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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PE 애뉴얼 리포트] 카브아웃 뜨자 글랜우드PE 날았다LG화학 진단사업·SK피유코어 인수, PI첨단소재 1조에 엑시트

이영호 기자공개 2023-12-18 08:00:50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4일 14:1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는 뉴스 상단을 장식하는 일이 크게 늘었다. 대기업의 카브아웃 딜마다 등장해 굵직한 인수를 연달아 해냈다. ‘카브아웃 명가’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잠잠했던 지난해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카브아웃 딜이 유독 두드러졌던 올해는 글랜우드PE엔 더할 나위 없는 기회였다.

글랜우드PE가 매입한 매물은 LG화학의 진단사업부문, SKC의 SK피유코어다. 추가적으로 SK케미칼 제약사업부 인수는 현재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인수뿐만이 아니라 투자금 회수에서도 성과가 있었다. 지난해 한 차례 매각이 불발됐던 PI첨단소재가 새 주인을 찾았다. 최근 1조원의 인수대금 납입이 완료되면서 딜 클로징에 이르렀다.

올해 카브아웃 딜은 두드러질 정도로 많았다는 평이다. 특히 대기업이 시장에 일부 사업부를 내놓는 카브아웃 매물이 크게 늘어났다. 경기 침체에 대응해 기업이 선제적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채택한 것이 이유로 지목된다. 그만큼 사업부, 자회사 매각에 나설 만큼 외부 환경이 엄중해졌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비주력 사업은 떼내 현금을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신사업에 과감한 베팅을 하겠다는 심산이다.

현재 수면 위로 떠오른 매물도 있지만, 여전히 물밑에서 태핑 중인 대기업발 카브아웃 매물들이 여전히 관측된다. 거시경제 변화로 구조조정 압박이 다가오면서 카브아웃 딜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올해 활발한 한 해를 보냈던 글랜우드PE가 내년에도 M&A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LG화학 진단사업·SK피유코어 인수, SK케미칼 제약사업부 협상 중

글랜우드PE가 처음 성사한 딜은 올해 3월경 출회한 LG화학의 진단사업부문 딜이었다. LG화학은 매각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하고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들에게서 인수 제안을 받았다.

글랜우드PE는 딜 초반부터 뛰어들었던 하우스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딜 상황을 지켜보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모양새다. PE를 비롯해 쟁쟁한 인수 후보자들이 몰릴 만큼 대기업 발 카브아웃에 대한 시장 관심도는 상당했다. 올들어 처음 본격화된 대기업발 카브아웃 거래이기도 했다.

승자는 글랜우드PE였다. 글랜우드PE는 앞서 강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다. 그간 대기업과의 M&A 거래를 성공적으로 소화했던 트랙레코드가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진단사업부문 인수 작업은 지난 10월 종결됐다. 글랜우드PE는 1500억원을 투입했다. 법인명은 LG화학에서 ‘인비트로스’로 바꿨다. 새 사명 인비트로스(Invitros)는 ‘체외진단(In Vitro Diagnostics)’ 단어를 모티프로 했다.

인비트로스는 글랜우드PE의 SPC 'IVD홀딩스'에 속한 법인이다. LG화학 진단사업부문 실질 운영주체다. LG화학 진단사업부문 소속 50여명의 임직원과 2600평 규모 공장 창고, 2500평의 공지 등 자산이 인비트로스에 편입됐다. 사업부 자산을 매입하는 딜이어서 법인 전체를 매입하는 거래와는 구조가 다르다는 설명이다. 통상적인 M&A보다는 과정이 한층 복잡하다. 법인이 거래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차원에서 사업부 매각을 감행했다. 전지소재·친환경소재·혁신신약을 3대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었다. 진단사업은 신성장 동력에 속하지 않았다. 그러나 글랜우드PE는 진단사업을 기반으로 앞으로 확장할 사업 영역이 넓다는 판단을 내렸다. 앞으로 추가적인 볼트온을 통해 사업 기반을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연이은 ‘빅딜’ SK피유코어 인수·SK케미칼 제약사업부 협상

