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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시대 LP 운용 전략]공무원연금, 에쿼티 넘어서 '뎃 파이낸싱'도 넘본다①920억 규모 해외 PDF 출자사업 시작…선순위 투자로 안전장치 마련

남준우 기자공개 2023-10-23 08:05:33

[편집자주]

10년 이상 이어져오던 '저금리의 시대'가 끝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0.25%에 불과하던 금리를 2년 새 5.5%까지 올렸다. 전세계적으로 대규모 자금이동이 이어지면서 국내 LP들의 운용 전략도 바뀌고 있다. 대체 투자처를 다각화하고 고금리 우량채권에 관심을 가지는 곳들이 늘고 있다. 교과서와는 다르게 고금리 시장에서도 쏠쏠한 수익을 내고 있는 주식 섹터에 집중하는 곳도 있다. 고금리 뉴노멀의 시대, 국내 주요 LP들의 운용 전략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3일 14:2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무원연금이 '에쿼티(Equity)' 투자를 넘어서서 '뎃 파이낸싱(Debt Financing)' 영역으로 투자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창립 후 첫 해외 부동산 대출 펀드를 설립하며 약 920억원을 출자했다.

글로벌 부동산 경기 악화 속에 자금줄이 마른 시장에서 좋은 투자처를 선별해 확보해놓겠다는 의도다. 대부분 선순위 투자자로 들어갈 예정인 만큼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국내 LP들이 참여한 펀드 대부분이 중·후순위 투자자로 들어가는 것과는 상반된다.

◇해외 부동산 대출 펀드 위탁운용사 '블랙스톤·스타우드' 선정

공무원연금은 지난 8월 글로벌 부동산 대출 펀드 출자 사업 위탁사운용사로 블랙스톤과 스타우드캐피탈을 선정했다. 최근 공무원연금 자금운용단 소속 관계자들이 두 PEF에 대한 해외 실사를 마치고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운용사에게 각각 3500만 달러(한화 약 460억원)씩을 출자할 예정이다. 투자영역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 또는 부동산 자산을 기초로 한 담보부 채권이다. 실물 부동산 선순위 대출에 주로 투자한다.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에 80%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출자사업은 공무원연금 창립 이래 처음으로 추진하는 해외 부동산대출펀드 투자 사업이다. 글로벌 부동산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되는 가운데 그동안 부동산 투자 비중을 줄여왔던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공무원연금은 주로 PEF, VC 등의 기업투자펀드와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실물투자펀드 형태로 대체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홈페이지 상 전체 대체투자 영역에서 각각의 비중이 얼마인지는 나와있지 않다.

공무원연금의 한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 비중은 줄곧 50대 50을 유지해왔다. 다만 최근 3년 사이에는 부동산을 비롯한 실물투자펀드 비중을 30%까지 줄였다. 가장 최근인 작년 3월에 공개한 '대체투자자산 공정가치평가 검증 용역계약 과업내용서'에 따르면, 2021년 12월 기준으로는 국내 10곳, 해외 8곳의 부동산에 투자한 것으로 파악된다.

출처 : 공무원연금 대체투자자산 공정가치평가 검증 용역계약 과업내용서

◇PF 선순위 금리, 최근 9~13%까지 '껑충'

공무원연금은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이번 출자 사업을 시작했다. 그동안 에쿼티 투자에 집중해왔던 기조를 생각하면 과감한 행보다. 포트폴리오에 주로 담지 않았던 사모대출펀드(Private Debt Fund·PDF)에 관심을 가졌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모대출펀드는 부동산 자산을 담보로 투자금을 대출해주는 사모펀드를 말한다. 지분투자보다는 기대수익률이 낮지만 부동산 담보를 통해 손실 위험을 줄이는 구조다. 특히 변동금리를 적용한다는 점이 장점이다. 금리 상승기에 수혜를 입고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한 증권사 인수금융 관계자에 따르면 작년 초만 해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선순위 금리는 5% 수준에 불과했다. 이 금리가 최근에는 9~13%까지 올라갔다. PDF가 지분 투자가 아닌 대출 형식이고,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보수적인 기관투자가의 투자전략 기조와도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다.

이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PF 시장의 부실 가능성을 우려해 기관투자자들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증권사, 은행 등이 자금줄을 조이면서 급전이 필요한 곳 중 좋은 투자처를 가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처음으로 시행하는 출자 사업인 만큼 선순위 대출에 주로 투자하며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해외 부동산의 1순위 채권자가 현지 은행이고, 국내 자산운용사의 공모펀드는 후순위 채권자인 것과는 상반된다.

대체투자 영역에서 대부분 중후순위로 들어가며 불편했던 점을 해소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공무원연금이 투자한 프랑스 파리 인근의 노바티스 본사 사옥의 경우, 주변 시세 하락 탓에 현지 선순위 채권자 측에서 건물 가치 하락을 언급한 사례도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사모대출 시장의 경우 부동산 경기와 상관없이 꾸준히 좋은 수익을 누릴 수 있는 투자처"라며 "국내 LP들 가운데서도 이 정도 규모로 출자 사업을 시도한 곳이 없는데 향후 투자처 저변 확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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