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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만기도래]라온시큐어, 호시절 조달 200억 전량 '풋옵션 청구'현금곳간 빠듯, 계열사 라온화이트햇 흡수합병 이후 유동성 '숨통'

신민규 기자공개 2023-11-23 08:16:35

[편집자주]

코스닥 업계가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주가 변동성이 커진 탓에 전환사채(CB) 풋옵션 리스크에 노출될 여지가 어느 때 보다 커졌다. 담보력이 떨어지고 현금 곳간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상환자금 마련을 위한 조달방안을 일찌감치 고민하고 있지만 주가 부양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불리한 여건이 지속되는 모양새다. 더벨은 CB 발행에 나섰던 기업들의 주가 상황 및 조달 여건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1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안 솔루션 전문업체 '라온시큐어'의 전환사채(CB) 투자자들이 1차 옵션행사기간에 CB 전량을 조기상환 청구했다. 전환가액 대비 주가부진이 거듭되자 제로금리에 참여했던 사채권자들이 일찌감치 상환을 요구한 셈이다. 조달자금을 통해 한때 인수합병까지 검토했던 라온시큐어는 200억원을 반납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라온시큐어는 9회차 CB의 조기상환지급일(12월20일)을 앞두고 사채권자가 풋옵션을 행사한 비율이 100%로 나타났다. CB 발행규모는 200억원이었다.

CB 전환가액은 주가하락이 거듭된 탓에 세차례 조정됐다. 최초 전환가액이 4401원이었는데 지난 9월 기준 전환가액은 3085원까지 내려왔다. 조정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가가 2400원대로 워낙 부진해 전환가액이 주가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사채권자 입장에선 전환권 행사가 무의미한 셈이다.


3분기말 별도기준으로는 보유현금이 빠듯한 편이다. 라온시큐어는 연결기준 현금과 기타유동금융자산이 340억원대이지만 별도기준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은 180억원 정도다. 보유현금은 2021년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9회차 CB를 조달했던 당시인 2021년 보유현금(기타유동금융자산 포함)이 330억원 수준이었다. 이듬해인 2022년에는 310억원으로 주춤했다가 올해 3개분기만에 곳간이 40% 가량 줄었다.

이외에 DLB 등에 투자하면서 발생한 유동성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이 80억원 가량 확보돼 있다. 이를 현금화할 경우 자체 유동성으로 상환이 가능하긴 하다.

시장에선 라온시큐어가 계열사인 라온화이트햇 흡수합병 이후 유동성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내다봤다. 라온시큐어는 라온화이트햇 지분 49.82%를 가지고 있다. 계열사 상태에선 불가능했지만 내달 1일이 합병기일인 만큼 합병이 마무리되면 라온화이트햇의 현금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라온시큐어가 합병을 통해 기대하는 효과 역시 재무구조의 안정이다. 라온화이트햇이 우량한 수익구조와 재무건전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라온화이트햇은 1분기말 현금성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 포함)이 12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온시큐어의 별도기준 현금과 라온화이트햇의 현금을 단순 합산하면 300억원 이상으로 CB 전량을 상환해도 100억원 가량이 남는다. 다만 호시절 고려했던 인수합병 등은 물리적으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라온시큐어는 IT 통합 보안 인증 기술력을 보유한 코스닥 상장사다. 전신은 1998년 4월 설립된 '네오웨이브'로 2011년 보안 관련 솔루션 사업을 영위하던 루멘소프트를 합병하면서 라온시큐어로 본격 출발했다.

이순형 라온시큐어 대표가 2013년 경영권과 최대주주 등 지위를 확보한 이후 외부조달에도 나설 수 있었다. 2019년 8월 라온시큐어는 다수의 벤처캐피탈(VC) 등을 대상으로 8회차 CB를 발행했다. 180억원을 조달해 R&D 투자와 운영자금 등에 투입했다. 만기 3년간 무이자로 재무 부담도 적었다. 당시는 주가가 호조세를 보여 투자자들의 전환권 행사가 이어진 덕분에 상환 부담도 덜었다.

선순환을 경험하면서 라온시큐어는 9회차 CB에도 나섰다. 9회차 CB역시 표면 및 만기 이자율 0%로 200억원을 발행했다. 8회차 CB의 경우 주가 덕을 봤지만 9회차 CB의 경우 풋옵션 상환부담이 생겼다.

라온시큐어는 CB 상환이후 피흡수합병법인인 라온화이트햇과의 시너지를 계획하고 있다. 라온화이트햇은 모바일 인증과 블록체인 기반 분산신원인증(DID, Decentralized ID) 서비스, 컨설팅 서비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화이트해커 서비스를 비롯해 안정적인 수익기반의 통신사 연계 인증서비스, 블록체인 응용 서비스분야에서 라온시큐어와의 협력이 기대되고 있다.

라온시큐어 관계자는 "흡수합병을 하지 않더라도 자체 현금과 금융상품 투자금을 활용해 유동성은 확보 가능한 상황"이라며 "풋옵션 요청의 경우 투자자 내부적인 의사결정에 의한 것으로 주식가치가 떨어진 것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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