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move]'석유화학' 향하는 HD현대오일뱅크, 신사업 방향은2030년 정유업 비중 45%까지 감축...석유화학 전문인력 확보 박차
이호준 기자공개 2023-09-25 09:23:54
[편집자주]
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기업의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2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탈(脫) 정유'. 대부분의 정유사들이 외치는 구호다. 원유를 수입해 휘발유·경유·중유 등을 만들어 파는 정유업은 국제 유가 등 외부 변수에 취약해 실적 부침이 심하다. 전기차 등 비(非) 내연기관 자동차들이 늘어나면 정유 시장이 마냥 안정적인 것도 아니다.HD현대오일뱅크의 고민도 여기서 시작된다. 이에 이 회사는 2년 전 '비전 2030'을 발표했다. 현재 약 85% 수준인 정유업 매출 비중을 2030년엔 45%까지 줄이겠다는 게 골자다. 국내 '정유 4사' 중 이렇게 급진적인 감축 목표를 제시한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당장 눈앞에 둔 목표는 '석유화학' 사업이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를 원료로 석유화학 제품(아로마틱·올레핀 계열)을 생산하는 것이다. 석유화학 사업도 업황을 많이 타는 편이지만 수익성이 정유사업에 비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된다는 평가에서다.
아로마틱 계열의 석유화학 제품은 이미 수년 전부터 생산을 진행 중이다. 일본 코스모오일과 합작으로 설립한 현대코스모를 통해 2013년부터 파라자일렌(PX)와 벤젠(BZ) 등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연간 183만톤(t)의 생산능력(CAPA)를 자랑한다.
올레핀 계열 석유화학 제품은 롯데케미칼과 설립한 HD현대케미칼을 통해 만든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동 중인 석유화학분해시설(HPC)을 통해 연간 85만t의 에틸렌과 50만t 수준의 폴리프로필렌(PP)이 생산되고 있다. 시설투자에만 2조7000억원을 들어갔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 '석유화학' 사업은 일차적으로 봐야 할 신사업이다. 업스트림 계열에 치중돼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향후 기초 소재와 에너지 소재, 멀리는 이차전지 소재 등 친환경 화학·소재로까지 확장하는 게 회사가 정유업 비중을 줄여가는 방식이다.
다만 포트폴리오를 순식간에 다변화하기 위해서는 관련 업무를 담당할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이에 HD현대오일뱅크는 현재 인재 채용에 돌입한 상황이다. 기술기획 담당자에게 요구한 업무는 당연히 '석유화학 관련 신사업 검토'다. 이외엔 '정유사와 석유화학사의 협력사업 검토', '공정 운영 관련 기획업무 지원' 등이 담당 업무로 제시돼 신사업 확장 전략을 도맡아 이끌어나갈 수 있는 역량이 기대되고 있다.
석유화학 사업 이후의 스텝은 화이트 바이오 사업으로 보인다. 당장 내년까지 2세대 화이트 바이오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HD현대오일뱅크는 내년까지 대산공장에 연산 13만t 규모 차세대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을 건설, 사업 개시에 나설 전망이다.
다음 목적지는 '블루수소'로 보인다. HD현대케미칼의 HPC 시설은 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확보하기 좋은 여건이 된다. 이에 HD현대오일뱅크는 앞으로 2025년까지 블루수소 10만t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설정해 둔 상황이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바이오 사업과 친환경 수소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라며 "석유화학 사업이 수익화 관점에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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