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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조정기' 맞은 대한해운, LNG선 온기 '올해부터'파나마 운하 리스크, 변동폭 확대…재무구조 개선 차원, 자사주 매각 결정

서하나 기자공개 2024-01-22 11:23:06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2일 11: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ock Price & Trading Trends

대한해운 주가가 22일 오전 중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이날 오전 9시 40분 기준 전일 대비 6.01% 하락한 2335원에서 거래됐다. 직전 영업일(19일) 종가는 2495원이었다. 거래량은 1220만3376주로 개장 약 40여분만에 직전일 전체 거래량(4751만559주)의 약 4분의 1가량이 거래됐다.

시가총액은 19일 장 마감 기준으로 7400억원대다. 코스피 시총 순위론 262위다. 코스피에 상장한 총 2145곳의 기업 중 상위 12.2%에 해당한다.

이날 거래 대부분은 키움증권 창구를 통해 이뤄졌다. 최근 60일간 매매 추이 역시 키움증권 창구로 집중됐다. 오전 10시 50분 기준 주가는 2375원으로 전일보다 약 4.81% 하락한 상태를 보였다. 거래량은 2143만2239주로 약 1시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최근 5일간 대한해운 매매 추이를 보면 외국인의 매수 추이가 뚜렷했다. 외국인은 최근 5일간 총 202만5308주를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보유 주식 수는 1789만8743주에서 2137만1808주로 늘었고 보유율은 5.61%에서 6.70%로 소폭 증가했다. 기간을 30일로 넓혀보면 총 285만8987주를 사들였다. 이 기간 기관의 거래는 전무했다.


◇Public Announcement

대한해운은 1968년 설립된 해운 전문사다. 해운업, 무역업, 광업, 건설업 등 사업을 하고 있다. 주요 사업인 해운업은 선박을 이용해 대량의 화물을 장벽의 구분없이 원하는 시간에 필요한 장소로 수송하는 서비스 산업이다. 벌크선, LNG선, 탱커선 등을 통해 철광석, 천연가스, 원유 등의 원재료를 선박으로 운송하는 해상 화물 운송을 주로 영위하고 있다.

가장 많은 매출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은 벌크선이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2년 기준 약 44%(약 4511억원)에 이른다. 이어 LNG선(25%), 탱커선(10%) 등이 차지했다. 철강 등을 수출입하는 무역업의 매출 비중이 8%, 이를 생산·판매하는 광산업의 비중이 4%, 관급공사 등 수주와 관련된 건설업이 2% 등으로 뒤를 이었다.

대한해운은 지난 19일 약 223억9801주의 자기주식을 처분했다. 총 처분 주식 수는 838만6070주, 처분 대상 주식의 가격은 보통주 1주당 2670원이다.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처분이 이뤄졌다. 대한해운 측은 이에 대해 투자 관련 및 일반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해운주는 최근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지정학적 갈등 심화에 해운 운임이 상승하며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다. 다만 대한해운의 경우 대규모 자사주 처분 양상으로 주가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백악관은 최근 이란과 파키스탄 간 무력 충돌의 확전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브리핑에서 이란-파키스탄 충돌에 대해 "우리는 매우 긴밀한 모니터링을 실시 중이며 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 상황 악화를 보길 원치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매출은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0년 연결 기준 약 8841억원이던 매출은 2022년 약 1조6120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엔 약 1조4009억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된다. 2020년 약 1459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22년 2677억원, 지난해 2742억원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이 기간 약 16.51%이었던 영업이익률도 19.58%까지 상승했을 것으로 파악된다.


◇Peer Group

대한해운은 해운사로 분류된다. 주요 동종 기업으로 HMM, 팬오션, 흥아해운, KSS해운 등이 있다. 이밖에 웰바이오텍, 와이엔텍, 팬스타엔터프라이즈, 인터지스, 태웅로직스 등 총 10개 기업도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해운사 주가는 전일과 비교해 총 0.92% 하락했다. 총 7곳 주가가 하락했고 2곳은 상승, 1곳은 보합세를 보였다.

팬오션과 웰바이오텍이 각각 전일보다 2.62%, 0.10% 상승하며 유일하게 빨간불을 켰다. 나머지 해운사는 하락 폭이 가장 두드러진 대한해운(-7.62%)를 제외하고 마이너스(-)0.28%에서 마이너스(-)6.22% 사이의 하락 폭을 보였다.

