손비용이다. 6월 말 기준 우리카드의 충전이익은 3047억원으로 전년 동기(3129억원)대비 줄었으나 3000억원대를 유지했다. 문제는 같은 기간 신용손실충당금을 제한 후의 영업이익이 1780억원에서 970억원으로 급감했다는 점이다. 충당금 전입액이 2000억원이 상회, 반기 영업이익의 2배에 이른다.
우리카드는 후발주자 위치를 만회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대출과 할부·리스 등 여신성자산을 늘려왔다. 덕분에 수익기반을 확대함에 따라 우수한 수익성을 보유하게 도다. 그러나 대손비용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고수익에는 고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충당금 적립규모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작년부터 대출자산 취급을 확대하면서 올 6월 말 1조3748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각각 27%, 73%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업대출의 약 87%는 개인사업자대출이다. 대출자산은 2021년 말 3314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2071억원으로 급증했다. 기업금융에 강한 우리은행의 특성이 우리카드에도 강하게 남아있다.
이로 인해 대손비용 부담이 크게 확대되면서 총자산순이익률(ROA)는 1%로 전년 동기 대비 0.8%포인트 하락했다. 연체자산 증가 등으로 대손부담이 크게 확대되는 가운데 높아진 금리로 인한 이자비용 부담이 이어지면서 수익성 저하 압력에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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