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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의 NCC]LG화학 '검토 대상' 오른 NCC, 급감한 CAPEX②석유화학 수직계열화, 여수공장으로 완성…2020년 이후 투자 주춤

김동현 기자공개 2024-01-24 10:33:56

[편집자주]

석유화학 산업은 생활용품부터 전기전자, 자동차, 건설까지 전 산업의 기초소재를 생산하며 '산업의 쌀'로 불렸다. 이중 석유화학 산업의 기초유분인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나프타분해설비(NCC)는 그야말로 산업의 '뿌리'라 할 수 있다. 산업 고도 성장기에 든든한 기초소재 공급처가 됐던 NCC이지만 반복되는 업황 변동성에 이제는 매각 대상 1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더벨이 국내 NCC 업계의 과거를 되돌아보며 2024년 행보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8일 16: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47년 구인회 창업주가 설립한 락희화학공업은 락희비니루공업 합병, 사명 변경(LG석유화학) 등을 거쳐 지금의 LG화학으로 오며 석유화학 전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건축자재로 활용되는 폴리염화비닐(PVC)을 비롯해 폴리에틸렌(PE), 스타이렌모노머(SM) 등 주요 석유화학 제품군을 확보했다.

다만 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비유되는 나프타분해설비(NCC) 사업 진출의 경우 민간 투자 자유화 시기가 오길 기다려야 했다. 1986년 설비투자 제한 규제인 석유화학공업육성법이 폐지되며 LG화학도 NCC 사업에 진출할 길이 열렸고 1991년 신규 공장(에틸렌 생산능력 35만톤) 완공과 함께 마침내 숙원으로 여겨지던 석유화학 원료 생산에 성공했다.

30여년 동안 LG화학 사업 수직계열화의 밑바탕이 됐던 NCC는 회사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따라 이제는 매각 검토 리스트에 올라온 상태다. 2년 전까지 추가 증설에 나설 정도로 NCC를 사업의 기반으로 두고 있었지만 계속되는 업황 변동성으로 사업 전환을 위한 옵션의 하나로 매각을 검토하는 것이다. 계속되는 설비투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석유화학 부문의 자본적지출(CAPEX) 규모도 줄고 있다.

LG화학 여수 NCC 공장 전경
◇숙원이던 원료 생산, 국내 1위 NCC 업체로

LG화학은 국내 주요 NCC 업체 중 가장 큰 규모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자랑하는 곳이다. 1991년 사업 진입 당시 35만톤 수준에 불과했던 에틸렌 생산능력은 지속적인 증설과 합병을 통해 2000년대 후반 135만톤까지 불었으며 지금은 그 규모가 330만톤(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에 이른다.

LG화학의 NCC 진출은 회사 창립 이후 숙원 사업으로 여겨졌다. 1976년 PVC 공장, 1978년 아크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수지(ABS) 공장 등을 연이어 가동하며 석유화학 산업의 기반을 마련했지만 기초 원료인 에틸렌만큼은 정부 규제로 진출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1990년 석유화학 신규투자가 자유화되며 LG화학은 곧바로 여수 석유화학단지에 NCC 신규 공장 구축을 결정하고 1991년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후 외환위기(IMF)를 거쳐 현대석유화학이 대산공장 매각을 추진하자 LG화학은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과 함께 인수전에 나섰다. 2003년 종료된 거래를 통해 LG화학과 호남석유화학이 각각 45만톤과 60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나눠 가졌다.

다만 이때까지도 LG화학의 생산능력은 여천NCC(당시 130만톤)에 이어 업계 2위 수준에 머물렀다. 2000년대까지 이어진 재편 과정을 거쳐 NCC 업계는 본격적인 증설 경쟁에 나섰고 LG, 롯데, 한화 등 주요 대기업 계열이 그 중심에 있었다.

LG화학이 현재 에틸렌 생산능력 기준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증설 결정은 2018년 이뤄졌다. 당시 회사는 총 2조6000억원을 투입해 NCC·폴리올레핀(PO) 여수 내 생산시설을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를 통해 에틸렌 생산능력을 80만톤 추가하게 됐다.



◇설비투자 부담 지속, 한풀 꺾인 CAPEX

최근 LG화학이 사업 재편 차원에서 매각 검토 대상에 올렸던 곳이 바로 신규 공장인 여수 2공장이다. 2021년 증설을 완료하고 가동을 시작했지만 전방산업 불황과 중국의 자급률 상승이 겹치며 지난해 가동을 일시 중단했고 이 과정에서 2공장 매각설이 불거졌다.

지난해 말 재가동을 시작하긴 했으나 가동률 자체는 높은 수준이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개별 공장의 가동률 자체는 공개되고 있지 않지만 2021년 90%를 웃돌던 석유화학 사업부문 가동률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70%대까지 떨어진 것만으로 LG화학이 가동률 조정을 통해 업황에 대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체 설비투자 규모도 지속해서 줄여가고 있다. 쉬지 않고 돌아가는 석유화학 산업 특성상 NCC 공장 가동 역시 주기적으로 설비 보완이 이뤄져야 하고 여기에 증설까지 겹친다면 석유화학 사업의 CAPEX는 조단위대로 금방 올라간다.

실제 여수 NCC 2공장 증설을 발표한 2018년 이후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의 CAPEX는 2년 연속 2조원에 육박하는 1조8000억원대 규모에 이르렀다. 2017년 6000억원 수준의 CAPEX만 집행한 점을 고려하면 급격한 증설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2020년을 끝으로 석유화학 부문의 CAPEX는 하향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CAPEX 집행 규모는 1조원 수준으로 이제는 증설이 아닌 기존 설비 보완에 보다 집중하는 모습이다. 올해 역시 이차전지 소재 중심의 첨단소재 부문과 생명과학 분야에 보다 힘을 싣겠다는 기조가 유지되고 있어 석유화학 부문, 특히 NCC 사업 쪽에서의 추가 투자 가능성은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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