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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카카오, 해법은]카카오페이, 시버트 인수 '빨간불'…김범수 어깨 무겁다사법리스크로 2차 거래 종결 조건 미흡 통지, M&A '제동'…리스크 해소 '속도전'

이지혜 기자공개 2023-11-28 12:49:47

[편집자주]

카카오가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김범수 창업자는 물론 핵심 경영진과 그룹 계열사까지 사법리스크에 휘말렸다. 그러나 사업을 멈출 수도, 잠시 쉴 수도 없다. 인공지능(AI)은 물론 헬스케어, 엔터사업까지 당장 신성장동력을 가동하지 않으면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있다. 카카오가 국내 최고의 플랫폼 기업으로서 저력을 입증할 때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는 어떤 해법을 내놓을까. 카카오의 속사정과 위기를 극복할 활로를 조명했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7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를 덮친 사법리스크가 카카오페이로 번졌다. 카카오페이가 인수하려던 미국 중소형 증권사 시버트 파이낸셜(Siebert Financial Corp, 이하 시버트)이 정부당국의 카카오를 향한 제재를 근거로 거래를 종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냈다. 카카오페이는 여기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협상에 뚜렷한 진전은 없다.

카카오의 ‘비욘드 코리아’ 전략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국내에서만 사업을 확장해 골목상권과 이해가 충돌한다는 지적을 탈피하기 위해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려고 했는데 사법리스크로 인해 실질적 위기가 닥치고 말았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어깨가 한결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물론 검찰까지 카카오를 압박하는 가운데 이 위기를 이겨내지 못하면 글로벌 사업 확장 기회를 놓칠 수 있어서다. 네이버페이 등과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카카오페이가 글로벌 진출 활로를 찾지 못한다면 성장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사법리스크, 카카오페이 글로벌 사업 ‘직격탄’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와 시버트가 2차 거래를 종결할지를 놓고 추가적 법률 검토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버트는 최근 발간한 3분기 보고서에서 “한국당국이 카카오페이와 모회사 카카오 등에 제재를 취한 사건이 2차 거래를 종결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며 “거래를 종결하기 위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카카오페이에 통지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통지서를 전달한 시점은 이달 11일이다.

카카오페이는 이런 통지서를 받은 다음 날인 12일 이런 주장에 반박하는 답변서를 시버트에 제출했지만 협상은 열흘이 지난 지금까지 구체적 진척사항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페이가 시버트 지분 인수에 대해 원점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법률 검토 등을 다시 진행해야 할 상황에 몰린 셈이다. 최악의 경우 카카오페이의 시버트 인수 작업은 무산될 수도 있다.


카카오페이는 당초 4월 27일 이사회 결의를 진행하고 미국 증권사인 시버트 자분을 모두 51% 취득해 경영권을 인수하겠다고 공시했다. 지분 인수는 올 5월과 내년,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차 거래는 끝냈지만 그보다 규모가 큰 2차 지분 인수 거래는 중단되고 말았다.

이를 놓고 카카오의 사법리스크가 계열사에 직접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친 사례라고 업계는 바라본다. 카카오는 현재 SM엔터테인먼트의 시세를 조종해 하이브의 공개매수 작업에 훼방을 놨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 총괄 대표가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지고 김범수 창업자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런 사법리스크는 그동안 경영진의 구속으로 인한 의사결정 리스크 등 간접적 영향을 미쳤을 뿐 실질적으로 사업에 차질을 빚는 형태로 발현하지 않았다.

그러나 카카오페이는 다르다. 이런 리스크가 실질적으로 인수합병(M&A)를 통한 글로벌 사업 확장에 지장을 주고 있다.

◇비욘드코리아 제동 걸리나, 김범수 책임 막중

카카오페이에게 있어서 시버트 인수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내 경쟁에서 벗어나 글로벌로 시야를 넓힌다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 다시 말해 카카오가 외치는 비욘드 코리아(Beyond Korea) 경영전략을 실현하는 데 있어서 카카오페이의 시버트 인수가 핵심이 될 수 있는 전략이라는 의미다.

시버트는 1967년 종합증권업에 진출한 미국 소재의 중소형 증권사로서 55년 이상의 탄탄한 업력을 인정받았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해 있으며 6개 자회사와 함께 증권 트레이딩, 투자 자문, 기업 주식 계획 관리 솔루션 등을 포함한 다양한 중개와 금융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페이는 미국 주식에 대한 국내 수요가 높다는 점에 착안해 단기적으로 시버트와 함께 미국 주식 애프터마켓 서비스, 24시간 미국 주식 거래 등을 지원하려고 했다.

장기적으로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금융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로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새로운 해외 주식 거래 솔루션을 만들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통해 국내 사용자의 편의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동남아 등 해외 핀테크 기업에게 수출하며 수익모델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현재 결제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안정성을 제고하는 효과를 누리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카카오페이증권 등 금융서비스 매출 비중은 20% 정도에 그친다. 반면 온라인결제, 해외결제, 오프라인결제 등 결제서비스 매출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시버트 인수가 무산된다면 이런 청사진은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만다. 또 앞서 인수한 시버트 지분도 자칫 계륵이 될 위험성이 있다.

김 창업자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이유다. 현재 김 창업자는 카카오의 사법리스크를 돌파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난달 말 직접 경영에 등판하며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는 동시에 카카오 그룹을 일신하기 위해 ‘준법과 신뢰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준법과 신뢰 위원회는 설립 계획을 밝힌지 불과 한 달이 되기도 전에 위원장과 위원 선임을 끝냈다.

여기에 이어 김 창업자는 23일 해당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은 김소영 전 대법관과 각 위원을 직접 만나며 현재 위기 극복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 창업자는 “카카오가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빠른 성장을 추구해왔지만 그 과정에서 체계적 시스템을 갖추는 건 미흡했다”며 “지금이라도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자 하며 위원회의 독립적 운영을 존중하고 전사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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