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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유한양행, 렉라자 기대감이 가져온 호재렉라자 '건보 진입' 첫 관문 통과, 기업가치 제고 등 주주환원 강화

박규석 기자공개 2023-09-22 07:34:56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6일 17:4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중에서 주가 상승률이 두드러진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유한양행인데요. 올해를 5만6400원(이하 종가)으로 시작했지만 지난 9월15일에는 7만5500원을 기록하며 34%의 상승률을 기록했죠.

이러한 주가 상승에서 금융투자사와 연기금 등 주요 기관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눈에 띄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3일 기관 투자자들은 1435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는데요. 이에 힘입어 유한양행의 주가는 장중한 때 7만89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앞선 1일 7만6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지 이틀만의 일이었죠.

통상적으로 주가의 변동은 기업의 실적과 업황, 기타 이슈 등의 영향을 받습니다. 회사를 둘러싼 다양한 요인으로 결정되고 때로는 미래에 미칠 영향이 선제적으로 반영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유한양행의 주가에 영향을 미친 요인은 무엇일까요.


◇Industry & Event

유한양행의 경우 크게 실적과 신약 개발의 기대감이 주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과거의 실적과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인 셈이죠. 특히 비소세포폐암 신약 '레이저티닙(국내명 렉라자)'의 기대감은 그동안의 성과가 가시화되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실적의 경우 올해 2분기에 증권가의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2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6%와 61% 늘어난 4957억원과 273억원입니다. 매출의 경우 시장 기대치인 5002억원에 부합했고 영업이익 또한 기대치인 208억원을 넘어섰죠. 별도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 늘어난 4821억원을 거둬들였고 영업이익은 126.1% 증가한 24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수익성은 해외사업과 생활유통사업, 전문의약품(ETC) 부문의 고른 성장의 영향이 컸습니다. 2분기 해외사업 매출은 전년보다 12.5% 증가한 639억원이었습니다. 자회사 유한화학이 생산한 원료의약품을 글로벌 제약사(빅파마)에 수출하고 있죠. 고마진 원료의약품 매출 증가가 외형 확대는 물론 수익성 개선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생활유통사업의 경우 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증가한 수치인데요. 지난 1분기와 비교하면 63.6% 급증하기도 했습니다. 주력 사업으로 꼽히는 ETC 매출은 2947억원으로 1년 새 3.9% 증가했습니다. 고지혈증복합제 '로수바미브' 성장세가 주효했죠. 로수바미브 매출의 경우 2분기에 38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0.0% 증가했습니다.

EGFR 변이(Exon 19 deletion, Exon21 치환) 양성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기대감도 유한향행의 주가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수년 전부터 연구·개발(R&D) 등에 힘써온 유한양행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까지 얼마 안 남았기 때문이죠.

렉라자는 유한양행의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의 성과물이라는 평가입니다. 지난 2015년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로부터 렉라자를 도입했는데요. 도입 당시에는 동물실험도 마치지 않은 전임상 직전 초기 개발 단계 물질이었습니다. 이후 유한양행에서 물질 최적화와 공정개발, 전임상시험 등을 추진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기술 수출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죠. 국내에서는 폐암치료제로 승인받으며 31호 국산신약으로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사진 : 유한양행

이러한 렉라자는 지난 6월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 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전까지는 초치료 후 내성 발현된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 처방이 제한적이었죠. 지난달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렉라자의 급여기준 설정이 이뤄졌습니다.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이하 암질심)가 렉라자에 'EGFR 엑손19 결손 또는 엑손21(L858R) 치환 변이된 국소진행성,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1차 치료'에서 급여 기준 설정이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이로써 렉라자는 항암제 급여 등재의 첫 단추를 끼우게 됐습니다. 이후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 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등을 거쳐야 합니다. 이 중에서도 약평위는 절차가 까다로운데요. 경제성평가 소위원회와 위험분담제 소위원회 등 각종 소위에서 검토를 마친 후에 약평위에 상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Market View

시장에서는 유한양행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3세대 EGFR 변이 표적항암제인 렉라자가 급여목록에 등재될 경우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다만 같은 기전(EGFR 변이 타겟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글로벌 블록버스터 타그리소의 급여목록 등재도 배제할 수 없어 실질적인 점유율은 양분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2022년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 국내 시장 규모는 약 1700억원입니다. 올해는 이보다 8% 증가한 1836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죠. 주요 제품별 처방액은 지난해 기준 타그리소가 1100억원, 렉라자가 160억원(유한양행 매출 기준 약 300억원)입니다.