시장에선 최근까지 주요 해상 무역로를 둘러싸고 각국의 갈등이 고조되며 해운주가 급등했다가 조정을 받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실제로 지난주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직전주와 비교해 309.38포인트(p) 오른 2206.03p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15일(1093.52p)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해운이 자사주를 대량으로 처분하면서 특히 두드러진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호, 이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파나마 지역에서 역사상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면서 운하 운영에 필요한 담수가 부족해 통행량이 제한됐는데 설상가상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 장기화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져 해상 운임 상승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SCFI가 지난해 12월 29일 한 주만에 40% 급등했을 정도"라고 분석했다.

파나마 운하는 세계 3대 운하 중 하나다. 남아메리카와 북아메리카 대륙을 연결하는 파나마 지협을 종단해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길이 약 82Km의 운하다. 1914년 개통 후 2016년 확장해 연간 약 1만3000척, 2억9000톤(t)이 이곳을 통과한다.


◇Shareholder Status

대한해운은 에스엠(SM)그룹의 주요 계열사다. 에스엠그룹은 제조 부문에 에스엠티케이케미칼, 에스엠스틸, 에스엠인더스트리, 에스엠벡셀 등을, 건설 부문으론 에스엠우방, 에스엠삼라, 에스엠경남기업 등을 두고 있다. 또한 대한상선, 에스엠상선, 대한해운엘엔지 등 해운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대한해운은 벌크선을 주력으로 하는 대형 선사에 속한다.

최대주주는 지난해 3분기 말 에스엠하이플러스다. 주식 총 6563만4612주(지분율 20.56%)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티케이케미칼(11.37%), 케이엘홀딩스(15.74%), 에스엠인더스트리(1.68%)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을 모두 합치면 총 49.35%의 높은 지배력을 보인다. 최대주주는 2020년 4월 티케이케미칼에서 에스엠하이플러스로 변경됐다. 변경 사유는 장내 추가 지분 매수였고 이에 따른 실질적인 경영권 변동은 이뤄지지 않았다.

특수관계인을 제외하고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투자자로는 국민연금공단이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3월 말 기준 지분율 약 5.64%(주식 수 1798만6431주)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사주조합이 약 0.57%(183만1266주)를 들고 있다.

에스엠하이플러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54.4%를 보유하고 있는 에스엠스틸이고, 에스엠스틸 최대주주는 에스엠그룹의 우오현 회장이다. 우 회장은 1988년 광주에서 창업한 삼라건설을 시작으로 인수합병(M&A)을 통해 지난해 에스엠그룹을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발표에서 30위에 올려놓은 인물이다. 전년과 비교해 4단계 상승했다.

◇IR Comment

더벨이 전자공시시스템에 기재된 대표번호로 연락한 결과 대한해운 IR 담당자와 어렵지 않게 통화할 수 있었다. 담당자를 통해 최근 주가 변동과 관련한 내부 상황과 해운업을 둘러싼 시장 상황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최근 보도를 통해 알려졌듯 주가 변동은 홍해 해협·파나마 운하 이슈가 컸을 것"이라며 "코로나19 당시와 비슷하게 선박 물류 공급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물류 대란이 예상되자 주가가 급등했고 최근엔 급등했던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반대급부로 하락한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근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로 일부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자사주 처분'을 결정했는데 이에 따른 영향도 일부 있었다"고 덧붙였다.

대한해운은 지난 2년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총 6척을 인도받으면서 수천억원을 투입했다. 자금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자본금 일부와 선박금융 등 대출을 함께 활용했다. 이번에 자사주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쓰면서 유동성을 확보하고 선제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노렸다는 게 이 관계자의 추가 설명이다. 대한해운 부채비율은 2022년 말 151.7% 수준이었고 지난해 말 160.1% 정도로 소폭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올해 추가로 선박을 인도할 계획은 없다"며 "하지만 지난해까지 인도받은 LNG선 관련 매출이 올해부터 온전히 반영되면서 실적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병근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벌크선 매출에서 직전연도보다 약 7%가량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벌크선 사업부문이 겨울 비수기에 진입했고 중국 철강, 철광석 수요 약세가 지속되고 있어 2월 중순을 기점으로 급격한 조정을 예상한다"고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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