글랜우드PE는 곧장 다음 행보에 나섰다. SK피유코어 인수였다. SK피유코어 대주주인 SKC는 기존 사업을 매각한 대금으로 신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리고 카브아웃 매물을 찾던 글랜우드PE와 맞손을 잡았다. 마침 SKC는 코스닥 상장사인 ISC를 인수하면서 기존 포트폴리오에 대한 교통정리가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글랜우드PE는 SKC와의 비공개 협상으로 SK피유코어 새 인수자로 낙점됐다. 거래 규모는 4100억원이다. 글랜우드PE는 늦어도 2024년 초 딜 클로징 일정으로 투자금을 모으고 있다. 2호 블라인드펀드에서 2000억원을 조달하고 나머지 2100억원을 기관투자자(LP)들에게 모집하고 있다. 공동투자펀드와 인수금융으로 대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SK피유코어는 폴리우레탄 재료인 폴리올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폴리올은 차량 경량화, 전자제품, 패션, 건설 등 산업군에 활용되고 있다. SK피유코어가 40% 점유율을 지닌 국내시장 선두 사업자로 자리잡고 있다. 공고한 시장 포지션을 바탕으로 시장에서의 선두 자리를 앞으로도 가져갈 것이란 관측이다. 또 화학사업 성격상 신규 경쟁자도 좀처럼 등장하기 어려운 구조다.

또한 SK케미칼 제약사업부 인수도 현재진행 중이다. 글랜우드PE와 SK케미칼은 제약사업부 매매를 위해 단독으로 협상하고 있다. 글랜우드PE는 SK케미칼 제약사업부 실사에 돌입했다. 실사 후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여부가 결정되는 순서다. 협상 타결 여부는 올해를 넘어야 알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딜 규모는 60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최종 거래 규모는 유동적인 상황이다. 글랜우드PE는 마찬가지로 2호 블라인드펀드에서 인수금 상당부분을 조달할 계획이다. 실제 인수로 이어질 경우 글랜우드PE 트랙레코드 중에서도 손꼽히는 빅딜이 된다.

두 거래는 글랜우드PE의 끈끈한 SK그룹 네트워크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극도 보안 속에서 인수협상이 이뤄졌다. 인수 방안을 놓고 매도인과 오랜 기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글랜우드PE가 SKC 낙점을 일찌감치 받았던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실제 SK매직, PI첨단소재 등을 필두로 SK그룹과는 긍정적 기억을 갖고 있기도 하다.

◇'2023년 유종의 미' PI첨단소재 엑시트

글랜우드PE는 이달 1일 PI첨단소재를 매각 완료했다. 새해를 앞두고 유종의 미를 거둔 셈이다. 아케마코리아홀딩에 보통주 1587만7400주를 1조원에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이번에 매각한 보통주는 총 발행주식 54.07%로 대주주가 새롭게 바뀌었다. 2020년 3월 PI첨단소재의 전신인 SKC코오롱PI를 인수한 후 4년을 채우기 전에 엑시트를 완료했다.

글랜우드PE는 PI첨단소재 투자에서 블라인드펀드 기준 내부수익률(IRR)은 20%대, 코인베펀드는 10% 중반대 수익률을 거뒀다. 글랜우드PE에 투자금을 제공했던 주요 LP들도 두자릿수의 짭짤한 수익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글랜우드PE에 PI첨단소재 엑시트는 험난했다. 재수 끝 성공이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베어링PEA와 본계약을 체결했지만, 지난해 말 백지화됐다. 당시보다는 매각금액이 일부 줄어들었지만, 빠르게 재매각을 완료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올해 활발한 인수와 더불어 투자금 회수까지 성공한 글랜우드PE 입장에선 기분 좋은 연말을 맞이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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