다만 타그리소는 렉라자 출시 이후 처방 증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죠. 반면 렉라자는 매 분기 처방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3년 1분기 경우 처방액은 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4% 늘기도 했습니다.

자료 : 유한양행 2023년 2분기 IR

오는 10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될 최신 임상 결과도 유한양행 주가 상승의 요인으로 꼽힙니다. 다국적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이 렉라자의 글로벌 임상 시험을 진행 중입니다. 세부적으로는 J&J가 개발한 폐암 표적 치료제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와 렉라자를 환자에 투여하는 임상 시험(시험명 MARIPOSA)'입니다.

J&J는 MARIPOSA 시험의 최종 분석이 올해 말 예정돼 있다고 언급했는데요. 올 하반기 주요 폐암 학회는 10월에 열리는 ESMO가 유일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때 MARIPOSA의 중간 데이터가 발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죠.

증권업계 관계자는 "J&J은 그동안 MARIPOSA 임상 결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결과가 나오는 하반기로 갈수록 긍정적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MARIPOSA 중간 데이터 결과 발표 이후 2024년 상반기 FDA에 신약승인 신청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높은 상황입니다. 내년 하반기 중 FDA 신약 승인을 받으면 연말부터는 글로벌 판매가 가능하죠. 미국 내 '첫 환자 투여'라는 상징성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향후 관련 로열티가 유한양행(60%)에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유한양행의 2028년 예상 영업이익은 4000억원을 넘을 것으로도 추정되고 있습니다.

◇Keyman & Comments

유한양행 입장에서 올 하반기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렉라자를 비롯해 항암파이프라인 개발, 알레르기 치료제 기술이전 등의 과제를 수행해야 합니다. 경영의 방향성과 사업 계획, R&D 경쟁력 강화 등을 두루 챙겨야 하는 만큼 조욱제 대표이사 사장의 역할에 시선이 모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1955년생인 조 대표는 고려대 농화학과를 졸업한 후 1987년 유한양행에 입사했습니다. 영업부에서만 30년 동안 근무한 영업과 마케팅 전문가로 2009년 4에 유한양행 ETC영업1부장 상무로 승진했죠. 이후 2015년 3월과 2017년 3월에 각각 전무이사와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21년 3월부터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임기 중인 2022년 8월에는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석사를 졸업하기도 했습니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그는 현재 '2026년 글로벌 50대 제약사 진입'을 달성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와 같은 신약 개발도 이러한 비전 달성의 일환입니다. 이러한 조 대표의 의지는 앞선 7월에 열린 'R&D 및 사회공헌 간담회'에서도 엿볼 수 있죠.

당시 그는 "1차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3000억원 규모며 2차 치료제 시장은 1000억원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며 "렉라자가 보험급여를 받아 출시되면 현재 시장 규모보다 사이즈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회사가 열심히 한다면 마켓 쉐어를 많이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주가가 렉라자 등의 기대감에 급격하게 오르고 있는 만큼 향후 사업 계획 등이 궁금해 조 대표와의 연결을 시도했습니다. 서면 등의 방식으로 그의 생각을 확인하고 싶었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렉라자 외에도 하반기 경영 계획 등으로 잦은 회의와 출장 등이 잡혀있어 답변을 받기가 어려줬죠.

다만 유한양행의 IR팀을 책임지고 있는 박재홍 이사를 통해 대략적인 사업 계획 등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박 팀장은 "혁신신약 개발 위주의 경영활동을 지속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이를 토대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 렉라자 임상 진행 결과에 따라 많은 금액의 기술료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며 기술료 유입은 회사 가치와 주가 상승으로 이어져 주주가치 증대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 유한양행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적인 현금배당과 무상증자를 실시해 오고 있습니다. 현금배당은 1962년 상장 이래로 60년 넘게 매년 빠짐없이 실시해오고 있죠. 중장기적으로 회사가 성장하고 이익이 증가함에 따라 배당금도 그에 비례해 지속적으로 증액해 왔습니다.

또한 안정적인 배당과 더불어 주주보상정책의 일환으로 상장 이후 거의 매년 5~10%의 무상증자도 실시했습니다. 최근 7년 동안은 매년 5%씩 연속적으로 무상증자를 진행했습니다. 이 외에도 유한양행은 주주가치 제고 정책의 일환으로 2000년부터 현재까지 자사주신탁계약을 운용 중에 있습니다. 현재 규모는 약 4800억원에 달하며 이를 통해 주가 하락을 방어하고 주가 부양에 힘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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