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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마지막 화력 발전사업 공사비 '이중고' 공기 연장 앞두고 발주처 '강릉에코파워'와 협상 난항…하도급사 비용증액 조정 신청

신상윤 기자공개 2024-01-11 08:03:06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0일 10: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탈석탄을 선언한 삼성물산이 마지막 화력 발전사업 '강릉안인화력발전소' 때문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공사 기간 중 코로나 팬데믹 및 근로 시간 단축으로 인한 인력 투입 증가 등 악재들로 비용이 증가했는데 발주처와 이견 탓에 공사비 정산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공 과정에서 계약을 맺었던 하도급사들로부터도 하도급법 위반 관련 분쟁을 겪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릉안인화력발전소는 강릉시 강동면 안인리 일원에서 운영되는 화력 발전소다. 1040㎿ 발전소 1·2호기를 통해 총 2080㎿ 발전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2013년 4월 발전 사업 허가를 받아 진행됐으며 강릉에코파워가 사업주다.

강릉에코파워는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근거해 설립됐다. 자본금은 삼성물산이 한국남동발전과 각각 1.61%를 출자했다. 나머지는 'KB강릉에코파워 일반사모펀드특별자산투자신탁'으로 마련됐다. 총사업비는 5조6000억원 규모다. 삼성물산은 2014년 2월 강릉에코파워와 계약을 맺고 설계를 시작으로 EPC 사업에 돌입했다.

이를 기준으로 올해로 10년 차를 맞는 사업장이다. 그 사이 삼성물산은 2020년 10월 탈석탄을 선언하면서 석탄 관련 투자와 시공, 트레이딩 등 신규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기존 사업은 계약을 마치는 대로 순차적으로 철수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강릉안인화력발전소가 마지막 석탄 화력 발전소 사업인 셈이다.

하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강릉안인화력발전소를 두고 몇 가지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삼성물산은 발주처인 강릉에코파워와 공사비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2018년 3월 강릉에코파워와 5년 간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4조3558억원을 웃돈다.

문제는 발전소 공사비가 예상보다 더 많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거치며 공기도 지연된 데다 근로 시간 단축 등으로 인력 투입도 늘었다. 여기에 설계 변경 등 예상하지 않던 사안들도 맞물리면서 공기는 예정을 훌쩍 넘긴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3월 중으로 예정됐던 공사 종료일은 그해 6월로 연기됐으나 현재로선 합의를 보지 못하면서 확정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9월 말 기준 삼성물산이 강릉안인화력발전소 사업에서 공사미수금으로 산정한 금액은 300억원이 넘는다. 삼성물산은 최종 인정투자비 확정 시점을 한국전력거래소 산하 비용평가위원회 표준투자비 산정 기준이 개정된 후 변경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강릉안인화력발전소는 1·2호기 모두 상업 운전을 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물산도 해당 사업장에 참여했던 하도급사들로부터 공사비 증액 요청을 받아 갈등을 빚고 있다. 공정별로 수십개 기업을 나눠 하도급 계약을 체결했는데 해당 기업들도 공기 지연과 설계 변경, 공사 역량 집중 등의 이유로 각종 비용이 예상보다 증가했다.

특히 일부 공정에서 삼성물산은 하도급사에 작업지시서와 같은 서면 없이 구두 지시 등을 강행하면서 갈등을 빚기도 했다. 하도급사들은 현장 상황에 맞춰 설계가 변경되면서 공기가 지연됐고, 작업량이 증가하면서 공사비 등에 대한 합의가 다시 진행돼야 했지만 물가 상승분 같은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강릉안인화력발전소 전경. /출처:강릉에코파워

이에 일부 하도급사는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하도급 비용 증액을 위한 조정을 신청했다. 하도급사별로 증액 규모는 다르지만 수억원에서 수십억원 인상을 요구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물산은 2개 하도급사로부터 3건의 조정 신청을 받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조정을 신청한 한 하도급사는 삼성물산이 적극적으로 조정에도 임하지 않고 있어 제대로 공사비 정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물산과 계약을 맺고 해당 사업에 참여했던 한 기업 관계자는 "강릉안인화력발전소는 설계와 공사가 병렬로 진행되는 패스트트랙 공법을 도입하면서 잦은 공정 변경이 발생한 데다 장비와 인원을 단기에 투입하는 공사들이 많아 비용이 초기 계약보다 더 많이 들었다"며 "이 과정에서 서면 없이 공사를 우선 진행했던 하도급사들은 공기 지연으로 인한 추가 비용 정산 등을 못받으면서 경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강릉안인화력발전소는 2호기 준공 일정 관련 막바지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신청된 사안은 조정 협의를 계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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