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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디스플레이 전망대]IT용 OLED 개화, '8.6세대·ALD' 온다⑤생산 사이즈·증착 기술 변화…한중 경쟁 심화에 협력사 기대감↑

김도현 기자공개 2024-01-23 10:36:23

[편집자주]

2023년 디스플레이 업계는 전방산업 부진으로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다만 주력 분야에 따라 주요 업체 간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2024년에는 전반적인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은 투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래 먹거리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으로는 중국의 추격이 거세다. LCD를 장악한 데 이어 OLED 주도권까지 가져가겠다는 심산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주요 이슈를 키워드 삼아 한국 기업이 직면한 기회와 위기, 약점과 강점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9일 09: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등장한 지 10년이 넘었다. 꽤 오랜 시간이 흘렀으나 여전히 탑재되는 제품은 스마트폰, TV 등으로 제한적이다. 이런 가운데 OLED 응용처 확산이 올해는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보기술(IT) 공룡인 애플이 올해 상반기 내놓을 자사 태블릿 '아이패드'에 OLED를 적용할 것이란 점이 결정적이다.

그동안 디스플레이 제조사는 스마트폰과 TV에 각각 소형, 대형 OLED를 탑재했다. 하지만 태블릿을 비롯해 노트북, 모니터, 자동차 등으로 OLED가 침투하면서 중형 사이즈 대응이 필요해졌다. 주요 기업은 유리원장 크기(세대)를 키워 생산성을 높일 방침이다.

더불어 OLED 공정 중 핵심인 증착에서의 신기술 도입도 예상된다. 증착은 발광원 역할을 하는 유기물 소자를 가열해 기판에 입히는 단계다. 반도체 공장에서 적용 중인 원자층증착(ALD)가 대상이다. 구현 난도가 높은 만큼 안정화 단계를 거쳐 상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 번에 많이 찍는다" 삼성D 이어 BOE, 8.6세대 투자 단행

현재 OLED 분야는 중소형과 대형으로 나뉜다. 각각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선두주자다. 같은 OLED지만 구현 방식에 다소 차이가 있다.

우선 중소형 OLED는 레드·그린·블루(RGB) 소자를 증착하는 과정에서 3개 물질이 섞이지 않도록 파인메탈마스크(FMM)라는 '모양 자'를 쓴다. 얇은 두께에 미세한 구멍이 뚫린 소재다. RGB 소자를 발광원으로 삼기 때문에 'RGB OLED'라고도 부른다.


증착이 수증기 원리와 유사해 아래에서 위로 물질을 날리는데 이 때문에 FMM은 공중에 떠있어야 한다. 다만 FMM은 워낙 얇아 일정 부분 커지면 처짐 현상이 발생한다. 중소형까지는 커버 가능하나 대형에서는 FMM 활용이 어려운 이유다.

따라서 대형 OLED는 액자 형태의 오픈메탈마스크(OMM)를 적용한다. 구분이 되지 않기 때문에 화이트(W) 소자만 증착한 뒤 컬러필터를 덧대 색을 내는 구조다. 전구에 셀로판지를 붙이는 것과 유사하다. W 소자 기반이므로 'WOLED'라 지칭한다.

이중 RGB OLED는 6세대(1500mmX1850mm) 유리원장에서 생산해왔다. 대부분 스마트폰용이고 일부 모니터, 자동차 등에 쓰여 해당 크기로 충분했으나 상황이 달라졌다. 앞서 언급한 대로 아이패드용 OLED 등을 양산해야 하면서 다양한 사이즈와 많은 물량이 필요해졌다.

이 때문에 6세대 대신 8.6세대(2290mmX2620mm)로 유리원장을 변경하는 방안이 고려됐다. FMM 이슈로 옆으로 눕히는 수직 증착에 대한 검토가 이뤄졌으나 결과적으로 기존 수평 증착을 채택하기로 했다. 수직 증착은 물리적인 요인으로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이 떨어지는 데다 과거 대비 FMM을 잡아당기는 인장기 등 관련 기술이 개선된 영향이다.

8.6세대로 확장되면 단순 면적이 2배 이상 커져 면취율(패널을 잘랐을 때 가용 면적 비율)이 1.6배 이상 향상된다. 예를 들어 13인치 OLED 제작 시 6세대와 8.6세대 원장에서 생산량은 각각 42장과 92장으로 50장 차이다.


선제 투자에 나선 건 삼성디스플레이다. 오는 2026년까지 4조1000억원을 들여 충남 아산사업장 내 8.6세대 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지난해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주요 장비 발주도 시작한 바 있다. 이르면 내년부터 시제품 생산에 돌입하게 된다.

뒤이어 중국 BOE도 8.6세대 투자를 공식화했다. 작년 11월 630억위안(약 11조5000억원)을 투입 소식을 전했다. 삼성디스플레이보다 3배 가까이 많은 금액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BOE는 각각 월 1만5000장, 월 3만2000장의 8.6세대 생산능력(캐파)을 갖추게 된다. 추가 투자 여부에 따라 캐파는 변동될 수 있으나 다소 늦게 출발한 BOE가 공격적으로 치고 나가는 모양새다.

LG디스플레이는 8세대급 라인 설립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오랜 기간 검토가 이어지고 있으나 적자 장기화로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일단 기존 6세대 팹으로 대응하면서 상황을 살필 계획이다.

이외에도 중국 CSOT 등도 IT용 OLED 투자를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구체적인 시점은 미정이다. 다만 BOE, CSOT 등은 아이패드 공급망 진출이 요원하다. 애플이 협력사 다변화를 추진 중이나 한국 기업 대비 기술력이 부족한 영향이다. 초기에는 자국 고객 위주로 납품하면서 애플 등 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고객들의 움직임은 소재와 장비를 다루는 업체들에 단비다. 전방산업 부진으로 신규 수주가 제한적이었는데 8.6세대 프로젝트로 일부 수주가 발생한 덕분이다.

가장 값비싼 증착 장비는 일본 캐논도키가 대부분 차지하고 있으나 나머지 설비들은 국내 기업이 계약을 따내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해당 공시가 나오고 있다. 증착의 경우에도 선익시스템이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분위기다. 앞서 애플은 IT용 OLED 관련해서 캐논도키에 이어 선익시스템 증착기도 승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ALD 기술이 접목된 주성엔지니어링 장비

◇애플도 찾는 ALD…LGD·삼성D, 장비사 손잡고 도입 예고

8.6세대 라인 가동까지는 최소 2년이 남은 만큼 올해 출시할 OLED 탑재 아이패드는 6세대 라인에서 패널이 만들어진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13인치와 11인치를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이달부터 11인치 아이패드용 OLED 양산 스타트한다.

애플은 아이패드에 이어 맥북 등에도 OLED를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다른 PC 회사들도 OLED 활용 폭을 확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목받는 기술이 ALD다. 8.6세대를 통해 생산량을 늘린다면 ALD로 성능을 향상하려는 흐름이다.

증착은 가열 방식에 따라 △물리기상증착(PVD) △화학기상증착(CVD) △플라즈마화학기상증착(PECVD) △ALD 등으로 나뉜다. 그동안 디스플레이 증착은 PVD에서 PECVD로 전환돼 왔다. RGB 소자가 입혀져 형성되는 박막을 최대한 얇고 튼튼하게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OLED 공정이 더욱 미세화되면서 최선단인 ALD의 필요성이 부각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ALD는 원료와 반응 가스를 번갈아 주입하면서 박막을 성장시키는 방식이다. 원자층을 하나씩 적층하기 때문에 나노미터(nm) 단위 박막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신 공정 속도가 느리고 전용 소재 개발이 어려워 디스플레이 양산 시 널리 쓰이지 못했다.

계속된 연구개발(R&D)로 장비와 소재 혁신이 이뤄지면서 디스플레이 ALD 상용화가 성큼 다가왔다. 일본 도쿄일렉트론·고쿠사이일렉트릭, 한국 주성엔지니어링·유진테크·AP시스템 등이 전용 장비 공급을 위해 노력 중이다.

또한 겹겹이 쌓는 ALD는 기존 PECVD 대비 내구성이 우위로 평가받는다. 스마트폰보다 교체주기가 긴 태블릿, 자동차 등에 OLED를 장착하려면 장수명 제품이 유리하다. IT 기기, 완성차 고객들이 ALD에 관심을 갖는 또 하나의 요인이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각자 장비 협력사와 호흡을 맞추면서 ALD 완성도를 높여가는 단계다. 실현되면 8.6세대와 맞물려 IT용 OLED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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